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52 [에피소드] 누룽지 바쁜 일과를 잠시 멈추고 정말 꿀맛 같은 휴식이 다가올 때가 있다. 시간만 나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뭘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평소에 시간이 나면 꼭 해야겠다는 일 하나 정도는 늘 가슴 속에 담고 산다. 11월에는 꼭 누룽지를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런 시간이 주어졌다. 누룽지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중 첫째는 솥밥을 먹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커다란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밥을 할 수는 없지만, 늘 먹게 되는 전기밥솥의 밥과 다른 형태의 밥을 먹고 싶어서다. 불 앞에서 지켜 서야 하는 수고와 불 조절을 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음에도 밥솥에서 갓 지은 밥을 뜨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불 조절만 잘 된다면 .. 2025. 11. 28. [에피소드] 나에게 찾아온 행운 지난 토요일은 ‘제10회 명품 구로 둘레길 경기대회’가 열린 날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비는 그치고 완연한 가을 날씨다. 온수역에 내리자마자 누군가 껴안기에 올려다보니 2년 전에 온수복지관에서 같이 활동한 형님이다. 출발 장소에는 이미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도착해 있었고, 빵과 생수를 챙겼다.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고 몸 풀기가 끝나자 바로 출발이다. 지인은 아내와 이야기 중이라 먼저 경품권을 받았더니 200번대이고, 지인은 예상치 못한 참가자가 늘어나 수기로 적은 1,000번대를 받았다. 여섯 명이 동행이 되어 한담을 나누면서 철길을 건너고 고즈넉한 수녀원과 한때는 명물이었던 항동철길도 거쳤다.여기까지는 인파가 물 흐르듯이 움직였는데, 갑자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것을 보니 천왕봉으로 .. 2025. 11. 26. [에피소드] 부러진 나무 날이 무척 좋아서 산행을 가려고 마음먹었다.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토요일 오후였다. 해가 짧아지는 시기라 서둘러 준비했다. 올여름이 워낙 뜨거웠던 탓에 가을 날씨 같지 않은 가을이라, 이맘때 가을보다는 다소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 한 시간을 걸어서 산 입구에 도달했다. 운동 삼아 걷는 거라 생각했는데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라 올라가는 데 부담은 없었다. 주말이라 오고 가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했지만 조용했다. 오랜만에 쾌청한 날씨라 다들 외곽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하고 산새 소리만이 크게 들렸다. 10여 분을 올라갔을까? 등산로를 막고 선 물체를 볼 수 있었다. 좀 더 가까이 가 보니 부러진 나무였다. 커다란 나무가 부러져 네다섯 토막을 낸 채 등산로에 쓰러.. 2025. 11. 21. [에피소드] 참치캔 참치를 보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고등어가 국민밥상을 차지하고, 가끔씩 갈치와 생태를 볼 수 있었고, 오징어와 낙지, 꼴뚜기만을 즐겨 먹었었다. 참치는 참 먼 나라 생선으로만 여겨졌더랬다. TV에서 큰 원양어선이 참치를 잡아 올리는 화면이 나올 때 ‘참치라는 생선도 있구나!’ 알게 되었다. 그러다 통조림이 등장하면서 정말 신기하게도 참치와 가까워지게 되었다.워낙 커다란 녀석이라 그 큰 놈을 통조림에 한 마리를 다 담을 수는 없고, 극히 작은 양으로 나누어 담다 보니 그 형체와 모양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살색 빛깔을 내는 참치는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뚜껑을 따면 캔 안에 가득 담긴 참치는 참 먹음직하게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지인이 선물이라며 참치캔 세트를 선물로 주고 갔을 때, 상자 .. 2025. 10. 30. [에피소드] 치약 주말이다. 오늘은 특별한 일을 해보려고 한다. 그렇다고 거창하고 일은 아니다. 소소하지만 왠지 뿌듯할 것 같은 일이다. 사전 작업 차원에서 어제는 책상을 정리하며 꼭꼭 숨겨져 있던 녀석들을 싹 다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많았다. ‘내일은 꼭!’이라며 다짐했는데 시간이 꽤 흘렀다. 부지런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충고 아닌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들었던 것이 잠깐 후회되었다. 가위를 찾았다. 칼보다는 가위가 편할 듯싶었다. 금방 나타날 것만 했던 가위는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엔 그렇게 쉽게 보이던 물건이었건만 정작 필요한 때는 애를 먹인다. 그래서 손에 잡히는 커터 칼을 이용하기로 했다. 다 쓴 치약을 집어들었다. 오늘 특별한 일의 주인공이다. 다 쓴 치약 튜브는 4개가 되었다. 차일피일 미루다.. 2025. 10. 16. [에피소드] 재활용 세탁 비닐 커버 1년 전인가로 기억한다. 모 단체에서 지구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일회용 세탁 비닐 커버 안 쓰기 운동’을 벌인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나는 재활용 세탁 비닐 커버 2장을 얻게 되었다. 그전에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었다. 세탁소에 드라이 클리닝을 하기 위해 옷을 맡기면 사장님은 투명 비닐을 씌워 건네주고는 했다. 집까지 이동하는 순간 세탁된 옷에 행여 불상사라도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사장님의 따스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약품 냄새를 빼기 위해 일회용 세탁 비닐 커버를 젖히고, 밖에 있는 빨랫줄에 옷을 거는 것이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 냄새가 사라지고 나면 비로소 일회용 세탁 비닐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일회용 비닐을 씌워 옷장에 보관할지를 고민.. 2025. 9. 29. 이전 1 2 3 4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