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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인천여행] Long Time No See, 인천! 자유공원 (feat. 舊 제물포구락부, 역사자료관) 1편

by 앰코인스토리 - 2020. 2. 7.

 

2020년 2월이 밝았습니다. 달력의 두 번째 장은 의례 다른 달에 비해 일소한 날수를 가지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1년 중 달수가 어느 해보다 많은 ‘윤달’ 덕분에 선물 같은 하루의 보너스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안녕하세요, 앰코인스토리 가족여러분~! 이번에 소개해 드릴 여행지는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인천입니다. 인천자유공원과 인근의 舊 제물포구락부, 그리고 역사자료관! 자, 지금부터 함께 출발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근대 공원, ‘자유공원’

 

인천 중구 송학동에 자리한 자유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근대 공원으로 1888년, 서구 열강들이 개항 이후 인천을 그들의 근거지로 삼아 임시로 살던 시기에 조성되었습니다. 각국 공동조계 내에 위치해 처음에는 ‘각국공원’이라고 불렀는데요, 일제강점기에는 지금의 인천여상 자리에 있던 ‘동공원’과 대비하여 ‘서공원’이라 칭했으며 광복 후에는 ‘만국공원’이 되었다가 한국전쟁 이후, 1957년 개천절에 인천상륙작전을 이끌었던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의 동상을 세우면서 지금의 ‘자유공원’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해발 69m의 응봉산(응암산) 전체가 공원으로 조성된 곳!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이어지는 공원의 초입은 가파른 언덕을 이룹니다. 그곳의 촘촘히 쌓인 계단을 한 발 한 발 밟고 오르자, 어느새 다다른 곳은 공원의 둘레길입니다. 양쪽의 뿌리 깊은 나무가 가지를 뻗어 하늘을 뒤덮은 길, 차가운 공기에 헐벗은 가지는 틈새로 구멍이 숭숭합니다. 하지만 돌고 도는 계절에서 나무도 때가 되면 푸릇푸릇 잎을 틔우고, 향긋향긋 꽃을 머금을 것이며, 또 알록달록 그 다채로움의 절정을 맞이하겠지요. 인천을 대표하는 산책로 중의 하나! 오늘도 그 길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바람에 스치웁니다.

 

 

연오정은 독립운동가 조훈(1886~1938)의 후손인 조길씨가 그의 부친의 뜻에 따라 1960년 8월에 건립한 육각정자입니다. 조훈이 자유공원에 왔다가 갑자기 쏟아진 소낙비에 많은 사람이 맞는 것을 보고 아들에게 부탁해서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연오정 앞으로 헌수비가 그리고 맞은편으로 효도권장비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인천항과 서해를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는 석루정은 석양명소로도 유명,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포토스팟이라고 하네요.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건축물들이 하늘의 한 점을 향해 솟아 있습니다. 표면을 감싼 유리 갑옷이 주변의 풍경을 그대로 흡수하는 건축물은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탑으로 1982년, 이곳에 건립됩니다. 한미수호통상조약은 1882년(고종 19년), 당시 우리나라에서의 일본 세력을 견제하고 청나라 세력을 유지하고자 청나라 리홍장의 알선으로 대조선의 전권대관 신헌(申櫶)과 미국의 해군 제독 슈펠트(R.W. Shufeldt) 간에 체결된 조약입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구미 제국과 맺은 최초의 수호 통상조약으로 이후 전개되는 모든 한미 양국관계의 발전에 가장 기본적이며 역사적인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탑들이 둘러싼 한 가운데, 추상의 고리가 서로 얽혀 있는 조형물은 긴 세월 양국 간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바위에 새겨진 자유공원 안내문을 읽어봅니다. 자유공원 역사는 물론 공원 곳곳으로 다양하게 설치된 기념물에 대해 알 수 있는 글입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맥아더 동상을 정점으로 시민헌장비,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으며 연오정과 석정루 등이 한국의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공원 정상에서 주위를 전망하면 시선 아래 동양 제일의 도크와 외항을 둘러싼 월미, 작약, 영종, 팔미도의 섬들은 물론 멀리 문학산의 연봉이 그림같이 가물거린다고 쓰여 있습니다.

 

 

 

공원의 광장 한편으로 단층의 슈퍼가 눈에 띕니다. 그곳의 뿌리 깊은 나무처럼 오랜 시간 버텨온 세월, 그 묵묵함이 이제는 빛이 바래 글씨조차 희미한 간판으로 대변되고 있네요. 그 정겨움에 이끌려 자석처럼 빨려 들어간 곳! 슈퍼의 내부를 들어서자 중앙으로 낡은 난로가 보입니다. 알루미늄관이 쭉 뻗어 천장으로 이어진 모습, 지글지글 열기는 곳곳을 온기로 감싸고 그 모습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회귀한 듯 만연한 레트로 감성은 그 시절 향수를 자극하기 충분합니다.

 

 

그곳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 향한 곳은 자유공원의 핵심! 맥아더 장군 동상입니다. 한국전쟁 중인 1950년, 국제 연합군(유엔군)이 인천에 상륙해 북한군의 후방을 공격한 ‘인천상륙작전’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로 당시 UN군 사령관이던 맥아더 장군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부조를 포함해 1957년에 제작하였다고 하네요. 부조는 장애물(물)을 거침없이 가르는 맥아더 장군 부대의 진격 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천 개항기, 식민지 시대, 해방기를 거쳐 한국전쟁 전후에 이르는 한국 근대사의 변천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공원으로 개설 당시부터 상당한 규모를 갖춘 이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서양식 공원으로 서울의 탑골공원보다 9년이 앞섰다고 합니다. 산책로 조성 역시 인천 시민들에게 도심의 휴식처가 되기 충분한데요, 특히 수십 년 된 벚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산책길은 봄이면 화사하게 핀 벚꽃으로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고 합니다.

 

Travel Tip. 자유공원
 인천 중구 자유공원남로 25 (송학동1가 11-1) 제물포구락부
 032-761-4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