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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n영어 51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난 당신이 얼마나 멋진 여자인지 유일하게 알고 있는 남자요

by 에디터's 2022. 3. 2.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적으로 힘들 때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다가도 그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는 없으니 일어나는 일이라 체념하기도 하지요.

 

영화 <이보다 좋을 수 없다(As Good As It Gets)>(1997)에서는 이런 생각을 깨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겉으로는 까칠하고 자신만의 결벽증이 심해서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남자이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 진심 어린 말을 던져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 그래서 꼭 필요했던 사람이라고 말하게 되는 남자, 멜빈입니다.

 

오늘은 영화 속 에피소드를 통해 주인공 멜빈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지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멜빈은 식당에 가면 정해진 메뉴, 정해진 자리가 아니면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집에 와서는 문 걸쇠를 위아래로 몇 번이나 돌려서 확인하는 결벽증이 있어요. 하지만 그런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열게 된 사람은, 그가 자주 가는 음식점에서 일하는 캐롤입니다. 영화 초중반에는 왜 그가 그녀를 좋아하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후반에 가서야 드러나는데요, 이것은 멜빈은 속 얘기를 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멜빈은 캐롤이 가장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마음을 토닥여 주지요. 캐롤은 몸이 아픈 아들의 치료법조차 몰라 발을 동동거렸고, 음식점에서 열심히 일하는데도 사람들은 알아주지를 않아요. 그리고 이혼까지 한 터라 남자에 대해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런 캐롤의 마음을 알아채고 그녀가 가장 힘들 때 그는 그녀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줍니다.

 

캐롤 :
You don't know me all that well.
당신은 나에 대해 잘 몰라요.

 

멜빈:
Hey, I've got a great compliment for you.
칭찬하고 싶은 게 있어요.
I might be the only person on the earth...that knows you're the greatest woman on Earth.
난 당신이 얼마나 멋진 여자인지 유일하게 알고 있는 남자요.

 

I might be the only one who appreciates how amazing you are in every single thing that you do.
당신이 하는 일을 보고 있자면, 사소한 일에도 하나하나 잘 신경 써주는지 놀랍다는 생각을 했어요.
And how you are with Spencer, Spence.
스펜스에게도 최고의 엄마고요.

 

And in every single thought you have, And how you say what you mean. And how you almost always mean something...that's all about being straight and good.
당신의 모든 생각과 얘기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데, 항상 솔직하고 감동적인 거였어요.
Most people miss that about you.
하지만 대부분은 그걸 모른 채 지나가지요.

 

I wonder how they can watch you bring their food...and clear their tables.....and never get that they just met the greatest woman alive. And the fact that I get it... makes me feel good...about me.
당신이 음식을 나르거나 식탁을 치울 때면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알아봤어요. 그 점 때문에 난 기분이 좋았어요.

 

문장을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동사 make 활용법

 

멜빈은 다른 사람들은 음식을 대접할 때 사소한 하나까지 배려하는 그녀의 모습을 알아채지 못하지만, 자신만은 그걸 알고 있어 기쁘다고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어요.

 

The fact that I get it... makes me feel good... about me.

 

사역동사 make를 써서 중언부언할 수 있는 내용을 구조화해 깔끔하게 전달했습니다. 이 문장을 분석해 보면, ‘make+me (목적어) + feel (목적격 보어, 원형 부정사)’ 구조로 요약할 수 있어요. 이런 구조를 갖는 동사는 make 외에 have, let가 가능합니다. 해석은 ‘(목적어)로 하여금 (목적격 보어) 하게 하다’입니다.

 

캐롤은 이 말을 들었을 때 눈가가 촉촉해지고 마음이 위로받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요. 평소 캐롤이 주변에 대해 생각하고 상처받은 것을 속으로만 혼자 생각해왔는데, 그걸 멜빈이 알아주었으니 눈물이 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캐롤은 이전에도 멜빈이 자신에게 멋진 여성이라고 말해주었지만 그 이유는 말해주지 않아서 이번에도 입발린 소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자신을 쭉 지켜봐 왔고 자신의 진면목을 알아챘구나 싶어 감동받았던 것 같습니다.

 

멜빈을 보면서 잊고 지냈던 사실 하나가 생각났어요. 10여 년 전 저 역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그들이 위안을 받을 때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요. 그들을 위로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주고 그 사람의 마음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시간이 필요하고, 마음적 여유도 필요했지요. 그런데 그때는 그걸 해냈습니다. 그리고 저도 즐거웠고요.

 

변한 건 저였음을 깨닫습니다. 온전하게 그들의 아픔에 관심을 가지고 다독여주고 싶었던 제가 없어졌기에 일어난 일이라는걸요. 내가 위로해 주는 만큼 나 역시 위로받고 싶은 욕심이 나서 다른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잘못된 명제에 도달했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서로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다독여 주는 관계가 있을 텐데 말이지요.

 

모든 것이 남들보다는 서툴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도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남자 멜빈을 알게 되어 기쁘네요.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