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58 [에피소드] 요가매트 인연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우연히 생겨나기도 한다. 그게 사람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다. 친구가 놀러 오라고 해서 집을 찾아간 적 있다. 오전에 오면 된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서둘러 준비하다 보니 일찍 도착했다. 친한 친구라 하지만 남의 집에 방문한다는 것은 항상 긴장감이 든다. ‘너무 이른 시간에 온 것은 아닐까? 어떤 말을 꺼내야 할까?’ 물음표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러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야 단순하게 정리되었다. “어서 와!” “잘 지냈어?” 간단한 인사말이 오고 가면 긴장감이 싹 풀린다. 다만, 다소 이른 시간에 찾아가기는 한 듯하다. 친구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늘 하는 일이라 마무리를 짓겠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괜찮아. 잠시 구경 좀 할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 2026. 2. 10. [에피소드] 고드름 한파의 기세가 매섭다. 공기가 정체되면서 한기가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기상 예보관의 설명이었다. 장갑과 목도리로 중무장을 해도 비집고 들어오는 칼바람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TV 뉴스에서는 곳곳이 빙판이니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했다. 외출을 자제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는데, 약속이 있어서 모든 것을 감수해야 했다. 최대한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찾아 신기도 했지만 강추위에는 소용이 없었다. 엉금엉금 한발 내딛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장소에서 보자하고 할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주변을 돌아볼 새도 없었다. 그러다 움츠린 몸을 세웠다. 바짝 긴장한 탓에 몸이 경직되는 것 같아 허리를 제대.. 2026. 1. 27. [에피소드] 로봇 꼬마 시절, 마징가 제트와 태권브이를 보면서 자랐다. 로봇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에 로봇은 우상이고 영웅이었다. 그들은 나쁜 악당들과 맞서서 지구를 지키며 희망찬 미래를 만들었다. 영원히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것만 같았던 로봇들이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2020년 중반부터 심심찮게 등장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둔하고 느렸던 로봇들이 정말 놀라운 속도로 변신하고 있다. 머스크의 옵티머스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손가락을 움직이며 한발한발 앞으로 나서는 영상을 보게 된 것이다. 어쩌면 마음 한 편이 서늘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꼬마 시절 보았던 만화영화를 순간 떠올렸다. 무수한 과학자들이 미래를 예견하면서 미래사회는 이렇게 변해갈 거라며 책으로 옮겨 놓았을 .. 2026. 1. 16. [에피소드] 손모아 장갑 어느 덧 12월의 추운 겨울이다. 날이 조금은 풀린다고 한다. 그래도 해가 떨어지면 금세 수은주가 뚝 떨어진다. 모자를 눌러쓰고 장갑을 끝까지 당겨도 사이사이로 밀려드는 겨울바람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나름 두툼하고 보온성이 뛰어난 방한용품이라 하지만, 추위란 놈은 참 잘도 비집고 들어온다.두꺼운 오리털 외투가 몸통을 보호한다고 해도 손끝과 발끝은 시간이 갈수록 추위를 감당하기는 버겁다. 가죽장갑이 멋지고 보온성이 뛰어나다 해서 큰 돈을 주고 사 본 적이 있다. 눈을 집어 들어도 녹아서 장갑 안으로 스며들지 않아서 활동하기 편했고, 찢어질 염려가 없었으며 바람이 스며들어 오지 않아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는 드러나기 마련. 손가락이 시려오는 것은 다른 장갑과 다르지 않았다. 털로 가득 찬 장갑.. 2025. 12. 31. [에피소드] 엄마의 부엌 며칠 전, 재종형의 팔순잔치가 있어서 아내와 고향을 찾았다. 한때는 150여 가구가 살던 큰 동네였지만, 수몰로 인해 150여 미터 올라온 야산 위 13가구가 살고 있다. 다행히 내가 살던 곳은 내를 건너 도로 옆의 둔덕에 위치해 있어서 건물은 해체되었지만 물에 잠긴 적이 없어 흔적은 남아있다. 집터에서 바라보니 앞산과 뒷산은 숲이 무성하고 본동을 드나들던 외나무다리는 아스팔트 도로로 변했다. 강변을 따라 신축된 10여 채의 펜션이 운치를 더한다. 담장을 따라 늘어져 있던 소 마구간이나 돼지 우리의 흔적도 보인다. 농기구가 버려진 헛간에는 두부를 만들기 위해 콩을 갈던 맷돌도 고개를 내민다. 아무래도 이런 곳들보다 내 눈을 오래 붙잡는 것은 아궁이만 보이는 부엌으로, 유년 시절의 추억이 실타래처럼 엉킨 .. 2025. 12. 22. [에피소드] 작은 기부 12월이다. 12월이면 왠지 어딘가에는 기부를 해야 할 것 같고, 평소에 하지 않던 착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주머니 속 1,000원과 2,000원짜리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평소 자주 방문하는 카페 사이트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보통 때 같으면 새 글이 올라와 있는지 찾아보고 읽어보고 댓글을 읽어보는 정도가 다였지만, 연말 분위기에 취해서였을까. 나도 글 하나는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최근 정보의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새 글을 올리고 클릭했더니 오른쪽 상단에 100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상황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글을 올리면 100원 정도 페이를 받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100원 표시를 클릭했더니 기부를 할 수 있는 여러 곳이 보였다.. 2025. 12. 15. 이전 1 2 3 4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