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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미국의 픽업트럭 사랑

by 앰코인스토리 - 2020. 5. 28.

미국은 땅이 넓고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밀도로 인해, 지역과 지역을 이동할 시에는 차량 이동이 필수적입니다. 세계적인 대도시인 뉴욕이나 LA 같은 곳을 제외하면 대중교통을 타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지역과 지역의 거리가 멀고 버스나 철도 시설이 거의 없는 미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면 개인 차량이 필수적이지요. 그래서 성인 한 명당 차량 한 대꼴로 소유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생필품을 사러 동네 슈퍼에 갈 때도 차량 이동, 학교나 회사에 갈 때도 차량 이동 등 개인 차량이 없으면 생활을 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에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나 안전에도 영향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면 미국은 이런 막대한 차량 수요가 있는데 어떤 차량들을 선호하고 팔릴까요? 필자가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 Ford F-150 XLT

 

2019년도에 가장 많이 팔린 차량 모델(Best-Selling Vehicle of 2019)을 보면 1위부터 3위까지가 모두 픽업트럭(Pick-up truck)입니다. 1위는 포드(Ford)의 F 시리즈( F-series)로 무려 896,526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한 달 평균 약 7만 5천 대가 팔렸다고 하니 우리나라 인기 모델의 1년 판매량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비슷한 수치인 것 같습니다. 2위는 피아트크라이슬러(Fiat Chrysler)의 램 픽업(Ram Pickup)으로 작년 한 해 633,694대가 팔렸습니다. 3위는 쉐보레(Chevrolet)의 실버라도(Silverado)로 약 575,600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각 모델들은 배기량별로 F-150, F250 또는 Ram1500, Ram2500 등 세부 모델이 있지만, 같은 시리즈로 한 모델로 통계를 내는 것 같네요.

 

‘자동차의 천국’이라고 하는 미국은 왜 이렇게 픽업트럭이 모두 상위 1, 2, 3위를 차지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아직 생소한 이 차량은 사람이 승차하는 앞부분은 대형 SUV 모양이고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은 트럭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 용도가 아주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상업용이나 개인용으로 작업 차량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Chevrolet Silverado 1500

 

미국은 기본적으로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물건값 이외에도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배달, 설치 등은 본인이 직접 하는 편인데요, 그러려면 일반 차량으로는 안 되니 픽업트럭으로 해서 본인이 직접 나릅니다. 또한, 간단한 집안 수리 같은 것도 본인이 직접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큰 자재나 기구들을 직접 사서 날라야 하기 때문에 픽업트럭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탑승 구간은 일반 SUV와 같은 구조이므로 출퇴근 및 레저용으로도 안성맞춤인 거지요. 물론 대도시에서는 협소한 주차장과 좁은 도로로 인해 대형 픽업트럭의 효용성이 떨어지지만 그건 극히 일부의 대도시 상황이고 일반 중소도시에서는 넓은 도로와 주차공간으로 인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지요. 필자가 사는 도시의 일반 주택가 주차장을 보면 차량이 기본적으로 두 세대 정도 있는데 그중 꼭 한 대는 픽업트럭이거나 이에 준하는 대형 SUV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이런 큰 차들을 왜 사는지 의아해했는데, 점차 살아가면서 이런 차량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이 픽업트럭의 또 다른 이점은 차량 크기에 비례하는 안전을 위해서도 선호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H 형태의 프레임을 사용하고 차체가 일반 차량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월등히 커서, 사고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간혹 도로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보면 픽업트럭은 앞뒤 범퍼만 손상된 것에 반해 상대방의 일반 승용 차량은 차량이 반파된 현장을 자주 목격하게 되면서, 왜 선호하는지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 Dodge Ram 1500

 

물론 이런 차량에 들어가는 유류비는 감안을 해야 하지만, 유류비가 싼 미국이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2019년 최다 판매 차량의 4~6위는 모두 소형 SUV 차량입니다. 4위는 도요타의 RAV4(448,071대), 5위는 혼다의 CR-V(384,168대) 그리고 6위는 닛산의 Rogue(350,447대)로 SUV의 인기는 한국이나 미국이 모두 같네요.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픽업트럭이지만, 필자는 부담스러운 차량 크기와 그래도 트럭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은 선뜻 호감이 가지는 않은 상태랍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