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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영화n영어 26호] 그랜 토리노 : 이제 이 소년을 지켜주고 싶어요

by 앰코인스토리 - 2020. 2. 10.

 

이야기의 시작은 이웃집 소년 타오가 옆집 노인 월트의 차인 ‘그랜 토리노’를 훔쳐 가려고 하면서부터였습니다. 과거 한국전쟁 참전으로 심적으로 고통받던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내의 죽음으로 더욱 힘들어졌지요. 혼자 조용히 살고 싶은데 주변에서 그를 가만 놔두지를 않습니다. 16세 소년 타오가 자신의 차를 훔치려 하지를 않나 동네 몽족, 라틴, 흑인계 갱단은 툭하면 세력 다툼을 하지를 않나 신부님은 아내의 부탁으로 자꾸 찾아와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를 않나 하루하루가 고단해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늘 월트의 마음속에 전쟁 통에 그가 저지른 살상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죽고 나서는 더는 그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없는 상황이 걱정되었지요.

 

다음은 신부님이 그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월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주지요.

 

 

About how you carry around all the horrible things you were forced to do, horrible things that won’t leave you, it seems that it would do you good to unload some of that burden. Things done during war are terrible, being ordered to kill... killing to save yourself, killing to save others.
당시 해야만 했던 끔찍한 일들, 떨쳐버릴 수 없는 일들이요. 조금이라도 그 짐을 내려놓으면 편할 겁니다. 전쟁 중에 일어나는 일들이란 끔찍합니다. 죽이라는 명령을 받지요. 살기 위해 또는 함께 싸우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지요.

 

You’re right, those are things I know nothing about. But I do know about forgiveness. And I’ve seen a lot of men who have confessed their sins, admitted their guilt and left their burdens behind them. Stronger men than you!
당신이 맞아요, 전 전쟁에서 일어나는 일들 잘 모릅니다. 하지만 용서에 대해서는 잘 알아요. 그리고 죄를 고해한 많은 사람이 그들의 죄를 인정하고 짐을 내려놓는다는 것도요. 당신보다 더 강인한 사람들도 그랬지요.

 

영화 <그랜 토리노>(2008)에서는 이런 월트가 옆집에 사는 몽족 이민자들과 진정한 소통을 통해 그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고집불통에 다른 사람과의 교류하는 법 또한 모를 것 같은 월트가 옆집에 사는 타오 가족의 친절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타오가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 한 것은 갱단의 협박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도하려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타오 가족은 타오(비 방)가 자신의 죗값을 치르기를 원했습니다. 이에 타오는 월트의 일을 도와줍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죗값을 치르며, 음식을 나누어 주는 타오 가족의 마음씀씀이 덕분에 월트는 조금씩 웃기 시작했습니다.

 

 

월트의 동네에는 타오 가족처럼 선한 사람들만 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네에서는 몽족, 라틴, 흑인계 갱단이 세력 다툼을 하는 터라 타오 가족도 그들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고통을 받아요. 타오의 누나인 수가 그들에게 습격받아 다친 날, 월트는 신부와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해야 타오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지 방법을 강구해냅니다.

 

신부:
Police finally left, no one is talking.
경찰이 갔네요. 아무도 말을 안 해요.
One thing about Hmong, they keep their mouths shut.
몽족은 입이 무거운 게 특징이지요.

 

월트:
Yeah, I've noticed that. You know, Tao and Sue will never gonna find peace in this world as long as those gangs around.
그 점은 나도 알고 있었네. 갱들이 있는 한 타오와 수는 절대로 편안히 살 수 없네.
Until they go away.
놈들이 영영 사라지기 전에는.

 

신부:
What are you saying?
무슨 말씀이시지요?

 

월트:
You know what I am saying.
알잖나.

 

신부:
He’s sitting out there right now staring at your front door.
아이가 이 집 현관만 바라보고 있어요.
You know what he expects, Mr. Kowalski.
아이가 뭘 기대하는지 아시겠지요.

 

월트:
What would you do? What should Tao do?
자네라면 어쩌겠나? 자네가 타오라면?

 

신부:
I know what I would do if I was you.
뭘 하실지 압니다.
Or at least what you think you should do.
적어도 뭘 하시려는 지 알아요.

 

월트:
Really?
정말?

 

신부:
If I was Tao I guess I'd want vengeance. I'd want to stand shoulder to shoulder with you and kill those guys.
제가 타오라면 복수를 원하겠지요. 어깨를 나란히 하고 놈들을 죽일 겁니다.

 

현실과 다른 상황을 가정할 때 쓰는 <If 가정법>

 

신부는 자신이 타오 입장이라면 복수를 하고 싶어 했을 거라고 말하며 타오 가족을 습격한 갱단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요. 이때 IF 가정법을 사용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어요.

 

If I was Tao I guess I'd want vengeance.

 

사람들은 순간의 실수로 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잘못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월터는 과거의 잘못 때문에 그의 인생 내내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가족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타오에게서 어릴 적 전쟁 중에 저질러야 했던 살상을 기억해내지요. 복수를 하기 시작하면 타오나 타오가 복수해야 할 대상 중 누구 한 명은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눈앞에 뻔히 보이는 길로 타오를 그냥 보낼 수는 없어요. 앞날이 창창한, 아직 살아야 할 인생이 많은 타오가 그릇된 일을 저지를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월터는 타오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대신 바치지요.

 

살아가는 내내 행복하지 않았던 월터는 잠시였지만 타오 가족들과 어울리면서 행복했습니다. 전쟁 중에 죽인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이 남아있지만, 그로 인해 더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고 살아가지는 않지요.

 

영화 <그랜 토리노>는 쓸쓸했던 월터의 인생에 잠시 왔다 간 찰나의 행복에 대해 잘 그려내고 있어요.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가슴이 먹먹한 것은 그가 살아가며 느꼈을 쓸쓸함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