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우연히 생겨나기도 한다. 그게 사람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다. 친구가 놀러 오라고 해서 집을 찾아간 적 있다. 오전에 오면 된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서둘러 준비하다 보니 일찍 도착했다. 친한 친구라 하지만 남의 집에 방문한다는 것은 항상 긴장감이 든다.
‘너무 이른 시간에 온 것은 아닐까? 어떤 말을 꺼내야 할까?’ 물음표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러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야 단순하게 정리되었다. “어서 와!” “잘 지냈어?” 간단한 인사말이 오고 가면 긴장감이 싹 풀린다. 다만, 다소 이른 시간에 찾아가기는 한 듯하다. 친구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늘 하는 일이라 마무리를 짓겠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괜찮아. 잠시 구경 좀 할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는 것이 나의 평소 생각이다. 가지런하게 정리된 사진이며 상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운동을 마친 친구가 요가매트를 둘둘 말았다. “이 상장은?” “운동해서 받은 것들이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운동에 이리 진심인지는 몰랐다.
운동이라! 그리고 보니 나도 언젠가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적 있었다. 내 몸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해보리라 각오를 다지기도 했었지만, 이런저런 일에 치여 살다 보니 3일을 넘기지는 못했다. 작심삼일이 괜히 나온 말 같지 않았다. “요가를 한번 해 보는 건 어때?”하며 뜬금없이 친구는 요가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보니 방금까지 했던 동작이니 요가 동작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책꽂이에서 책 하나를 뽑아 건네주었다. 스트레칭과 요가의 동작은 다르다고 하지만 몸을 풀어주는 같은 이점이 있다는 들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요가를 하게 되면 어떤 매트가 좋은지도 넌지시 알려주었다. TV를 보면 운동할 때 기다란 매트를 펼쳐 운동하는 강사들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지만, 굳이 매트까지 사서 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물음이 있었던지라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집에 돌아와 친구가 소개해준 사이트에 들어가 여러 가지 색상과 다양한 높이의 매트를 찾아보았다. 요가 매트라고 하면 몇 종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꽤 많았다. 밝은 색보다는 약간의 어두운 색이 좋을 것 같다는 친구의 조언이 있어서 그 위주로 보았고, 그리고 너무 얇은 것보다는 적당한 두께가 좋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둘둘 말린 요가매트가 도착했다. 밀리지 않도록 위아래 모양을 새겨 넣었다.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푹신하지도 않았다. 운동을 하기에는 딱 좋은 상태로 표현해야 할까?
친구가 준 책의 동작을 따라해 보았다. 몸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숙달되면 될수록 고난이도 동작도 많았다. 하지만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다는 말에 기본적이고 쉬운 동작만을 따라했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용도와 쓰임에 맞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라 했다. 물론, 없어도 어떤 행위를 못하는 것은 아니라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을 함에 있어 최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건들은 있기 마련. 이왕이면 같은 일을 함에 있어 더욱 좋은 성과를 내려 한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제 아침이면 요가매트를 길게 펼쳐 다리를 들어 올리고 몸을 숙이고 몸을 비튼다. 온몸의 장기들이 함께 앞으로 뒤로 춤을 추듯 움직이며 땀을 낸다. 하루이틀만에 포기를 했던 나의 과거도 요가매트를 펼치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느덧 사라지고, 하루하루 운동하는 날수를 늘려가고 있다. 요가매트와 만남은 좋은 인연으로 오래 이어질 것 같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인천)
'Community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포토에세이] 백제 금동대향로 (0) | 2026.02.05 |
|---|---|
| [포토에세이] 겨울철새의 비상 (0) | 2026.02.02 |
| [에피소드] 고드름 (1) | 2026.01.27 |
| [포토에세이] 고창읍성, 모양성에서 (2) | 2026.01.19 |
| [에피소드] 로봇 (1) | 2026.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