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나라 음악쌀롱] 가을음악, 꽃이 주인을 만나 얼굴이 붉어지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낮보다 밤이 길어진다는 추분(秋分)이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것 같아요. 가을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단어, 바로 ‘단풍’인데요. 올해 단풍은 9월 27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10월 중순까지가 가장 절정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을 찾는 시기가 이때쯤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내장산 단풍축제를 비롯해 백양사, 소요산, 지리산 피아골, 팔공산, 속리산, 뱀사골, 철암, 감악산 등등 매우 많은 단풍축제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산과 꽃에 관한 노래들을 좀 살펴볼까 싶습니다.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트로트 여자 가수 김용임의 <내장산>이 대표적인 산과 관련된 노래이지요. <부초 같은 인생>, <사랑님>, <빙빙빙> 등 히트곡도 많고 노래 잘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가창력을 뽐내는 우리나라 정통 트로트계의 대표적인 여자가수입니다. 서울예술전문대학 무용과에 재학하던 중 1984년 KBS신인가요제에 <목련>이라는 노래로 참여하면서 가수로 데뷔하였다고 하네요. <내장산>은 정읍시와 정읍문화원이 내장산 가사 전국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가사에 작곡가 이호섭 씨가 만들어 김용임 씨가 녹음해 발표했는데요, 워낙 맛깔나고 시원시원하게 가창하는 김용임 씨의 매력이 돋보이는 그런 곡입니다. 산을 제목으로 한 대표적인 히트곡이지요. 한번 감상해 보실까요.
사진출처 : https://goo.gl/o7XEcv
영상출처 : https://youtu.be/DsR_79MEyRE
꽃과 관련된 노래하면 봄꽃은 아무래도 <벚꽃엔딩>을 이길만한 곡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곡을 제외하고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곡을 추천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 박효신의 <야생화>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야생화는 들꽃 또는 야화라고도 하는데요, 지국에는 약 25만 종, 한국에는 약 3,500종의 꽃 피는 식물이 있는데 이 대부분이 야생화라고 합니다. 그중 가을에 개화하는 야생화는 여러분이 좀 낯설 수 있는 이름이 많은데요, 향유, 산박하, 흰고려엉겅퀴, 나비나물, 쇠무릎, 마타리, 뚱딴지, 궁궁이, 미역취 등이 있습니다. 박효신의 야생화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이 곡은 박효신 본인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습니다. 2014년 3월 28일, 2010년 6집 앨범 이후 무려 4년 만에 야심 차게 발매한 그런 앨범이지요. 박효신 씨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곡을 최고로 치는 팬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개인적으로 필자도 박효신의 <눈의 꽃> 다음으로 좋아하는 곡이 이 작품입니다.
사진출처 : (좌)https://goo.gl/RsLe8w/(우)https://goo.gl/jSGTy8
영상출처 : https://youtu.be/OxgiiyLp5pk
<눈의 꽃>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OST 앨범으로, 리메이크곡입니다. 원작자가 나카시마 미카(Nakashima Mika)라는 일본의 여가수이지요. 2004년에 발매되었는데요, 솔직히 처음에 들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냥 ‘가수 박효신 스타일의 발라드구나.’하고 흘려들었는데, 드라마를 보고 감정이입이 되면서 어찌나 노래가 구슬프게 들리던지…. 아직도 들을 때면 드라마 전체가 떠오를 정도로 너무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박효신의 <눈의 꽃>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나카시마 미카의 원곡 <雪の華(유키노하라)>도 색다른 느낌으로 들으실 수 있을 듯하여 추천해 봅니다.
사진출처 : (좌)https://goo.gl/KRAFAV/(우)https://goo.gl/41elp6
영상출처 : https://youtu.be/aRQxLcPrLes
심수봉 선생님의 <백만 송이 장미>도 꽃과 관련된 곡입니다. 제가 어릴 적 트로트에 별로 관심이 없었을 때도 왠지 정이 가는 곡이더라고요. 가사가 슬프다고 해야 할까요? 2003년 10월에 발매되었는데, 최근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으로 출연했던 국카스텐 하현우 씨가 이 곡을 불러 또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곡은 번안곡입니다. 원곡이 알라 푸가체바(Alla Pugatcheva)의 <마리나가 준 인생>이란 러시아 작품입니다. 가난한 화가가 전 재산을 팔아 어떤 여배우를 위해 백만 송이 장미를 샀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사이지요. 가사를 보면 그 스토리를 알 수 있습니다.
한 화가가 살았네 홀로 살고 있었지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다네
그래서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의 그림과 피를 팔아
그 돈으로 바다도 덮을 만큼 장미꽃을 샀다네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붉은 장미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
그대가 아침에 깨어나면 정신이 이상해질지도 몰라
마치 꿈의 연장인 것처럼 광장이 꽃으로 넘쳐날 테니까
정신을 차리면 궁금해하겠지 어떤 부호가 여기다 꽃을 두었을까 하고
창 밑에는 가난한 화가가 숨도 멈춘 채 서 있는데 말이야
만남은 너무 짧았고 밤이 되자 기차가 그녀를 멀리 데려가 버렸지
하지만 그녀의 인생에는 넋을 빼앗길 듯한 장미의 노래가 함께 했다네
화가는 혼자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삶에도 꽃으로 가득 찬 광장이 함께 했다네
Ala Pugachiova의<Milion Alych Roz>(1983) 버전으로 감상해보시겠습니다.
사진출처 : (좌)https://goo.gl/iri34I/(우)https://goo.gl/DDptek
영상출처 : https://youtu.be/ZqsZhAzyCfk
꽃과 관련된 노래들은 참 많은데, 곡들을 소개해 드리고 나니 벌써 페이지가 이렇게 다 차버렸네요. 추석이 지나고 보니 2016년 올해도 몇 달 남지 않았네요.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내가 달려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도 파이팅 하시길!
글쓴이 연하남 양동옥은
현재 음악나라 녹음실을 운영하는 현역 작곡가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시인이다. 10여 년 간 쌓아 온 그의 음악적인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중적인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메일 ss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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