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40주년, 인천의 진짜 이야기를 만나다
인천시민愛집 & 제물포구락부
제물포구락부, 나무가 들려주는 인천 이야기
1901년 6월, 개항장의 민간의회 기구인 신동공사의 감독하에 지금의 자유공원이 자리한 응봉산 자락에 이국적인 자태의 건축물이 들어섭니다. 인천 거주 외국인을 위한 민간의회 및 멤버십 클럽으로 기능했던 <제물포구락부>가 그것입니다. 인천독립 40주년을 맞아 이곳에서는 특별전인 <나무가 들려주는 인천 이야기, 6.22(화)~8.31(화)>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는 앞서 소개한 <인천시민愛집> 야외정원의 역사 담벼락(History Wall) 내용 중 일부를 차용, 발전시킨 것으로 인천이 경험한 근현대사의 상처와 회복 과정을 인천의 나무들을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시는 크게 1층과 2층으로 구분됩니다. 방문 당일 공사로 관람이 불가했던 1층 공간을 뒤로하고, 2층으로 향하는 걸음, 이국적 자태가 멋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제물포구락부를 앞에 두자 시간을 거스른 듯 개항의 시대가 펼쳐집니다. 2개의 홀(헐버트 홀, 맥킨지 홀)과 1개의 방(로제타 셔우드 홀 룸)으로 이루어진 2층 공간, 내부를 들어서자 그 이질감은 더욱 강하게 와 닿습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온 듯 비현실성에 놓인 발걸음이 공간의 이곳저곳을 다닙니다. 홀 중앙으로 자리한 김란사 바가 오늘따라 유독 멋스럽네요.
제물포구락부 건축 120주년과 직할시 승격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 <나무가 들려주는 인천 이야기>는 나무의 생태학적 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이 지켜보았을 인천의 역사와 자연, 인간의 공생에 대해 성찰하고자 합니다. 인천은 선사시대부터 삶의 터전으로 주목받았던 유구한 역사의 땅입니다. 그만큼 제자리에서 묵묵히 시간을 담아내며 생존하고 번영하는 나무들이 많은데요, 먼저 나무와 인천 이야기를 전하는 헐버트 홀에서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포탄을 이겨낸 강화도 초지진의 소나무를 대형 사진들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이어서 ‘나무와 역사’를 이야기하는 메칸지 홀에서는 인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나무들의 숨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항기 역사를 오롯이 지켜본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인천상륙작전 당시 함포의 집중포화를 견뎌내고 살아남은 여덟 그루의 월미도 나무, 800여 년 동안 우람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장수동 은행나무, 남이섬으로 간 솔안말 소나무 이야기 등, 다양한 나무 이야기를 통해 인천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이 꽤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분리된 공간의 로제타 셔우드 홀 룸은 ‘나무와 책’을 테마로 한 서재 공간입니다. ‘나무와 어린이’, ‘나무와 인문학’, ‘나무와 미래’, ‘나무와 역사’로 각각 구분하여 큐레이션한 공간은 중앙으로 커다란 테이블이 눈에 띕니다. 그곳에 둘러앉아 책장을 넘기며 전시에 대한 담소를 나누는 시간에서 인천의 역사와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이름 모를 나무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되새겨 봅니다. 나무는 인간이 탄생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이 땅에 존재했습니다. 나무를 빼놓고 인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한데요, 인간의 정신세계에 신성한 나무 이야기가 깊이 자라는 <나무가 들려주는 인천 이야기>를 통해 ‘인천은 의미심장한 역사지대’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을 거듭 떠올립니다.
방문 당일 공사로 관람이 불가했던 1층 공간은 간단하게 팸플릿으로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를 지나 만나게 되는 전시공간은 크게 베버홀과 로웰룸, 그리고 이경성 극장 이렇게 3개 구역으로 나뉩니다.
나무와 풍경을 전하는 베버홀에서는 손들목 돈대의 소나무, 강화외성 느티나무, 전등사 소나무 등 인천 나무들과 야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더 나은 공존을 위한 하이테크와의 만남을 전시하고 있는 로웰룸, 이곳에서는 첨단과학 3차원 라이다(LiDAR) 영상으로 들여다본 개항장 나무의 속살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나무의 본질적 관계를 사유하는 인문학 위주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이경성 극장, 각국 조계 표지석이 있는 야외 전시공간에는 인천의 역사를 품은 나무들 이야기와 함께 패널 형식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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