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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영화n영어 30호] 서치 : 형은 물어본 적이 없잖아

by 앰코인스토리 - 2020. 6. 11.

 

영화에서 자주 보게 되는 소재는 ‘가족’입니다. 가족과의 대화 단절로 인한 소외에 대해서도 많이 다룬 바 있습니다. 영화 <서치>(2018)는 가족이지만 자신의 딸에 대한 정보를 남보다도 모르는 한 아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요. 누구보다도 딸에게 관심이 많고 그녀의 안전에 대해 민감하지만, 딸이 지금 생각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 아빠 데이빗(존 조)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영화 <서치>는 딸의 실종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화 단절로 인해 소원해진 가족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병으로 잃고 데이빗과 딸 마고는 슬픔을 달래는 방법이 달라요. 아빠 데이빗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딸에게 하지 않으려고 하고 딸 마고(미셸 라)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아빠와 나누면서 슬픔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대화는 언제나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멈춰져요.

 

 

이러한 상황에서 딸 마고가 실종되면서 그녀가 노트북에 남긴 자료를 통해 엄마를 그리워해서 좋아하던 피아노도 치지 못한다는 것과,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의 엄마가 아프다는 사연을 듣고 자신이 모은 큰돈을 준 사연도 알게 되지요.

 

영화 <서치>에서 마고를 찾는 아빠 데이빗 이야기를 한 축으로 다른 축에서는 아빠 데이빗을 도와준 경찰 로즈메리(데브라 메싱)의 모성에 대해서도 다뤄요. 남보다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로즈메리의 모습에서도 가족이란 그 이름의 무게에 잠시 멈춰 생각해보게 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터넷 방송인 유튜브처럼 컴퓨터 한 대면 세상이 돌아가는 소식을 가장 빨리 받아볼 수 있어요. 영화 <서치>에서는 이러한 SNS을 적극 활용해서 아빠 데이빗이 딸 마고를 찾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연출을 했습니다. 그리고 SNS의 폐해까지도 드러냅니다.

 

 

평소 마고는 친구가 없이 혼자서만 지냅니다. 그런데 그녀가 실종된 이후 친하지 않다고 말한 아이들이 SNS를 통해 그녀의 실종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동영상이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놓아요. 진심은 아니지만 주목을 끌고 인기를 올리려고 하는 수단으로 마고의 실종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그의 딸 마고와 그의 동생 피터가 나누던 메신저 내용을 찾아보게 되면서, 자신의 동생을 범인이라고 의심하는 장면은 SNS를 제대로 활용한 연출이지요.

 

다음은 그들이 나눈 메신저 내용을 보고 나서 동생에게 따진 후 마고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장면입니다.

 

피터 :
You want to know why she hated all those piano lessons?
마고가 피아노 레슨 싫어했던 이유는 알아?
It’s because every time she would walk in, she would see that thing and She would think about her mother.
레슨받으러 가면 피아노가 보여서 엄마 생각이 나니까 참을 수가 없었던 거야.

 

데이빗 :
She told you that and not me, Why?
왜 내가 아니라 너한테 말했지?

 

피터 :
Because you never asked.
형은 물어본 적이 없잖아.
Ever since Pam, you stopped talking to Margot about the only thing that’s been on her mind the last two years.
팜이 떠난 이후 마고 머릿속은 온통 엄마뿐인데 형은 말을 안 하잖아.
She needed you to talk to her. Not the other way around.
엄마 얘길 하고 싶었던 건데 늘 형은 피했지.

 

데이빗 :
I just thought it would fix itself.
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

 

Need+ 목적어+to 부정사로 간결하게 문장 만들기

 

엄마를 잃은 후 마고는 아빠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과 하기를 바래요. 피터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She needed you to talk to her.

 

이 문장에서 동사의 목적어(you) 뒤에 to 부정사를 쓰고 있어요. 이 경우 you가 to 부정사의 (의미상의) 주어로 쓰이지요. 이걸 바탕으로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그녀는 네가 그녀와 이야기하기를 원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목적으로 가끔 자신의 동생과 딸이 마리화나를 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데이빗은 자신의 딸 마고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정말 없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엄마를 상실했다고 해서 그녀에 대한 기억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당장에 마음이 아프다고 추억마저도 잊어버리는 것은 더욱 가슴 아픈 일입니다. 대화가 단절된 나머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가던 부녀가 실종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화려한 추격전이나 액션신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SNS를 이용해 화면 연출로 완성했어요.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도 여운이 남는 것은 이러한 연출이 가족 간의 소통 단절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