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는 사막의 건조한 기후라 비가 거의 안내리는 지역입니다. 여름철에 겨우 며칠 정도만 비가 오며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비 오는 장면을 신기한듯 쳐다보기도 하지요. 비가 내리는 여름철 몬순(monsoon) 기간에는 반갑지 않은 손님도 찾아옵니다. 그것은 ‘사막의 모래폭풍’이라는 ‘더스트 스톰(Dust Storm)’입니다. 또다른 말로는 하붑(Haboob)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는데 이곳 애리조나주에서는 일반적인 언어로 더스트 스톰으로 불립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5zkyUxaiPv4
매년 7월 정도만 되면 온 동네가 뿌연 모래바람으로 뒤덮이는 모래 폭풍이 오는데, 올해에는 7월 말경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 같아요. 이 더스트 스톰 또한 자연 재해이기 때문에 주 정부 차원에서 각종 매스컴이나 휴대폰으로 경고 방송과 문자를 실시간으로 보내줍니다.
방송사는 송출하는 프로그램을 잠시 멈추고 알람과 함께 모래폭풍이 지금 오고 있으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하고, 통신사들은 개인 휴대폰에 문자로 보냅니다. 모래 폭풍이 오면 하늘이 노란 모래먼지들로 뒤덮이기 때문에 도로의 차량이 잘 보이지 않으며, 이로 인해 교통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차량 운전자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갓길이나 이면 도로에 차를 세우고 시동등까지 꺼 놓은 상태에서 모래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라는 지침을 따릅니다.
얼핏 비상등을 키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상황이지만 이곳은 차량에 등이 켜져 있으면 움직이고 있는 것을 판단해 추돌 사고를 일으킨다고 하네요. 영화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데요, 2015년도에 나온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 편에서 대표적으로 잘 묘사된 것 같습니다. 바람의 세기가 그 정도로 위협적이진 않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실제와 거의 같게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래 폭풍은 전 세계 사막 지역에서 모두 발생하는데요, 주로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지의 사막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매년 봄에 겪는 황사현상도 이 모래폭풍의 일종이고요. 사막과 같은 건조 지대는 일교차가 커서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낮 동안 뜨거워졌던 공기가 대류현상에 의해 미세한 모래 입자나 먼지와 함께 위로 올라가고, 올라간 먼지는 바람에 의해 모래폭풍으로 변해 지표면을 뿌옇게 덮게 되는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애리조나주의 여름철 날씨가 이를 증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저녁 때쯤 6시에서 8시 사이에 주로 발생합니다. 이 시간은 퇴근시간이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로 이동 중일 때 만날 수 있어서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적극적인 경고 방송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약 30분 전후로 없어지므로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bI-dO7RI3lE
애리조나주는 다른 미국의 주들에 비해서 산불이나 토네이도 같은 치명적인 자연재해가 없기로 유명한 주입니다. 대신 여름에는 43도씨를 웃도는 폭염과 몬순 시간의 모래폭풍이라는 두 가지만 제외하면 꽤 살만 한 곳이지요. 이런 폭염 속에서 어떻게 사냐고요? 이미 7백만 명 이상의 애리조나 주민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게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올여름도 부디 무사히 보내기를 기원하며, 안전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사진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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