에피소드168 [에피소드] 고추 직접 재배한 고추를 받으면 기분이 참 좋다. 물론, 가까운 시장에 가서 1천 원짜리 몇 장을 내면 모양이 예쁘고 맛이 좋은 고추는 얼마든지 살 수 있다. 하지만 농부의 정성이 담긴 고추면 그 모양이 좀 생겨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꼭 많은 양이 아니어도 좋다. 주인장의 마음이 담긴 양이면 개수는 문제될 것도 없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고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몇 개 담아 왔어요!”라는 말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 말에 진의 여부를 떠나 싱싱한 고추를 가지고 왔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지인은 가까운 텃밭을 활용해 이것저것 심었고, 거기서 수확물이 생기면 나눠주려고 항상 노력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 마음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하얀 비닐봉투 안에 정말 막 생긴 고추들이 여러 개 들어있었다... 2026. 8. 28. [에피소드] 삼겹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면 어떤 곳이 나을까 고민하게 된다. 그냥 시간과 장소만 정해서 만나고 나서 길을 걷다가 분위기가 괜찮을 것 같은 가게에 들어가서 메뉴를 고르는 것이 젊었을 때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자주 가는 가게를 정해서 미리 약속 장소를 정하는 일이 많아졌다. 점심식사 시간이면 식사가 제공되는 곳으로 가게 되겠지만, 퇴근 후에 보게 되면 술 한 잔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하게 된다. 그러면 또 고민이 생긴다. 소주와 맞는 안주는 어떤 게 좋을지를 친구와 의논하게 되고, 친구도 좋아하는 곳이라야 술 한 잔 나누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에 안주 역시 나와 친구의 공통분모가 존재하는 곳을 찾아보게 된다. 보통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삼겹살은 친구와 내가 함께 만족하는 음식이.. 2026. 8. 14. [에피소드] 초코파이 “사장님, 이거 얼마예요?” 진열을 한참하시던 마트 주인이 내 쪽을 바라보면서 가는 눈을 뜬 채 물건을 응시하며 말했다. “8,500원. 기존 제품보다 싸게 나온 거예요.” 마트 주인은 손님들에게 인기있는 상품을 마트 입구에 진열해놓곤 했다. 주저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셨는지 한 마디 거들었다. “사이즈도 크게 나온 거예요.” ‘24개라! 며칠 먹을 수 있을까?’를 손가락으로 셈을 해보았다. ’비싸지 않는 건데 24개라면 좀 많은 게 아닐까?’ 개수가 많은 점 때문에 다소 망설여졌다. 진열대를 한 바퀴 둘러보고 결정하자고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시장 마트는 동네 마트보다는 크지만 대형 식자재 마트보다는 다소 작은 크기로 빠른 걸음으로 진열대를 돌면 10분 이내에 쇼핑을 마칠 수 있는 정도다. 처음 이 .. 2026. 7. 31. [에피소드] 밥 커다란 밥그릇에 밥을 수북이 담아주던 것이 미덕이던 때가 있었다.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신나서 놀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고, 친구 어머니께서 공기 가득 하얀 쌀밥을 담아주셨다. “배고프면 말해. 밥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친절한 말씀에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기도 했었다. 가마솥에 지어진 밥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해지곤 했다. 보통 시골에서는 귀한 고기 반찬보다는 제철에 나는 나물 위주 반찬과 장아찌로 이루어졌지만, 밥맛이 좋아서 어떤 반찬과 함께해도 꿀맛이었다. 농사를 직접 짓는 농가가 대부분이라 당신들이 드시는 쌀은 수확량은 적지만 윤기가 나고 밥을 지으면 찰지고 쌀눈도 그대로 살아있는 품종을 선택하셨다. 그래서 누가 지어도 밥맛 하나는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시중에 파는.. 2026. 7. 24. [에피소드] 자전거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인도 한쪽에 모인 서너 대의 자전거에 눈길이 갔다. 파란색을 입힌 자전거였는데, 주인을 애타게 찾고 있는 듯했다. 길을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바쁜 걸음을 하고도 시간이 부족할 듯 싶으면 누군가는 저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다. 누군가에는 참 고마운 교통기관이 될 것이다.그러고 보니 자전거를 타본 지도 꽤 오래되었다. 초등학교 등하교길을 위해 부모님은 큰 맘 먹고 자전거를 사 주셨다. 가까운 거리였다면 부모님은 무리해서 자전거를 장만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시간을 넘게 걸어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기에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 사 주신 것이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큰 선물이었기에 밤잠까지 설쳤지만 자전거를 .. 2026. 6. 30. [에피소드] 아쟁 온라인으로 알게 된 친구와 얘기할 시간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그 친구의 어머니 얘기를 듣게 되었고, 자연스레 ‘아쟁’이라는 악기를 알게 되었다. 국악을 전공했던 친구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악기에 공부나 레슨을 받지 않았고 했다. 하지만 자주 아쟁이 연주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쟁에 익숙해졌다고 했다. 그 친구와 대화가 끝나고 아쟁이라는 악기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음악시간에 얼핏 아쟁에 대한 단어를 들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악기에 대한 많은 상식이 없었던 때라 아쟁이라는 어감을 가지 상상해 보면, ‘해금’ 정도가 머리에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막상 사진을 보고 나니 가야금이나 거문고처럼 기다린 줄이 있는 악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양의 악기를 보더라도 명칭은 다르지만 비.. 2026. 5. 22. 이전 1 2 3 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