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회사와 집만 오고 가는 무미건조한 생활이 삶을 지배하던 때에, 기분도 전환할 겸 SNS에 꾸준히 포스팅되던 전통차 문화원을 방문했다.
남도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산인 월출산 자락 바로 아래에 있고, 또 주변에 전라남도 기념물인 월남사지(주변에 3층 석탑과 진각국사비도 있다)가 있어서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자가운전하며 찾아가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세간에는 보성녹차나 제주녹차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곳에서 음미할 수 있는 차는 국내 최대 야생차 군락지에서 재배된 차일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1878년부터 4대째 143년 동안 차를 재배하는 명문 제다 집안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더욱더 향과 맛의 깊이가 남달랐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 시절 월출산 야생차를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었지만, 그 차가 현대까지 끊기지 않고 계승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다. 문화원 원장님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제다 집안(이한영 가(家))이 이곳이라고 한다.
이한영(1868~1956) 선생은 1890년대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차 브랜드인 ‘백운옥판차’를 출시했다. 월출산 아래 백운동 옥판봉에서 난 야생 찻잎으로 만든 차라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이한영은 1878년, 열 살 때부터 스승 이흠으로부터 차 만드는 법을 배워 차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흠은 다산 정약용의 강진 유배 시절 제자 중 막내였던 이시헌(1803~1860)으로부터 제다를 배운 제자였다.
요컨대 정약용과 이시헌이 처음 ‘백운옥판차’를 개발했고 그 뒤를 이흠과 이한영이 이었으며, 상표로 만들어 상업화한 사람은 이한영이었다.
지금 차 문화원은 그 이한영의 고손녀인 이현정 원장이 운영 중이며, 월출산 아래 백운동 차막에서 그 전설의 백운옥판차 제다법을 이어가고 있다.
이 문화원에서는 백운옥판차, 옥판차, 월산떡차, 월산홍차, 금목서홍차, 연잎스민차 등을 맛볼 수 있고, 제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심신이 지쳐 있는 이 시기에, 힐링 차 남도로 드라이브를 간다면 이곳에 잠깐 들러 맑고 정갈한 차 한잔 음미하길 권한다. 더불어, 이현정 원장으로부터 차의 역사를 덤으로 들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상호 : 이한영 전통차 문화원
주소 :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 백운로 107
전화 : 061-434-4995
홈페이지 : https://www.1st-tea.kr/
글 / K4 품질보증부문 오현철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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