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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노리 노란 우체통] 멸치를 따라서 방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신문 몇 장을 폈다. 그 위로 다시 멸치 한 박스를 좌르륵 쏟았다. 모국에 왔다가 시드니로 돌아올 때마다 멸치 손질은 빠질 수 없는 출국 퍼포먼스가 되었다. 4년 전 봄에도 애써 발라가지고 온 두 뭉치의 멸치를 두고두고 잘 먹었다. 그때는 멸치 대가리가 버리기 아까워 따로 담아 가져왔지만 이번엔 포기했다. 공항 검역의 날카로운 눈에 괜한 시비 거리로 거슬렸다가는 자칫 몸통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딸아이랑 마주 앉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손만 바쁘게 움직였다. 무심한 척했지만 며칠 있으면 헤어지는 딸과 그동안 망설이며 못한 이야기가 맴돌고 있었다. 모녀의 속심이 어딘가에 꽂혀 있다가 날 것 그대로 뚫고 나와 찔린다 해도 이야기를 꺼내야만 했다. 심.. 2022. 11. 9.
[영화n영어 59호] 하워즈 엔드 : 밤새 걸었지요 그냥 걷고 싶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제 곁에 남아있을 사람을 생각하게 됩니다. ‘40대, 50대, 60대 그 이후에 어떤 사람과 교류해야 행복하다고 여길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생각을 줄곧 해왔습니다. 영화 (1993)는 그런 면에서 이런 고민에 대한 길잡이를 제시해 준 것 같아 오늘은 관계를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인연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두 여자 마거릿(엠마 톰슨)과 루스(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의 우정에 대해 들여다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루스는 마거릿에게 자신이 살던 저택 ‘하워즈 엔드’를 죽기 전에 남겼습니다. 이게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들이 서로 처음 대화한 장면에 있어요. 그들의 대화를 요약해보자면 마거릿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태어나고 이제껏 행복하게 살아왔지만 빌린 집이기에.. 2022. 11. 8.
추억의 겨울간식은?_웹진 [앰코인스토리] 2022. 11. 7.
[포토에세이] 지리산, 가을에 취하다! [포토에세이] 지리산, 가을에 취하다! 지리산의 가을에 취하다. 가을. 모든 이들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의 끝자락에 지리산의 품에 안겨 잠시나마 상념에 잠겨보며 지리산 겨울을 기다려본다. 촬영지 / 지리산 글과 사진 / K4 제조3팀 김대봉 수석 2022. 11. 2.
[미국 특파원] LA의 게티 센터 미국 전역에는 많은 유명한 미술관이 있지만, 그중에 박물관처럼 웅장한 규모와 함께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미술관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이곳이 바로 LA에 있는 게티 센터(Getty Center)입니다.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잔 폴 게티(Jean Paul Getty)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게티 센터는, 약 3만 평의 면적을 자랑하고 대리석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과 정원이 있는 곳입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LA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게티 센터를 둘러보겠습니다. 게티 센터는 1950년대에 활동한 미국의 석유재벌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잔 폴 게티가 본인의 소장품과 기부금으로 조성한 박물관으로, LA시 위쪽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설립자가 생전에 꾸준히 구매해온 예술품들은 게티 빌라(.. 2022. 10. 31.
웹진 [앰코인스토리] 안전보건과 함께하는 땡땡퀴즈 결과 발표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