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2007)은 잠시 슬럼프에 빠진 알렉스와 소피가 어떻게 이 시련을 이겨내고 멋진 작곡가와 작사가로 거듭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알렉스는 15년 전에는 잘나가는 스타였지만 지금은 놀이동산에서 근근이 공연을 하는 중입니다. 소피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자신의 글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 상태였지요.
침체기에 있던 알렉스(휴 그랜트)는 팝스타 코라의 듀엣 제의로 다시 한번 최고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안에 멋진 곡을 만들어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작사는 영 자신이 없던 알렉스는 자신의 곡에 맞는 멋진 가사를 붙여줄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우연히 친구 대타로 소피(드류 베리모어)가 알렉스의 집 화초에 이틀 동안 물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들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사를 해줄 사람을 찾던 알렉스는 그녀가 일을 하며 흥얼거리는 노래를 듣고 확신을 합니다.
알렉스는 매니저가 소개해준 작사가 안톤시키가 영 맘에 들지 않아요. 화초에 물을 주던 소피가 안톤시키의 가사 ‘그만둬, 나는 나쁜 마녀’를 ‘포기 마, 내게 예쁜 그녀’로 바꿔 흥얼거리고 있었고 알렉스는 이 하나의 문장으로 그녀의 재능을 감지합니다.
그녀에게 자신의 곡에 가사를 붙여달라고 계속 설득하던 알렉스는 그녀가 ‘you and me (서로)’, ‘autopsy (해부)’ 두 단어를 ‘You and me is like doing a love autopsy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사랑의 해부와 같아)’로 바꿔버리자 자신의 안목이 맞았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알렉스의 독려에 다음 문장 ‘They could operate all day long and never figure out what went wrong (온종일 수술해도 뭐가 잘못인지 몰라).’가 이어지자 그는 강력하게 그녀에게 작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소피는 이 제안을 거절하지만 알렉스는 계속 그녀를 설득하지요. 그리고 그녀를 데려가 그녀가 쓴 가사 두 줄에 붙인 곡을 연주해 보입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에 시와 같은 가사가 어우러진 곡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어요.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는 작사가로서 겪는 일들을 상세하게 다뤄줍니다. 작곡, 작사하는 것에 대한 담론뿐 아니라 작사를 잘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선, 소피는 멜로디만을 강조하는 알렉스의 말에 이렇게 반박을 하지요.
It doesn’t have to be perfect.
완벽할 필요 없어.
Just spit it out.
생각나는 대로 말해.
They’re just lyrics.
그냥 가사일뿐이야.
소피 :
Just lyrics?
뭐라고요?
알렉스 :
Lyrics are important. They’re just not as important as melody.
가사도 중요하지만 멜로디만큼은 아냐.
소피 :
I really don’t think you get it.
이해를 못 하시는 군요.
A melody is like seeing someone for the first time. The physical attraction.
첫 만남에서 멜로디는 육체적인 매력이에요.
But then, as you get to know the person, that’s the lyrics.
하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그게 가사지요.
Their story. Who they are underneath.
속에 감춰진 이야기
It’s the combination of the two that makes it magic.
두 가지가 합쳐져야 마법이 만들어져요.
다음으로 소피가 작사하는 과정을 보면 역으로 작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마음이 열려야 작사를 할 수 있다고 하지요. 산책하면서 보고, 듣고, 먹다 보면 마음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알렉스와 소피는 곡을 만들어나가면서 많은 대화를 주고받아요. 이런 과정에서 소피는 알렉스가 동업자의 배신으로 한순간에 망한 이유를 알게 되지요. 솔직하게 자신의 아픔을 보여준 알렉스에게 소피는 그림자가 드리운 삶을 겪어봐서 잘 안다고 공감해주지요. 그리고 막혔던 가사를 이걸로 메꿔갑니다. ‘I’ve been living with a shadow overhead (그림자가 드리운 삶 너무나 힘들어).’로 가사를 만들어 버린 거지요.
과거의 일이 현재에도 계속 진행되는 현재완료진행형
동업자에게 배신당하고 지금은 놀이공원에서 공연하는 알렉스의 모습은
소피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처럼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호소할 법도 하네요.
I’ve been living with a shadow overhead.
위 문장을 보니 완료 시제(have been)와 진행형 시제(living)가 동시에 쓰였네요.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받을 때 이렇게 현재완료 진행형을 쓰면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요. 소피는 자신과 달리 과거에서 벗어나고자 열심히 살아가던 알렉스에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하는 알렉스와 달리 소피는, 쉬는 것도 영감을 떠올리는 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아침이 되면 아침을 먹어야 되고 가사가 막히면 산책을 나가서 휴식해야 가사가 떠오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작곡과 작사는 가까이서 함께해야 한다고 보는 소피는 알렉스 피아노 옆에 작은 의자를 놓고 바짝 붙어서 곡을 만들어갑니다.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추락한 팝스타 알렉스와 예술은 순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피는 함께 작업을 하면서 갭을 좁혀갈 수 없었습니다. 코라가 자신들의 쓴 곡을 변형해 그 음악성을 훼손한 것에 대해 그냥 곡만 팔면 그만이라는 알렉스의 말에 소피는 납득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알렉스가 듀엣 공연장에서 그 곡을 부를 때 그녀의 의견을 적극 반응해서 코라를 설득해 처음 그들이 만든 멜로디로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담은 신곡을 한 곡 더 작곡, 작사해서 공연장에서 선보입니다. 소피는 그가 연주한 그 곡 하나로 소피는 그가 자신과 보낸 시간이 그에게도 소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고 뭔가를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어요.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도 그 공식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거기에다 작사가로서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노하우들을 빼곡하게 채워나갑니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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