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2018)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인연을 맺어가는가입니다. 한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는 하퍼와 찰리는 일 중독자인 상사들 때문에 각자의 상사 릭과 커스틴을 연인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서로의 상사 취향을 알아내어 알려주기도 하고 상사를 대신해서 상대방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기도 하지요. 상사들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길 때면 서로 조언을 해줍니다. 이들의 다양한 노력으로 상사들은 결혼을 하기로 합니다.
하퍼와 찰리는 상사들의 연애를 돕기 위해 자주 만나서 의논했지요. 그러면서 점점 서로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하퍼의 절친인 베카의 결혼식 날 파티에서는 다음과 같이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하퍼:
You like expensive stuff and let a 23-year-old walk all over you, and yet you’re tolerable.
당신은 비싼 물건을 좋아하고 스물세 살짜리가 멋대로 하게 하잖아요.
찰리:
You talk way too fast, and you are way too nice to everyone.
당신은 말이 너무 빠르고 사람들한테 지나치게 착하게 굴어요.
except me, apparently. and yet.. you are a terrible dancer.
물론 나만 빼고요. 그리고 춤도 정말 못 추지요.
하지만 이들과 달리 상사들은 서로에 대해 잘 모릅니다. 대부분 찰리와 하퍼가 만들어낸 정보만을 알 뿐이지요. 가령 여자 상사 커스틴(루시 리우)이 좋아할 말을 릭(테이 딕스)에게 줘서 커스틴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는 식입니다.
하퍼는 베카가 말한 ‘그런데도 사랑한다’에 대한 말을 곱씹고 있어요. 그리고 그 말을 자신들의 상사들 연애에 대입해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퍼:
What’s Rick and Kirsten’s “and yet”?
릭이랑 커스틴의 ‘그런데도’는 뭘까요?
찰리 :
What do you mean?
무슨 뜻이에요?
하퍼:
Like all these reasons why it shouldn’t work out but they don’t care. Like Romeo and Juliet.
잘 안 될 이유가 많은데 상관 안 하는 거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요.
Rick and Kirsten don’t have one.
릭이랑 커스틴은 그런 게 없어요.
찰리 :
Well. That’s good, you know?
좋은 거 아닌가요?
I mean, they can’t not like anything about each other.
그러면 서로에 대해 안 좋아하는 게 없는 거니까요.
하퍼 :
Not yet.
아직은 그렇지요.
But even friendships have them.
우정에도 ‘그런데도’는 있잖아요.
Like, Becca’s wild, and she drinks too much, and she’s never paid a bill on time, and yet I love her.
베카는 제멋대로고 술도 너무 마시지요. 공과금도 제때 안 내고요. 그런데도 나는 베커를 사랑하거든요.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알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그들의 상사 릭이랑 커스틴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니까 진정한 관계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런 허점을 알게 된 하퍼(조이 도이치)는 이들의 결혼을 막으려고 합니다. 여자 상사에게 당신이 알고 있는 릭에 대한 정보는 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정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요. 하지만 찰리(글렌 파월)는 자신의 상사가 커스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그들의 결혼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갈등으로 하퍼와 사이가 멀어집니다.
그런데도 찰리와 하퍼, 그들이 쌓아 올린 감정들은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아요. 찰리는 자신이 하퍼를 좋아하는 것을 깨닫고 애인에게 결별 선언을 하지요. 그가 그녀를 좋아한다고 판단한 근거는 다음 장면에 잘 드러나 있어요.
찰리 :
The best meal I ever had was a $5 pizza thrown up a fire escape.
내가 제일 맛있게 먹은 것은 비상계단 위로 올려서 먹은 5달러짜리 피자였어.
여자 :
What?
뭐라고?
찰리 :
This whole place sucks. It smells weird. It’s far too quiet.
여기 자체가 별로라니까. 냄새도 이상하고 너무 조용해.
And this steak is delicious, It is not worth $70.
스테이크가 맛있지만 비싼 가격에 비해서는 아니야.
And you and I, we never talk about anything.
그리고 당신이랑 나는 대화가 없어.
<the+최상급> ‘가장 ~하다’
찰리는 비싼 물건을 좋아하고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여자친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지요. 음식점도 비싼 곳으로만 다녔고요. 그런 그가 하퍼를 만나고 나서 그녀와 함께 먹었던 5달러짜리 피자가 이제껏 먹었던 음식 중에 제일 맛있다고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네요.
The best meal I ever had was a $5 pizza thrown up a fire escape.
위 문장을 보니 최상급을 사용해서 가장 최고의 음식이라고 표현했네요. 형태는 <the+최상급>을 취합니다. 최상급을 만드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요. 2음절 미만의 형용사인 경우, 그 뒤에 -est를 붙이고, 2음절부터는 형용사 앞에 most를 붙여줍니다. 하지만 불규칙적으로 최상급을 만드는 형용사도 있는데, 형용사 good이 한 예입니다. 이건 good-better-best로 위 문장에서처럼 good의 최상급은 best가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장소, 음식 가격과 관계없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찰리는 깨닫게 됩니다. 하퍼 역시 찰리에게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입니다. 영화는 친절하게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 메시지를 전하고자 정교하게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필자도 사람을 한 번 사귀면 깊게 사귀는 편이라 상대방의 장단점을 꿰게 됩니다. 가끔 이 사람은 이런 점이 단점인 것 같다 싶다가도 어느새 그 사람의 자질 자체를 사랑하게 됩니다. 누구든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사랑하기’에 친분을 이어갈 수 있는 거겠지요. 영화는 이런 점을 설득력 있게 멋지게 표현해주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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