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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어 탐구생활] 치워주세요 下げてください

by 앰코인스토리.. 2025. 8. 19.

다른 나라에서 묵을 때 독자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선호하시나요? 아마도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필자는 이전에 삿포로로 여행을 갔을 때 “계획 없이 가보자!” 하고 항공편만 예약한 채 가방 하나 메고 훌쩍 떠났습니다.

 

막상 도착한 뒤 잠을 자려고 하니 당일 예약이라 숙소 예약 앱으로는 게스트 하우스 밖에 나오질 않았고, 그렇다고 직접 호텔이나 모텔을 찾아가자니 가격이 걱정되어 쉽사리 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내내 ‘넷카페’에서 묵었습니다. 넷카페란 우리나라로 치면 PC방과 비슷하지만 개인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누울 수도 있고 잠을 잘 수도 있고 샤워실도 있고, 만화책이나 DVD 등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넷카페에서 큰 방으로 잡았는데, 이보다 작은 방도 많았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누워서 먹을 음식들을 주문했습니다. 별도의 앱도 필요 없이 방 안의 QR코드만 휴대전화로 찍어도 전용 웹사이트에서 주문은 가능했습니다. 일본어로 된 웹사이트는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자동 번역 기능을 활용하면 편하고, 메뉴판이나 길거리에서의 일본어들은 파파고 앱으로 편하게 번역할 수 있습니다.

 

앱을 활용하면 이러한 형태로 번역이 됩니다. 사진은 미끄럼 방지용 모래라는데요, 길가 곳곳에 있는 것이 신기해 사진으로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주문한 음식을 먹고 남은 그릇을 좀 치워줬으면 해서 직원을 불러 부탁할 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표현이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먼저, 가장 공손하고 정중한 표현입니다.

すみません, このお皿を下げていただけますか?

스미마센, 코노 오사라오 사게테 이타다케마스카?

실례합니다. 이 접시 좀 치워주시겠어요?

 

이 표현에는 여러분들도 많이 보셨을 下(아래 하) 한자가 사용됩니다. 즉, 직역하면 “접시를 내려주세요.”가 됩니다만, 가장 흔히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신기하지요?

 

그렇다면 아래 표현대로 하면 틀린 걸까요?

 

このお皿を 片付けていただけますか?

코노 오사라오 카타즈케테 이타다케마스카?

이 접시 좀 치워주시겠어요?

 

이 표현에는 片付け(카타즈케, 정리/치우다) 라는 표현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部屋を片付ける(헤야오 카타즈케루, 방을 치우다) 같은 문장에도 사용합니다. 우리가 보통 식당에서 직원에게 “접시 좀 치워주세요.”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下げてもらってもいいですか?

사게테모랏테모 이이데스카?

치워주실 수 있나요?

 

이 표현은 조금 덜 정중한 표현이지만, 어디에서나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조금 재밌는 것은, 직역할 경우 下げてもらう(사게테 모라우, 내려받다)는 의미인데, 주체가 나이고 상대방이 점원이라면 ‘점원이 (무엇인가를) 내리는 것을 내가 받다’는 뜻이 됩니다.

 

이 ‘내가 받다’의 부분이 우리나라의 표현과 달라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てもらう(테 모라우)는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행위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치워주는 행위를 내가 받는다’는 의미로, 결과적으로 ‘나를 위해 치워달라’는 뜻이 됩니다. 다음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문입니다. Aに宿題を見てもらう(A니 슈쿠다이오 미테 모라우, A에게 숙제를 봐달라고 하다), 즉, A가 숙제를 봐주는 행위를 내가 받는다는 뜻입니다.

 

다음으로는 간단한 표현입니다.

 

これ、下げてください。

코레, 사게테 쿠다사이.

이거 치워주세요.

 

간단한 표현이지만 약간 정중하지 못해 보일 수는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쉬운 표현입니다.

 

すみません、これ、お願いします。

스미마센, 코레, 오네가이시마스.

실례합니다, 이것(빈 접시) 부탁드려요.

 

평소에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어로, 쉽지만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추가로 이것은 필자가 여행 중에 썼던 표현인데요, 번역기에 나오는 대로 사용했던 조금 잘못된 표현입니다.

 

これ, どかして ください。

코레, 도카시테 구다사이.

이거 치워주세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요, 이 표현도 ‘치우다’는 표현이긴 하지만 ‘방해가 되는 것을 옆으로 치우다’라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주로 사람이나 물건을 물리적으로 밀어서 자리를 비키게 할 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길을 막고 있는 사람에게 “좀 비켜주세요.”라고 할 때 “どかして ください(도카시테 구다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는 완벽하게 우리나라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위에 ‘내려받다’의 경우처럼 말이지요. 이런 것을 알아가는 것도 외국어 공부의 큰 재미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날씨가 많이 더운데요, 모쪼록 독자님들이 건강 잘 챙기셨으면 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