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 보면 꼭 겪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중 사랑하는 사람들의 잃는 슬픔도 있지요. 우리나라의 장례문화에 비추어 미국의 장례문화는 어떤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장례문화는 그 어느 나라보다 장의사의 역할이 큽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검은색 양복을 입고 목사가 예배를 드리거나 집에서 조문하는 장면을 자주 보셨을 건데요, 이런 게 모두 장의사 주관으로 진행됩니다.
장의사는 자격시험을 통과한 전문 직업 집단으로, 전문대학이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를 수 있지만 미국은 병원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게 차이점 중 하나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보통 삼일장을 치르고 조문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지만 미국은 연설이나 고인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이 조문객이 방부 처리한 고인 앞으로 나와 헌화하며 추모하는 겁니다. 돌아가신 분에게 가장 멋진 옷을 입혀 조문객에게 부분 유리관 같은 것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우리에게는 정서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보통 두세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추모의 글, 찬송, 기도, 위로의 인사 등의 순서로 진행하며, 꽃은 주로 가족이 좋아하는 색의 장미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의 하얀 국화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지요. 미국은 부조금은 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방명록을 작성하고 꽃바구니와 악수로 상주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미국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부활 사상을 바탕으로 매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현재는 화장하는 비율 또한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화장 후 처리 방법도 다양한데, 바다나 산에 뿌리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바다는 해변으로부터 몇 마일 떨어진 곳에 뿌려야 하며, 경비행기를 이용해 산에 가서 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신문기사를 보면, 미국에서 장례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화장이 20년 전보다 배 이상 늘어 전통적 매장을 누르고 미국이니 가장 선호하는 장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20년 전 27%에서 2020년에는 56%로 증가한 것을 보면 점점 매장보다 화장을 선택하는 추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화장의 편리함과 저렴함에 대한 인식이 늘고 있어 화장 증가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는다고 합니다. 고인 대면과 매장 등으로 진행되는 전통 장례의 중간 가격은 7천 8백 달러(한화 약 9백 3십만 원) 정도이지만 화장의 중간 가격은 약 2천 5백 달러(한화 약 3백만 원)라고 합니다. 또, 유족이 여러 주에 흩어져 살고 있을 경우 고인의 시신을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특정 장소 묘지에다 매장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비용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인식도 늘어나고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화장은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주와 유동 인구가 많은 주, 겨울철 추위가 극심한 주에서 인기가 더 높습니다. 캐나다의 화장율이 미국보다 더 높으며, 네바다, 워싱턴, 오리건, 메인주 등의 화장율은 이미 80% 안팎을 기록하지만 종교인 비중인 높은 유타주나 남부의 주들은 50%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화장이 장례문화의 중심이 되는 변화는 장례산업의 커다란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전통적인 매장 장례를 대신할 다양한 친환경적인 대안의 등장을 촉진할 것 같습니다. 시신을 수의나 생분해성 용기에 넣어 땅속에서 자연 분해되도록 하는 매장 방식과, 퇴비화할 수 있는 자연 유기 환원, 급속 동결 후 분쇄 매장하는 빙장, 알칼리 분해 등의 방법들이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고 합니다.
살면서 가고 싶지 않은 장소 중 한 곳인 장례식장. 우리 모두 조금 더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면서, 이번 호를 마칩니다. 다음 호에서 뵙겠습니다.
※ 사진출처 : https://www.dignitymemori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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