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 수도인 피닉스(Phoenix)에서 두 시간 정도 거리에 투손(Tucson, 투산)이라는 큰 도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모 자동차 회사의 인기 모델 중 SUV (Sport Utility Vehicle) 차량인 ‘투싼’도 이 도시의 이름에서 따왔지요.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비행기 무덤인 데이비스 몬탄 공군 비행기 무덤 (Davis-s Monthan Air Force Aircraft Boneyard) 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단지 비행기 무덤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정식 명칭은 항공기 정비 및 재생 그룹 (AMARG-Aerospace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Group) 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퇴역한 비행기를 부품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비행기나,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비행기를 보관하기 위한 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어마어마한 넓이의 건조한 사막에 수천 대의 비행기들이 가지런히 정렬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항공사진을 보면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진출처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
미국은 이런 비행이 무덤이 습도가 낮고 강수량이 적은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그리고 애리조나주 등의 남쪽에 주로 많이 있는데요, 그중에 투손에 있는 것이 가장 크고 유명합니다. 이름에서 보듯이 공군기지에 있기 때문에 상업용 비행기는 없고 모두 군용기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군의 훈련기로 유명한 T-50이란 비행기가 국내 개발로 양산될 때까지, 그 이전에는 이곳에 있는 T-38이란 모델을 재생하여 15년 동안 사용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재생품인 거지요. 그래서 비행이 무덤이라고는 하지만 다시 사용하거나 재생하여 수출하기 위해 각 비행기들은 별도의 코팅작업을 거쳐 야외에 보관됩니다. 어떤 비행기는 폐기용으로 날개와 몸통 부위가 각각 분리되어 전시가 되어있는 반면, 어떤 비행기는 재사용을 목적으로 거의 온전한 모습으로 하얀색 코팅이 입혀진 상태로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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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을 위한 비행기들은 연료, 화약, 추진체 같은 장기 보관이 어려운 것들을 모두 제거하고 특수한 코팅을 거쳐 야외 보관을 합니다. 이곳의 명칭에 맞게 재생(Regeneration)의 프로그램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때 우리나라 공군의 전투기였던 F-4 팬텀(Phantom)이라는 기종을 이곳에서 무인기로 재생하여 미 군사훈련의 격추용 목표물로 생산된다고 합니다.
실제 전투기를 격추용으로 사용한다니,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력을 가늠할 수 있겠지요. 또한, 이곳은 영화 <트랜스포머 2 (Transformer 2 - Revenge of the fallen)>의 촬영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내용 중 항공 박물관에서 갑자기 벽을 뚫고 나가니 비행기 무덤장이 나오는 생뚱맞은 장면이 나오는데요, 실제로는 그런 곳은 없고 영화적 설정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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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피마 항공 우주 박물관(Pima Air & Space Museum)을 방문하고 거기서 별도의 투어 프로그램으로 예약을 해야 참관이 가능한데요, 아쉽게도 주말에는 없고 평일에만 가능합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주말이라 그 안까지는 못 가고 개인 차량으로 도로 주위를 돌면서 담장 너머의 비행기들만 봤답니다. 꼭 다시 한번 정식 투어를 가보기를 희망하면서, 이번 호를 마칩니다. 다음 호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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