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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인천여행] Long Time No See, 인천! 자유공원 (feat. 舊 제물포구락부, 역사자료관) 2편

인천의 오천 년 역사를 품다. ‘역사자료관’

 

공원을 나선 걸음이 인근의 역사자료관으로 향합니다. 송학동에 위치한 이곳은 인천의 역사자료를 발굴, 수집, 정리, 발간하는 기관으로 강화도 고인돌부터 인천상륙작전까지 약 5천 년 인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한옥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사업가의 저택이었다가 광복 후 동양장(東洋莊)이라는 서구식 레스토랑으로 또 송학장(松鶴莊)이라는 사교클럽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인천시에서 매입, 1966년 한옥 건물로 개축한 뒤 시장 공관으로 사용했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자체로 고즈넉한 멋을 품고 있는 한옥 고택. 개축 공사 계획은 12대인 윤갑로 시장 때였지만, 시장공관으로 사용된 건 1966년 9월 14대 김해두 시장 때부터입니다. 이후 17명의 역대시장이 이곳을 거쳐 갔는데요, 지난 2001년 인천 시민의 날을 맞아 역사자료관으로 탈바꿈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내부 자료관에는 인천 지역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의 역사를 알게 해주는 5,000여 권의 책자와 수많은 역사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그 외 인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인천 향토사 강좌 또한 개설,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인천시가 이곳 역사자료관을 폐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에 문화인천네트워크‧스페이스빔‧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개항장연구소 등 인천의 여러 문화 관련 단체들이 나서서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시의 이번 방침을 시사편찬위원회조차 알지 못했으며,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다”라고 한 뒤, “시장 관사 고택을 시민적 합의로 역사자료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한다면 상응하는 공개토론으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근대건축물인 시장 관사 고택도 문화‧전시‧체험과 주민 이용시설로 이용하려고 논의 중이다.”라고 했는데요, 향후 역사관의 운명이 어찌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117년 전에 지어진 외국인 사교클럽, ‘舊 제물포 구락부’

 

마지막 탐방지는 舊 제물포구락부(濟物浦俱樂部)입니다. 1901년 6월에 지어진 2층짜리 벽돌 건물(시도 유형문화재 제17호)은 개항 당시 청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의 사교클럽으로 사용했었는데요, 원래 이름은 '제물포 클럽'으로 ‘구락부’는 ‘클럽’의 일본식 한자 발음이라고 합니다.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이바노비치 세레딘사바친(Seredin-Sabatin, 1860~1921)이 디자인을 하였는데요, 서울 서대문의 독립문도 설계한 세레딘사바친은 명성황후 시해 당시 현장을 목격한 두 명의 외국인 가운데 한 명으로도 유명합니다.

 

 

1883년, 제물포의 개항은 흔히들 얘기하는 모더니스트들의 세상, 즉 ‘경성 시대’의 개막을 알려옵니다. 서울로 진입하는 최단 거리, 인천은 개화기 근대화의 중심지로 외국 영사관이 설치되고 외국 상인들이 몰려왔으며 그들을 위한 상점과 호텔이 빠르게 들어섭니다. 외국인 전용 주거지인 조계(租界, 외국인이 자유로이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는 구역)의 탄생! 서구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특히 이국적인 풍취를 풍기며 ‘개항의 도시 인천’을 완성해 갔는데요, ‘제물포 구락부’ 역시 그러한 역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13년, 조계가 철폐된 뒤 ‘제물포 클럽’은 여러 차례 용도가 바뀝니다. 일본 재향군인회관과 부인회관, 광복 후에는 미군이 사용했으며 1953~1990년에는 인천시립박물관으로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1990~2006년 인천문화원으로 바뀌었다가 2007년 이후 舊 제물포구락부로 재탄생, 현재는 옛 모습을 재현한 문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도깨비 공유와 저승사자 이동욱이 나오는 장면(도깨비 13회)으로 유명한데요, 내부를 들어서자 중앙으로 커다란 바(Bar) 테이블이 위치합니다. 짙은 우드톤의 장식장, 묵직한 가구들과 반질반질 잘 닦인 나무 마루가 시간을 거스른 듯 개항의 도시, 인천의 사교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을 떠올리게도 하는 내부 장식들, 전시실에는 당시 사용하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으며 세계의 유명 건축물들의 미니어처도 보입니다.

 

 

최근 인천시는 이곳 구락부를 현대식 커피 체험 프로그램 공간으로 재단장하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발표하였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인천 개항장 거리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문화유적 건물들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인데요, 앞서 인천시는 2018년, 개항장 활성화 사업으로 제물포구락부를 세계 맥주 판매점으로 사용하려 했다가 지역사회 반발을 샀었습니다. 과연 이번 발표는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입니다.

 

Travel Tip.

역사자료관
 인천 중구 신포로 39번길 74 (송학동1가 2-2 인천광역시역사자료관)
 032-773-3498

 

舊 제물포구락부
 인천 중구 자유공원남로 25 (송학동1가 11-1) 제물포구락부
 032-765-0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