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이라는 문턱에서, 태풍 14호로 인한 폭풍 속에 전야 같은 고요함이 드리워져 있는 동경의 상황과 함께, 간간히 들려오는 한국의 태풍 피해 소식에 뉴스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하루하루입니다. 이러한 상황과 대조적으로 이번 호는 평화로웠던 여름의 한가운데인 8월의 당일치기 버스 투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당일치기 여행을, HIS라고 하는 전 세계적인 여행 회사를 통해서 다녀왔습니다. HIS에서는 국내 여행도 많은 기획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그중에서 특정 과일(블루베리, 복숭아) 따기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거의 2년 가까이 여행객이 없다가 얼마 전부터 코로나 전으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여서 지금까지 눈팅만 하다가 이번엔 용기를 내어 버스 투어를 예약했습니다.
여행 당일, 버스 안에서 아직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코로나의 염려도 완전히 떨칠 수는 없었지만, 친한 친구들과의 여행은 이 모든 불편함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기대가 되었지요.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은 일본 사람들의 ‘바른 생활’입니다. 버스에 탔을 때 안내하는 분이 “코로나 전염 위험이 있으므로 차 안에서의 대화는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규칙을 지키기 때문에 일본 국민의 선진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후 다시 버스에 오를 때도 전원이 손 소독을 하며 탑승을 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친절하게 운전기사가 스프레이를 눌러 주었답니다. 예약은 전화도 가능하지만 인터넷으로 진행했고, 신주쿠에서 7시 50분에 집합해 버스 지정석에 탑승하고 정시에 출발했습니다.
버스에 앉자, 주말 아침의 피곤함이 몰려와 1시간 정도 푹 잠들었네요. 안내방송에 깨어 보니 벌써 후르츠 파크에 도착해 있었답니다. 건물 뒤로 비닐하우스가 마을 가득 펼쳐져 있었고 우린 망고와 복숭아가 있는 곳으로 안내되었어요. 직접 나무에 달린 복숭아를 보니, 복숭아가 그렇게 예쁜 줄 몰랐네요. 망고 또한 직접 보니 그렇게 큰 열매가 나무에 달려 맛있게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 참 신기했답니다. 이번 여행은 자신이 선택한 복숭아와 망고를 하나씩 잘라서 가지고 올 수 있었으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필자와 함께 버스를 타고 돌아올 복숭아와 망고를 골랐답니다. 다 따온 과일들은 하나씩 농장 관리인들이 예쁘게 포장해 주었고, 뿌듯한 마음으로 수확의 기쁨을 손에 들고 점심식사가 준비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어요.
식당에는 정성스레 준비해 놓은 스키야키 정식이 1인분씩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어요. 집에서 일찍 출발하느라 아침을 소홀이 먹었던 터라 정신없이 맛있는 점심을 비웠답니다. 후식으로 따뜻한 차와 잘 익은 멜론까지 챙겨 먹은 후, 다시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30분간 달린 후 도착한 곳은 블루베리 농장이었습니다. 꼼꼼하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블루베리잼을 만들 수 있도록 세팅해 놓은 곳으로 안내되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친절한 농장 주인의 안내를 따라 각자 준비된 재료로 자신만의 블루베리잼을 만들어 준비된 개인 병에 담았답니다. 잼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히 만들 수 있어서 놀랐고, 만들어진 맛있는 오리지널 100% 블루베리잼을 보니 마음도 뿌듯해졌답니다. 즉석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잼이 식을 동안, 그다음 단계인 블루베리 농원으로 안내되었어요. 그곳에서 친구들과 맛있게 익은 블루베리를 한 주먹씩 입에 털어 넣었지요. 신선하고 달콤한 블루베리를 먹을 수 있을 만큼 실컷 먹고, 즐겁게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다음 행선지를 향해 버스에 올랐습니다.
다음 코스로 분위기 좋은 산길을 드라이브하며 도착한곳은 연평균 기온이 3도씨인 후지산의 동굴이었습니다. ‘나루사와효케츠’라고 하는 일본에서 천연 기념물로 지정한 귀중한 동굴이지요. 동굴 속은 푹푹 찌는 여름날씨와는 다르게 얼음 세계입니다. 땅 속으로 들어가보니 캄캄한 공간에 라이트업을 한 얼음 기둥들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시원한 공기와 어울리는 환상적인 광경에 모두 함성을 지르며 연신 사진찍기에 바빴답니다.
동굴 다음으로 향한 곳은 ‘시라이토노타키’라고 하는 폭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후지산의 구성 자산으로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곳입니다. 시라이토 폭포는 대부분이 후지산의 용수이고 실크가 늘어진 것처럼 떨어지는 모습에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폭포 가까이에 서면 상쾌한 마이너스 이온에 싸여, 그 웅장하고 시원한 소리에 더위가 싹 가시는 듯합니다.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를 연상케하는 절경을 즐기며 산책을 하면서, 하얀 외벽의 건물과 자갈길이 풍치가 있는 디저트나 잡화, 액세서리 등을 파는 가게에서 쇼핑도 하고, 예쁜 찻집에서 차를 마실 수도 있는 곳도 있어서 휴양지로서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 일정의 마지막 코스인 후지산과 가와구치코의 절경 명소인 ‘후지오이시 하나 테라스’라 하는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하늘을 예쁘게 반사한 호수 주변은 라벤더가 향을 품으며 보라색 천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할 만큼 예쁜 사진 스폿이 많은 곳이었네요. 후지산이 호수 뒤로 병풍처럼 우뚝 서 있어서 공원 어느 곳에서도 후지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적당히 피곤한 몸을 버스에 의지한 채 오늘 여행에 감사하며 정확한 시간에 신쥬쿠에 도착했습니다. 아기 머리만 한 복숭아와 블루베리잼, 그리고 망고를 들고 흐뭇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을 평가한다면 가성비가 ‘짱’이었다는 것과 알차다는 표현이 꼭 맞는 일정이었네요.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도 가을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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