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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한낮의 흙빛 세상, 모래폭풍(Dust storm)

by 앰코인스토리.. 2025. 8. 29.

매년 여름이 되면 애리조나는 몬순(Monsoon) 기간에 모래 폭풍(Dust storm)이 붑니다. 올해에는 좀 늦은 8월 말경에 불었는데요, 20여 년 만에 최대로 강하게 불었다고 합니다.

 

모래 폭풍은 자연재해이므로 주 정부 차원에서 휴대전화로 경고 문자를 실시간으로 보내줍니다. 방송사는 송출하는 프로그램을 잠시 멈추고, 알람과 함께 모래 폭풍이 지금 오고 있으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 등의 안내 방송을 송출합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모래 먼지를 동반한 이 폭풍은, 운전 중에는 시야를 흐리게 하고 거리의 가로수들이 뿌리째 뽑히거나 몸통 만한 나무를 부러뜨릴 수 있는 아주 무서운 폭풍입니다. 한국의 태풍과는 달리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잠깐 스쳐 지나가지만, 그 위력은 태풍 못지 않습니다.

 

이 모래 폭풍은 전 세계 사막 지역에서 모두 발생합니다. 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중국 등지의 사막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지요. 우리나라가 매년 봄에 겪는 황사 현상도 이 모래 폭풍의 일종이라고 하네요. 사막과 같은 건조지대는 일교차가 커서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낮 동안 뜨거워졌던 공기가 대류 현상에 의해 미세한 모래 입자나 먼지와 함께 위로 올라가고, 그렇게 올라간 먼지는 바람에 의해 모래 폭풍으로 변해 지표면을 뿌옇게 덮게 되는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보통 저녁 때인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에 주로 발생하는데, 이 시간은 퇴근이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자동차로 이동 중이라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경고 방송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모래 폭풍은 필자 역시 차로 귀가 도중에 멀리서 불어오는 구름 모양의 모래 폭풍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영화나 사진으로 보던 걸 눈으로 보니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번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 폭풍이 오기 전에 빨리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초초함과 집안의 나무나 집기들을 잘 묶어두거나 정리해서 추가적인 피해를 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그렇게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수영장에는 흙먼지로 덮은 뿌연 물과 여기저기 뿌려져 있는 나뭇잎들로 어지롭고 마당은 흡사 쓰레기장처럼 변합니다. 집 밖을 나가면 도로변 가로수들은 수도 없이 부러져 널브러져 도로를 막은 모습들도 종종 보이지요. 애리조나는 식물이 살기에 척박한 환경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물을 줘서 키우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뿌리가 작고 약해 이러한 폭풍이 불 때면 쉽게 뽑히거나 부러지지요.

 

이렇듯, 다른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연재해를 가지고 있는 애리조나주도 잠깐 긴장하게 하는 몬순 시즌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도 타는 듯한 더위가 가고 이제 늦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전 세계가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모쪼록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여름을 이겨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