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락쿠엔 단풍
새해 들어 한 주일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벌써 1월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올해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은 새해 계획은 잘 세우셨는지요? 계획은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필자는 작년에 세운 계획 중에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한 건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룰 수 있어서 지난 연말에 행복했습니다. 올해는 쉬는 한 해로 정해서 책을 마음껏 읽어 보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하는 것으로 소소한 계획을 세워 봤습니다. 아무쪼록 연초에 세우신 계획들을 앰코인 가족 여러분들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번 호를 힘차게 시작합니다. (^_^)
동경에서 손쉽게 주말 오후에라도 도심에서 심산유곡을 즐길 수 있는 동경 문화재 정원인 고이시카와 고라쿠엔 (小石川後楽園) 정원을 소개합니다.
▲ 고락쿠엔 단풍
고이시카와 고락쿠엔은 동경 분쿄쿠에 있는 도립 정원으로, 에도 시대에 미토도쿠가와가를 일으킨 요리후사가 자신의 별채로 지은 것이며 2대 지방 영주 미쓰쿠니 시대에 완성된 정원입니다.
원내는 도심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적에 휩싸여 있는 심플한 구조로, 미쓰쿠니의 유학사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중국의 명소와 경승을 참고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락쿠엔이라는 이름 또한 송나라의 학자 범중엄(范仲淹)이 쓴 「악양루기(岳陽楼記)」에 나온 ‘선우후락(천하의 시름은 앞서 염려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뒤에서 즐긴다)’는 명구(名句)로부터 ‘고(後) 라쿠(楽) 엔(園)’이란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하네요. 정원 양식은 연못을 중심으로 하는 회유식 석가산 천수정원입니다.
▲ 엔케쓰교 다리
내부에는 중국 사상의 영향을 받은 건물이 여럿 있습니다. 중국 명나라의 유학자인 주순수(朱舜水)이 설계한, 수면에 비친 모습이 마치 보름달 같다고 해서 엔케쓰교(園月橋)라는 이름을 붙인 다리, 미쓰쿠니가 열여덟 살 때 사기 「백이열전(伯夷列傳)」을 읽고 감면을 받아 백이‧숙제의 목상을 안치해놓은 도쿠진도당이 있지요.
또한, 정원 내에 둑이 있는데요, 이 세이코노 쓰쓰미둑은 중국 항저우에 있는 서호(西湖)의 둑을 본뜨고 만든 것으로, 이후 일본 각지 정원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정원을 돌아보면, 크고 작은 자연석과 가공된 돌을 정교하게 조합한 노베단이라는 소박한 중국식 석조 바닥도 만날 수 있습니다.
▲ 다이센스이 연못
▲ 호라이지마
정원 내에 다이센스이라는 연못이 있는데요, 정원의 중심을 이루는 경관으로 호라이지마섬(蓬莱島)과 지쿠부시마 섬을 배치하여 비와코 호수를 본떠 만들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이 연못에서 뱃놀이를 즐겼다고 하니, 유유히 흐르는 연못을 보면서 미쓰쿠니의 유유자적한 삶을 떠올려 볼 수 있겠네요.
▲ 시앵 나무
또한, 11월 하순의 단풍은 쑤텐교주홍색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미쓰쿠니의 호인 우메사토(梅里)에서 알 수 있듯이, 매화를 좋아한 미쓰쿠니의 영향으로 정원 내에 홍매화, 백매화 등이 약 30종류가 있어 2월 상순에는 매화꽃을 즐길 수 있답니다. 또한, 시앵이라는 나무의 수령이 무려 60년이 된 벚나무가 있으므로 4월에는 벚꽃도 즐길 수 있네요.
이렇게 고이시카와 고락쿠엔은 중국식 정원의 정취와 사시사철 30종의 꽃을 볼 수 있어서 언제든지 조용히 자연과 함께 몇 시간이라도 보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필자는 작년 가을 오랜만에 만난 이십년지기 일본인 친구와 같이 가볍게 단풍을 보면서 도심 속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며, 정원을 거닐면서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실컷 했네요.
▲ 일본인 친구와 함께
앰코인 가족 여러분! 한 해가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카페나 레스토랑이 아닌 자연을 벗 삼아 자신만의 휴식처를 찾아보는 것도 현대인에게는 필요치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호는 여기까지입니다. 올해도 생생한 일본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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