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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일상다반사1015

[에피소드] 밤 가을을 담뿍 안은 커다란 밤이 눈에 들어왔다. 늦가을을 오롯이 담아 색깔도 단풍빛을 담은 밤을 팔고 있는 아주머니를 맞이한 것이다. 벌레가 많아 농약을 많이 친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밤에는 눈길조차도 주지 않았다. 실제로 씨알이 굵은 밤을 비싼 가격에 주고 사도 한 소쿠리 찌면 10열에 한두 개는 밤벌레를 발견하곤 실망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찬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늦은 오후에 횡단보도 앞에 자리를 깔고, 가는 사람 오는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한참동안 자리를 지켰을 아주머니를 생각하니 뭐라도 하고 싶어졌다. 선행이라는 말을 꼭 듣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였지만 이미 마음은 거기로 가 있었다. 직접 쓴 글씨로 5,000원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그릇에 가득 담긴 밤을 보니 그 정도가 5,000원어치라는 .. 2022. 11. 23.
[포토에세이] 뜻밖의 선물 [포토에세이] 뜻밖의 선물 일몰이 유명한 마니산 정상에 올라 일몰을 즐기며, 예상치 못했던 무지개 선물을 받았습니다. 일몰처럼 예상했던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주 잠깐이나마 보였던 무지개처럼 뜻밖의 상황이 더욱 강렬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산 정상에서 한참 생각해 봅니다. 촬영지 / 마니산 정상 글과 사진 / K5 자동화기술팀 송진수 수석 2022. 11. 22.
[포토에세이] 단감 예찬 [포토에세이] 단감 예찬 피로회복, 항암효과, 노화방지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가을과 겨울의 대표적인 과일인 단감. 지인 찬스로 단감 따는 체험도 하고 농원 구경도 했답니다. 촬영일 / 10월 촬영지 / 광주광역시 북구 충효동 글과 사진 / K4 품질보증부문 오현철 수석 2022. 11. 15.
[글레노리 노란 우체통] 멸치를 따라서 방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신문 몇 장을 폈다. 그 위로 다시 멸치 한 박스를 좌르륵 쏟았다. 모국에 왔다가 시드니로 돌아올 때마다 멸치 손질은 빠질 수 없는 출국 퍼포먼스가 되었다. 4년 전 봄에도 애써 발라가지고 온 두 뭉치의 멸치를 두고두고 잘 먹었다. 그때는 멸치 대가리가 버리기 아까워 따로 담아 가져왔지만 이번엔 포기했다. 공항 검역의 날카로운 눈에 괜한 시비 거리로 거슬렸다가는 자칫 몸통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딸아이랑 마주 앉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손만 바쁘게 움직였다. 무심한 척했지만 며칠 있으면 헤어지는 딸과 그동안 망설이며 못한 이야기가 맴돌고 있었다. 모녀의 속심이 어딘가에 꽂혀 있다가 날 것 그대로 뚫고 나와 찔린다 해도 이야기를 꺼내야만 했다. 심.. 2022. 11. 9.
[포토에세이] 지리산, 가을에 취하다! [포토에세이] 지리산, 가을에 취하다! 지리산의 가을에 취하다. 가을. 모든 이들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의 끝자락에 지리산의 품에 안겨 잠시나마 상념에 잠겨보며 지리산 겨울을 기다려본다. 촬영지 / 지리산 글과 사진 / K4 제조3팀 김대봉 수석 2022. 11. 2.
[글레노리 노란우체통] 손 유리 벽에 드디어 유리 창문이 생긴다. 창문으로 소슬바람과 목향이 와락 안긴다. 유리 닦던 딸아이의 청량한 웃음소리도 창틀을 넘어오고, 큰 유리를 잘라내고 창틀을 끼워 넣던 곤돌라 위 직원도 허리를 펴더니 웃는다. 곤돌라가 흔들릴 때마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높아갔다. 한 시간가량 씨름이 끝났다. 답답했던 방에 근사한 숨구멍이 생겼다. 마무리를 끝낸 직원들이 차에 올랐다. 우리는 숙제 하나 끝낸 가벼운 마음으로 배웅을 했다. 그때 곤돌라 위에서 일하던 직원이 차에서 뛰어 내려오더니 “손 한 번만 잡아봅시다.”하며 딸애에게 불쑥 오른손을 내밀었다 아이도 흔쾌히 내민 손을 잡았다. 가을꽃이 흔들린 듯. 처음 만난 사람들이 겨우 한 시간 동안 무엇이 통했기에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와 손을 잡아보자 하는 걸까, 만..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