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셋째 날,
몬세라트(Montserrat), 1편
오늘이 벌써 바르셀로나 여행 마지막 날이다. 둘째를 위해 가우디를 보러 바르셀로나에 왔으니, 몬세라트도 여행 계획에 넣었었다.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뜻을 지닌 몬세라트는 바위산으로 아서 왕의 성배 전설에 등장하는 베네딕트의 산타 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기독교 4대 성지로 손꼽히며 특히 검은 마돈나 상을 보기 위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장소인데,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어제 오후에 날이 흐려지고 비가 오는 바람에 조금 망설여졌다. 산에 올라 하이킹하는 일정인데 날이 흐리고 비가 오면 차라리 시내 구경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던 것이다.
아침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어제 투어를 함께 했던 가이드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해보았다.
“오늘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것도 같아 망설여지는데 몬세라트에 가야 할까요?”
“몬세라트요? 예, 꼭 가보셔야죠.”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의 한 마디에 바로 마음을 다잡고 원래 계획대로 몬세라트로 출발한다.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바르셀로나 개선문이다. 1888년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당시 주 출입구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빨간 벽돌이 인상적이다.
숙소 근처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며 바르셀로나 거리를 사진에 담아본다. 노란색 신호등이 깜찍하다.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크게 없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Arc de Triomf역에서 탑승하여 Espanya역까지 여섯 정거장을 가야 한다.
에스파냐역에 내리면 몬세라트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데, 이렇게 생긴 발권기가 있다. 영문으로 변환시킬 수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를 확인하고 표를 뽑으면 된다. 케이블카, 푸니쿨라까지 탑승 가능한 표를 끊는다.
우리를 몬세라트로 데려다 줄 기차가 도착한다. 중간에 내려야 하니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_^)
에스파냐역에서 한 시간쯤 달렸을까. 몬세라트 에어리(Aeri)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다시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몬세라트로 향한다. 한국어로 쓰인 환영인사가 반갑게 느껴진다.
노란 케이블카를 타고 출발!
순식간에 출발지가 저 아래로 멀어지며, 몬세라트역도 점점 작아져 간다.
케이블카로 올라가며 주변을 보는데 바위산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옛날에는 바다 아래 있던 땅인데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1,236m나 치솟았다고 한다.
걱정과는 달리 날씨도 정말 좋았고,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바위산과 초록색 나무들이 한데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뾰족하지 않고 동글동글한 바위들이 참 멋지다. 가우디가 이런 몬세라트의 바위 모양을 보고 영감을 얻어 사그다 파밀리아 성당을 건설했다고 하니, 역시 자연은 최고의 스승임이 틀림없다.
몬세라트 중턱에는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으며, 그 중심에는 몬세라트 성당이 있다. 우리 가족은 하이킹을 하고 내려와서 성당에 들르기로 하고 일단 푸니쿨라를 타러 간다.
푸니쿨라의 천정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올라가는 도중에 주위의 바위들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
푸니쿨라가 힘겹게 종점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가면 산책로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는데, 정말 많은 하이킹 코스가 있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산후안 성당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택했다. 왕복 약 2km의 거리다.
“자, 이젠 하이킹을 할 준비가 되았나요?” (다음 호에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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