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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고구려를 찾아 떠나는 여행 1편, 인천항에서 단동까지

by 앰코인스토리 - 2020. 2. 28.

미국 서부 국립공원 여행을 다녀온 후로 한동안 여행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미국에서 보고 온 대자연의 모습이 너무 강렬해서였는지 당분간은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이들을 위해 주말 체험학습 다니던 것이 여행의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구려 유적지를 돌아보고 백두산 천지도 보고 오는 여행 상품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귀가 솔깃해졌다. 단체 관광 상품이고 비행기가 아니라 배를 타고 중국까지 가는 일정이라 좀 꺼려지기는 했지만, 인솔자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역사 공부도 시켜주고 또 고구려 유적지를 직접 가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지난 8월, 이러한 일정으로 잡아보았다. 


일시 : 8월 3일 ~ 8월 8일 (5박 6일)

여행 코스 : 인천 > 단동 > 오녀산성 (졸본성) > 백두산 천지 > 집안 (국내성) > 단동 > 인천

이동 수단 : 인천 > 단동 (배), 단동 > 백두산 > 단동 (관광버스)

여행 경비 : 1인당 약 85만 원


이렇게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5박 6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을 세웠다. 자, 이제 고구려의 숨결을 찾아 출발~!


인천공항은 많이 가봤지만 인천여객터미널은 처음이었다. 주로 중국 보따리상들이 배를 타고 다닌다고 들었었는데 우리 가족이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갈 줄이야. (ㅎㅎ) 큰 장점은 비용도 저렴하고, 배 안에서 잠을 잘 수 있어서 숙박비가 절약된다는 것이지만, 큰 단점은 모르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하룻밤을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티켓을 끊고, 배를 타려면 공항 출국장과 비슷한 출국 심사대를 통과해야 한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면,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셔틀을 타고 저기 보이는 배까지 이동해야 한다.



가까이 와서 보니 여객선이 많이 낡아 보였다. 이제 배로 승선! 단동 페리, 동방명주호다.



배 내부에는 큰 홀이 있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숙소는 오픈 형태와 2층 침대 형태로 있다. 우리는 2층 침대칸으로 예약했다.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 갑판으로 나오면 인천항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배가 출발하자 이른 저녁이 시작된다. 식당 음식은 단출했고, 그냥 허기를 달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갑판 위로 올라와서 보니 서해의 작은 섬들을 뒤로하고 배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 어디서부터 따라왔는지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많은 갈매기 떼가 배를 졸졸 따라온다.


갈매기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보고 갈매기들에게 먹이도 줘본다.




아악~! 이 녀석이~!



저렇게 당하고도 재밌는지 다시 과자를 꺼내든 둘째 녀석. 뒤따라온 갈매기는 운이 좋은 녀석이다. 맨날 먹던 새우 과자가 아닌 자갈치 과자를 먹다니.


배가 더 먼 곳으로 이동하자, 갈매기들은 다시 제 갈 길을 가며 멀어져 간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더욱 기울자, 붉은 기운이 온 바다와 하늘에 번진다.



정말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일몰이다.



어느새 해는 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이제 어둠이 내린다. 그런데 저 멀리 둥근 달님이 떠오르는 것 아닌가!



이렇게 일몰과 월출을 볼 수 있다니. 생각지도 못한 페리 여행의 장점이다. 달 밝은 서해 밤바다 위에 우리 가족을 싣고 동방명주호는 중국을 향해 숨 가쁘게 달린다.


이층 침대에 올라 잠을 청하는데 먼바다로 나아가니 파도가 제법 거세진다. 좌우로 기우뚱거리는 배에서 잠이 들기 쉽지 않았으나 이내 익숙해져 잠이 들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