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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미국 서부 자동차여행 14-1편, 옐로스톤 국립공원

by 앰코인스토리 - 2019. 3. 29.

옐로스톤 국립공원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숙소 위치와 여행 동선이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로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의 숙박시설은 한정되어 있고, 여름 휴가 기간에는 예약이 정말 치열하다. 공원 내 숙소를 잡지 못하면 무려 왕복 세 시간의 거리를 날마다 들락날락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공원 내 숙소 예약은 필수다.


필자는 예약을 서둘렀기 때문에 공원 내 숙소를 예약해서 3박 4일 일정을 여유롭게 계획할 수 있었다. 첫째, 둘째 날은 Lake Village lodge에서, 셋째 날은 Canyon village lodge를 베이스캠프로 하여 공원을 둘러볼 예정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지도를 보면 8자 모양의 도로 주변으로 관광명소들이 있고, 지점 간의 거리와 시간을 나타내는 알짜 정보들이 빼곡하게 나타나 있다. 이 지도 한 장이면 내비게이션 없이도 헤매는 일 없이 3박 4일을 잘 보낼 수 있다.



어제 오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동네 구경도 제대로 못 했기에 숙소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한 바퀴 둘러보러 밖으로 나와본다. 호텔 바로 앞 도로에 희한한 광경이 펼쳐진다. 아니 미국 Old Car 동호회 회원들이 옐로스톤 일주 여행이라도 온 것일까? 딱 봐도 정말 오래된 차들인데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고 개성적으로 꾸며 놓으니 나름, 아니 정말 멋지다!


 


자동차 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꾸려 밖으로 나온다. 3박 4일 동안 필요한 먹거리와 과일을 사기 위해 슈퍼에 들러 장을 보고 차에 기름도 넉넉히 넣은 후 여행지도도 얻을 겸 Yellow Stone Visitor center에 들러 본다. 아니, 여기에도 곰이! 어제 보았던 곰은 새끼들이었는데 여기 있는 곰은 사람도 해칠 만큼 큰 녀석이었다. 저 송곳니와 발톱을 보라.


 

비지터 센터에는 옐로스톤에 서식하는 동물들 박제 전시가 있는데, 마치 살아 있는 듯 잘 꾸며 놓았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이제 국립공원으로 간다.

 

 

여름 휴가철이라 게이트를 통과하는 차들이 제법 있다.

 

 

입구를 들어서서 조금 달리자, 공원 바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흐르는 물줄기도, 개울가를 덮고 있는 풀들도, 언덕에 서 있는 나무들도 그 색과 느낌이 다르게 와닿는다.

 

 

언덕을 자세히 보니 불에 타버린 나무 사이로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한참을 운전해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는 데도 불에 타버린 나무들이 지천에 펼쳐져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이.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는 번개로 인해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는데, 내리는 비나 눈에 의해 자연 진화가 된다고 한다.

 

이때 타버린 나무들은 재가 되어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숲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이점이 있어서 산불이 나도 그냥 두는 정책을 써왔다. 1988년 7월, 번개에 의한 산불이 발생하였고, 작은 산불이라 평상시처럼 가만두었는데 극심한 가뭄으로 바짝 마른 숲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상황이 너무 악화하자 인공진압을 하기로 하여 2만5천 명의 소방관과 100대가 넘는 비행기, 수백 대의 헬리콥터가 동원되어 산불을 진화하려 했지만 너무 커져 버린 산불을 잡는 데 실패했다.

 

모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그때, 9월에 때아닌 눈이 내려 불길이 잡혔고, 11월이 되어서는 완전 진화에 성공했다고 한다. 참고로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경기도 면적 정도 되는데, 그때 국립공원의 40%가 타버렸다고 하니 얼마나 큰 불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후 정말 죽고 썩은 나무들이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그 양분으로 새로운 싹이 돋아나 목초지가 생기고 숲이 번성하여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고 하니, 자연의 위대한 힘이 느껴진다.

 

 

자, 이제 우리의 목적지인 노리스 가이저 베이신(Norris Geyser Basin) 지역으로 이동한다. 가는 중간에 보니 차들이 멈춰 있는 곳이 있다. 예정에 없던 곳이지만 잠시 들러 본다. 물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보통 온천이라는 곳은 마그마가 땅속 30km 정도에 있어서 물이 데워지는 곳이라고 하는데, 옐로스톤은 마그마가 2km 아래에 있다고 한다. 얼마나 뜨거우면 물이 저렇게 팔팔 끓는 것일까.

 

 

 

저 나무 난간에 손을 대고 걸었는지 둘째 손에 나무 가시가 박혀서 아프다고 난리다. 생각보다 큰 놈이 박혔다. 마침 기념품으로 샀던 배지의 옷핀과 미리 준비했던 다용도 칼에 있는 핀셋으로 무사히 제거 완료.

 

다시 차를 몰고 한 시간 정도 운전하여 오늘의 목적지인 노리스 가이저 베이신(Norris Geyser Basin) 지역에 도착했다. 입구에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벽에 걸린 몇 개의 그림만으로도 저 지역을 둘러볼 때 주의사항과 가이저(Geyser), 머드팟(Mud pot), 분기공(Steam vent,) 그리고 온천호수(Hot springs)가 생기는 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참고로 눈과 비로 스며든 물은 400년 이상이 되어야 증기가 되어 하늘로 승천한다고 하니 그 순환과정이 놀라울 따름이다. (다음 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