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공원 전통정원,
전국의 아름다운 전통 정원을 재현하다
문학관을 나온 발걸음이 어느덧 월미 전통정원 정문 앞에 서 있습니다. 너머로 쭉 뻗은 황톳길이 고즈넉한 운치를 완성하는 입구에서 입장 전 공원 이용 안내와 각종 유의 사항을 숙지합니다. 월미 전통정원은 전국의 아름다운 전통 정원을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고즈넉한 풍경은 특유의 한적함으로 존재하는데요, 이는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더할 나위 없는 힐링 장소로 시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줍니다.
정문을 지나자 바로 보이는 안내 표지판을 통해 공원 내 시설물을 파악해 봅니다. 옆으로 넓게 펼쳐진 마당, 그곳의 텅 빈 장소를 하염없이 거닐어 보는데요, 자연에 둘러싸여 인적 드문 공원은 곳곳으로 고즈넉한 산책길이 이어져 있어 차분한 걸음을 이어가기 좋답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반려견의 출입이 가능한 월미공원은 이 경우 목줄 착용은 의무입니다. 배변봉투 또한 반드시 지참하도록 하며 위반 시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됩니다. 굳이 벌금이 아니더라도 문화인이라면 이쯤은 지켜줘야 예의가 아닐까요?
본격적으로 진입한 월미전통공원, 그곳의 쭉 뻗은 길을 따라 전국의 유명 정원들이 차례로 만납니다. 가장 먼저 부영지와 소쇄원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부용지는 창덕궁 후원에 있는 연못으로 조선 정조 원년(1777년) 열무지를 부용지로 개칭했고, 정조 16년(1792년) 택수재를 재건하여 부용정이라 불렀습니다. 천원 지방의 음양오행 사상 영향으로 장방형의 방지 속에 원형의 섬이 배치된 것이 특징입니다.
소쇄원은 전남 담양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전통정원입니다. 양산보(1520년~1557년)가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조성한 별서정원으로, 월미 전통정원에서는 소쇄원도를 기초로 하여 소쇄원의 담장, 화계, 초정, 연못 등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양산보가 거처하던 정사(학문을 연마하는 집)인 제월당 터도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네요.
경남 함안군 칠원면 무기리에 있는 국담원은 관군이 주재성의 공을 기리기 위해 18세기 초에 조성한 별서정원입니다. 풍욕루, 하환정, 충효사, 영정각, 국담, 영귀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국담은 장방형의 연못으로 중앙에 당주라고 불리는 방도가 있으며 물에 근접할 수 있는 계단과 좁은 단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월미 전통정원에서는 국담과 하완정, 중도를 재현하여 그 아름다움을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부용지를 거쳐 습지원을 향하는 길, 공원의 나무들은 가지마다 노란 봄꽃을 품고 그 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이 날, 습기를 머금고 촉촉이 젖은 꽃잎과 풀잎들은 더한 싱그러움을 품고 있습니다. 한층 다가온 봄의 절경에서 연신 감탄을 이어가다 그만 정신을 차리고 셔터를 눌러봅니다.
월미봉을 둘러싼 습지원은 다양한 습지식물과 어류 등이 서식하는 곳으로 사시사철 생태계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인공폭포, 수련원 어류원, 연꽃원, 창포원으로 조성된 습지원은 연꽃, 수련 등 수생식물들이 즐비하며 실제로 연못 안에는 비단잉어, 토종붕어 등의 어류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 외 수목(갯버들, 수양버들, 층층나무, 낙우송 등)과 야생화(옥잠화, 부처꽃, 쑥부쟁이, 꽃범의꼬리, 금낭화 등)가 다양하게 관찰되는 이곳에서 연못에 서식 중인 물고기 무리는 어린이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 만점이랍니다.
언덕 위에 자리한 누각은 ‘월휴정’이라는 이름을 갖습니다. 그곳에 올라가면 전통정원을 비롯한 월미공원이 한눈에 보일 테지만, 봉쇄된 출입구는 코로나19에 대한 원망만 드높이네요. 저 멀리 가장 큰 야외 벽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인천 내항 사일로(Silo)가 보여요. 곡물저장 창고로 알려진 사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벽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데요, 건립된 지 40년이 지난 건물이 노후화된 시설로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주자 개선 차원에서 벽화를 그리게 하였다고 합니다. 16개의 기둥을 16개의 책으로 표현하고 있는 시일로 벽화는 정원 어디에서나 눈에 띄며 무려 100일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초가를 올린 집은 옛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야외 박물관으로 세팅이 되어 있는데요, 석쇠 다리미, 맷돌, 짚신, 아궁이 등등. 방과 대청, 부엌에 비치된 전통 생활 소품들이 옛 선조들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직접 맷돌을 돌려보기도 하고 장독대의 뚜껑을 열어보기도 합니다. 집 옆에는 우물이 있는데요, 모형이 아닌 실제 우물은 그 깊이가 한이 없네요. 두레박을 던져 물을 길어 올리는 데 그 무게가 상당합니다.
마지막으로 양진원은 우리 민속놀이 체험 공간입니다. 웅장한 기와를 얹은 커다란 한옥 건물은 주위로 담장이 둘러싸고 있는데요, 그 앞으로 전통 의상을 입은 모델 입간판들이 포토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구멍 뚫린 얼굴 부분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해봅니다.
옛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양진원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이며 동시에 시설 유지 보수를 진행 중입니다. 까치발을 들어 담장 안을 살펴보니 여느 사극에서나 볼 법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하루빨리 시설이 정상화가 되어 이곳 양진원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 인천 중구 월미로 131-22 (북성동1가 90)
✔️ 매일 09:00-20:00 (연중무휴)
✔️ 양진당 내부관람 :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 032-765-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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