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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대만 특파원] 이열치열 사자머리산 등반 이야기

by 앰코인스토리 - 2019. 8. 26.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 여름 잘 보내셨는지요? 대만의 8월은 한마디로 많이 덥습니다. 7월에 이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진행되는데요, 한국도 예전과 다르게 8월이 되면 대만 못지않게 많이 더운 같 같아요. 더울 때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시원한 곳을 찾게 마련이지요. 어디에 나가기도 겁이 나고요. 그렇다고 주말에 집에만 머무르려 하니 몸과 마음이 더 지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반전하고자, 신주 근처에 있는 Shitou Shan (Lion’s Head Mountain) 등산을 계획했습니다. Lion’s head 산은 말 그대로 멀리서 보면 사자머리 형상을 하고 있으며 신주에서 남동쪽으로 30~40분 차로 떨어진 곳에 있답니다.

 

등산을 급하게 계획하기는 했지만, 오전 10시만 되면 온도가 36도까지 올라가니 발길을 재촉해 봅니다.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니 집 근처 고양이들이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네요. 대만은 우리가 소위 얘기하는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표현을 잘 만족시켜 주는 곳입니다. 종종 놀라실 수도 있는데, 대만은 반려견이나 반려고양이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 및 야외 장소에서도 쉽게 반려동물들을 볼 수 있지요. 종종 목줄이 없는 반려견이 반갑다며(?) 달려들 땐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_^)

 

반려동물들에 대한 대만 정부의 노력은 꽤 체계적입니다. 반려동물들의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에서 수시로 교육이 진행되고, 잔디밭 등 여러 공공 장소에도 반려동물들을 위한 장소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집 근처 고양이들에게도 누군가 제 시간에 맞춰 끼니를 제공하는 걸 보면, 대만분들의 반려동물 사랑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누군가 밥을 놓고 가면 신기하게도 근처 고양이들이 시간에 맞춰 갑자기 나타나 밥을 먹곤 합니다.

 

 

▲ 고양이

 

▲ 고양이 밥

 

Shitou Shan 산까지 가는 길은 일반적인 대만 산과 비슷하게 거의 산중턱까지 도로가 나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산중턱까지 오를 수 있는데요, 산중턱까지 오르는 길은 매우 꼬불꼬불하니 조금 주의해서 운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트레킹 준비를 합니다. 여러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대략 500m 높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전체 지도를 살펴보고 가장 쉬워 보이는 코스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갑작스레 수많은 계단이 나타나니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그나마 경사가 그리 가파른 것은 아니어서 오를 만합니다. 길가에는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네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걷다 보니, 곳곳에 절경을 볼 수 있는 일명 ‘포토존’들이 등장합니다. 초록빛의 많은 나무들과 여러 모양의 흰색 구름을 보니 더위와 많은 계단을 올라왔던 수고로움이 한순간에 사라지네요.

 

 

 

▲ 계단

 

 

 

우리 나라에는 절이 있듯이, 이곳 산 곳곳에는 사원들이 있는데 자연과 참 조화를 잘 이루고 있네요. 대만에서는 ‘빠이빠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사전적인 의미로는 ‘빠이’는 ‘절하다 또는 공경한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여러 민간신앙을 믿은 대만분들에게 ‘빠이빠이’는 일종의 의식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사자머리산은 궁이나 절이 많아서 향을 피우고 열심히 기도하는 ‘빠이빠이’를 흔히 볼 수 있기도 합니다. 특히, 음력 칠월은 귀신의 달이라고 하여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기도 하고요.

 

집 근처에도 작고 큰 여러 종류의 사당들이 많이 있어 수시로 동네 주민들이 향을 피우고 폭죽을 터트리며 ‘빠이빠이’를 진행합니다. 이곳 사원에서도 ‘빠이빠이’를 하는 분들이 있네요. 어떤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지 모르겠으나 꼭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절경을 보니 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