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외국 특파원

[일본 특파원] 나나쿠사(七草)에 대하여

▲ 봄의 나나쿠사 : 미나리, 냉이, 떡쑥, 별꽃, 광대나물, 순무, 무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아침과 밤의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서 그런지, 낮에도 갑자기 으슬으슬 추위가 몸을 엄습하네요. 온몸으로 추위가 느껴지는 것을 보니 벌써 가을을 지나 겨울로 들어가나 봅니다.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고향에는 벌써 올해의 김장 시즌이 시작되겠군요. 김장들은 다 마치셨는지요? 아니면 이제부터 시작인가요? 김장 후 갓 담은 싱싱한 김치와 어우러지던 삼겹살과 보쌈 생각이 납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한 번도 한국을 갈 수 없었던 탓인지 유독 고향이 많이 그립네요. 이렇게 계절이 하나씩 바뀔 때는 고향 생각이 많이 난답니다.
특히 필자는 추위를 잘 타다 보니, 한국에 있을 때는 온돌이 있어서 집안에서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지냈는데, 일본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오고 난 후로는 때로는 집 밖의 온도가 집안의 온도보다도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로 일본의 집은 유난히 춥게 느껴집니다.
요즈음 일본 집에도 마루 난방을 넣은 집들이 속속히 등장하고 있지만, 집 전체의 온돌난방이 아니고 거실만 하는 난방이고, 그나마도 일반적인 일본 집은 마루 난방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네요. 특히 연말에 한국에 갔다가 오랜만에 일본 집에 들어왔을 때의 몸으로 느껴지는 집안 공기의 싸늘함은, 타향살이의 서러움과 같이 전해져서 그런지 아무리 일본에 오래 살아도 적응되지 않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온돌문화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느끼며, 조상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이번 호를 시작합니다.

 

'지난 호까지 ATJ 사업장들이 있는 대표적인 일본 지역에 대한 소개를 드렸는데요, 후쿠이를 마지막으로 마치고 이번 호부터는 일본 생활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본에는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해서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해보았습니다. 아! 가을의 나나쿠사(秋の七草)가 있군요. 이번에는 나나쿠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나나쿠사가유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나나쿠사(七草)는 일곱 가지의 야생초 야채를 말하며, 일곱 종의 야생초 야채가 들어간 죽을 나나쿠사가유(七草粥)라고 합니다. 연말연시 일본에는 여러 행사가 있는데요, ‘칠종의 명절’도 그중 하나로, 정월 7일에 나나쿠사가유(七草粥)를 먹고 소원을 비는 관습입니다. 나나쿠사가유는 그 해의 건강을 빌고, 또 정월의 식사로 약해진 위를 쉬게 하기 위해 먹는 음식인데요, 무려 1,000년 이상이나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문화라고 하네요. 원래 나나쿠사는 계절별로 정해진 일곱 가지 야생초가 있으나, 나나쿠사가유는 일반적으로 봄에 나는 일곱 가지 야생초에 각각소원이 담겨있다고 믿기 때문에, 봄에 나는 일곱까지 야생초로 죽(お粥, 오카유)을 만듭니다. 지역에 따라 맛과 넣는 재료가 다르며, 딱히 정해진 형식은 없답니다.

 

아래는 통상 일컬어지는 나나쿠사들입니다.

 

봄의 나나쿠사
미나리, 냉이, 떡쑥, 별꽃, 광대나물, 순무, 무

 

여름의 나나쿠사
갈대, 이, 택사, 미 잔디, 연꽃, 개 연꽃, 소우

 

가을의 나나쿠사
마타리, 억새, 도라지, 패랭이꽃, 후지바카마, 칡, 싸리나무

 

겨울의 나나쿠사
호박, 연근, 인삼, 은행, 금귤, 한천, 우동

 

나나쿠사가유에 들어가는 봄에 나는 일곱 가지 야생초는 미나리, 냉이, 떡쑥, 별꽃, 광대나물, 순무, 무를 말합니다. 그럼 각각의 일곱 가지 야생초가 가진 그 의미와 효능에 대해서 한번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1. 미나리
  : 일본말로 미나리는 세리(セリ). ‘경쟁해서 이긴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강물가에서 자랍니다.

 

2 . 냉이
  : 냉이는 부정을 쫓는 야생초로 알려져 있으며, 시력과 간, 위의 회복을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쑥
  : ‘불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구역질과 염증, 해열에 효과가 있습니다.

 

4. 별꽃
  : 무슨 일이든 잘되길 바라는 소원이 담긴 야생초로, 위장의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5. 광대나물
  : 부처가 앉아있는 것 같다고 해서 호토케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치아 통증을 완화하는데 효능이 있습니다.

 

6. 순무
  : ‘신을 부르는 종’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무청을 말하며, 위장의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7. 무
  : 더럽힘이 없는 순수함을 의미한다. 기침을 멎게 함과 신경통에 좋다고 전해집니다.

 

봄의 나나쿠사인 일곱 종 야생초는 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야채이지만, 여름과 가을, 겨울은 관상용의 야생초가 주를 이룹니다. 가을의 나나쿠사는 마타리꽃, 억새, 도라지, 패랭이꽃, 후지바카마, 구즈꽃, 하기꽃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필자도 나나쿠사가유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실감 남게 전해드리지 못했네요. 단지 나나쿠사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름입니다. 몇 년 전에 필자도 가나자와(金沢)의 프랜치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일본식과 프랑스 요리의 하모니가 인상 깊어서 나나쿠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아 이번 호의 테마로 정해보았습니다.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다음에는 올해 마지막 호로 인사드리겠네요. 더욱더 알찬 소식으로 다음 달에 찾아뵙겠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마스크 잘 착용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