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외공원의 비둘기도 따사로운 오후의 한 때를 만끽하고 있다
숲 속 산책길을 내려와 중외공원 중앙으로 접어들자 너른 공터로 한가로운 풍경들이 연출됩니다. 배드민턴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주변 잔디에 앉아 수다도 떨고, 날이 풀리니 너도나도 대문 밖을 나선 듯 오랜만의 분주함이 반갑기 그지없네요. 그 모습을 뒤로하고 중외공원 중앙에 자리한 역사문화공간 두 곳을 차례로 방문해 봅니다.
전라도의 삶을 엿보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 ‘一’ 자 형 구조가 전라도 전통가옥을 떠올리게 하는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전경
먼저 역사 공간으로 너른 기와지붕이 인상적인 건물, ‘광주시립민속박물관’입니다. 이곳은 광주의 민속자료를 중심으로 문화유산인 유형문화재(有形文化財)를 수집•보관하며 이를 토대로 1년에 두 번 테마를 바꿔 전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 민속박물관 특별전시, <삶의 터전, 전라도를 돌아 보다展 (2018.9.19~2019.11)>
조상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공간, 입구를 들어서자 전면으로 차전놀이 부조가 보이는데요, 그 역동성이 마치 눈앞에서 놀이가 펼쳐진 듯 생생함을 줍니다. 현재 민속박물관에서는 특별전시, <삶의 터전, 전라도를 돌아보다展(2018.9.19~2019.11)>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라도 사람들이 살아온 옛 모습을 되돌아보는 전시로 크게 ‘1. 자연과 조화로운 삶터, 2. 삶의 터전, 3. 손끝의 예술, 민속공예, 4. 전라도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제1부 <자연과 조화로운 삶터> 전시 세부 '전라도의 밥상'
▲ 제1부 <자연과 조화로운 삶터> 전시 세부 '다채로운 의복'
풍요롭고 복된 고장, 전라도의 멋과 맛을 한껏 느껴보는 소중한 기회, <1. 자연과 조화로운 삶터>에서는 대체적으로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자원의 혜택을 받아온 전라도의 의식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배산임수의 지형을 갖춘 ‘一’ 자 형의 살림집,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다양한 음식문화, 무명과 삼베 등 다채로운 의생활, 마지막으로 풍요로운 자연과 뛰어난 예술적 감각의 조화 순으로 진행되는 전시는 쉽고 재미있어 아이들도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5첩 반상기, 경주 이씨 분묘 출토 장옷, 반닫이 등 실물 전시 또한 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 제2부 <삶의 터전> 전시 세부 ‘다양한 농기구들’
▲ 제3부 <손끝의 예술, 민속공예> 전시 세부, 한지를 꼬아 만든 ‘지승공예’
<2. 삶의 터전>에서는 채집이나 사냥부터 강천어업, 해면어업, 제염업, 그리고 농업에 이르는 다양한 생업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벼농사는 전라도 사람들의 삶 그 자체로 호리쟁기질, 모내기, 추수를 통한 벼농사의 과정은 물론 그에 따른 세시풍속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네요. 이어서 <3. 손끝의 예술, 민속공예>에서는 채상, 명 항아리, 나주반 등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전라도 공예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제4부 <전라도 사람들> 전시 세부 ‘혼례 모습’
마지막으로 <4. 전라도 사람들>에서는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한 평생을 살며 겪는 개인적, 사회적 변화를 순차적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탄생, 성년식, 혼인, 출산, 죽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가례’에 기준을 두고 ‘관혼상제’로 구분하는데요, 각 관문마다 가족 등 공동체에 기반을 둔 의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마을 신앙의 대상물. 조탑은 주변의 자연석을 이용하여 원형으로 쌓고 윗돌을 올려놓는다
알찬 특별전시 관람을 마치고 건물 밖을 나서자 탁 트인 야외전시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에는 물레방앗간과 연자방앗간, 태실을 비롯하여 갖가지 석물 등 100여 점의 민속자료와 시설물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광주를 대표하는,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를 대표하는, 광주시립미술관 전경
다음은 문화공간으로 존재하는 ‘광주시립미술관’입니다. 호남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 전시하며 광주 비엔날레 행사를 주관하기도 하는 광주시 대표 미술관으로 중외공원 본관을 중심으로 광주 금남로 전시관, 상록 전시관, 비엔날레관 그리고 서울 인사동 갤러리 등 분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월 말, 방문 당시 3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당신 속의 낙원>과 <석현(石峴) 박은용展> 그리고 <2018 신소장품 ‘무등을 바라보다’展>이 그것입니다.
▲ 체험형 영상작품, 이배경 작가의 <생각에 잠긴 공간>
먼저 3월 20일까지 열리는 <당신 속의 낙원>입니다. ‘Media YouTopia’라는 부제답게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 영상작품과 설치미술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집들이 시선을 잡아끄는 정운학 작가의 작품 <종이집>. 수족관과 식물들이 어우러진 정기현 작가의 <실험실, 예외점>, 대만 미디어아트를 대표하는 유안공밍은 이번 전시에서 특별한 영상작품을 선보이는데요, 난민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사회 문제로 인한 혼란스러움을 놀이공원이 폭발하는 모습에 빗대 표현했습니다.
▲ <석현(石峴) 박은용展> 전시 전경
<석현(石峴) 박은용展>은 특히나 울림이 큰 전시였습니다. 창의적 화풍을 통해 호남 한국화의 새로운 장을 연 석현 박은용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기획된 전시인데요, 그의 독창적이고 고집스러운 작품세계, 작업에 대한 집념과 치열한 예술혼, 혼신을 다해 창의적 길을 걸었던 석현 박은용의 작가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전시 기간이 3월 10일까지로 어서어서 서둘러야겠네요!
▲ 2018 신소장품 ‘무등을 바라 보다展' 전시 전경
마지막으로 <2018 신소장품 ‘무등을 바라보다’展>은 2018년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수집한 작품 총 116점 중 대중적 선호도 높은 작품 33점을 선정하여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전시입니다. 강길성, 구철우, 김대원, 김용욱, 김유미, 김재성, 노정숙 작가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시민과 함께하는 도심 속 문화 녹지 '중외공원'
문화예술회관, 시립미술관, 민속박물관 등 문화공간은 물론 잘 가꾸어진 자연녹지까지! 명실공히 도심 속 문화녹지로 자리 잡은 중외공원은 2월 말~3월 초 현재 홍매화가 한창입니다. 5월이면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 가을이면 단풍이 장관이라고 하니 때마다 들려도 좋을 그런 곳입니다.
Travel Tip. 광주민속박물관
주소 : 광주 북구 서하로 48-25 (용봉동 1004-4)
이용 : 매일 09:00~18:00 (상설전시실 임시휴관 7월 30일~11월 말)
휴무 : 월요일 휴무 (1월 1일, 공휴일 다음날)
전화 : 062-613-5337
Travel Tip. 광주시립미술관
주소 : 광주 북구 하서로 52 (운암동 164)
이용 : 매일 10:00~18:00(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휴관/수요일~20:00)
홈페이지 : http://artmuse.gwangju.go.kr
전화 : 062-613-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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