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일상다반사1108 [에피소드] 밀짚모자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7월이면 움직이는 것조차 싫어진다. 나무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소설책 한 권을 읽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그런데 현실은 뜨거운 뙤약볕과 마주해야 할 때가 많았다. 비가 오고 나면 한 뼘씩 크는 잡초와 땅속에 꽁꽁 숨겨져 있던 돌멩이들이 얼굴을 내민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은 배가 늘어난다. 일손 구하기 어려운 여름철에는 고사리손들까지 함께해야 한다. 아침을 먹고 나자마자 일은 시작이다. 해가 막 떠올라 그 열기는 대단하지 않지만, 머리 위까지 올라서면 그야말로 푹푹 찌는 날이 될 것이다. 그에 대한 대비로 엄마는 토시와 수건을 꺼내주신다. 중무장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밀짚모자를 건네받는다. 얼굴을 다 감싸 안고도 남을 정도로 큰 모자다. 커다란 챙이 .. 2022. 7. 19. [글레노리 노란우체통] 혹스베리강 우편배달 혹스베리강 우편배달 - 나의 두려움은 압화되었다 브루클린에서 배를 타고 강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보기로 했다. 7월은 시드니 겨울의 중심. 연일 우중이었지만 오래된 약속이었다. 홍수 끝에 척박한 황토색 강의 흐름을 따라 섬들은 강의 체수를 닮지 않고 초록빛을 울타리처럼 감고 있었다. 오랜만에 바싹 든 겨울 햇살에 섬들은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는 우편물을 배달하는 배의 여정에 동승했다. 옛 어른들이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 했다. 그 말도 세월 따라 탈색되는가. 나는 변하고도 아직 살아있다. 가파른 계단을 통해 이층 선상에 오를 때 미량의 멀미를 느꼈을 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왁자지껄 흥겨워하는 일행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선상 서비스로 나오는 커피와 비스킷 맛을 온전히 다 느낄 정도니 이만.. 2022. 7. 14. [포토에세이] 수채화를 눈에 담아가세요 [포토에세이] 수채화를 눈에 담아가세요 장마철이 한창인 가운데, 가끔 하늘이 파란 속살을 내보일 때가 있어요. 기온과 습도가 높아 산책하기엔 부담스럽지만, 이 아름다운 수채화를 눈에 담아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부지런히 발품을 벌어 봅니다. 촬영일 / 7월 촬영지 / 광주 K4사업장 주변 글과 사진 / K4 품질보증부문 신뢰성파트 오현철 수석 2022. 7. 4. [포토에세이] 무등산 꽃길 [포토에세이] 무등산 꽃길 무등산 중봉 언저리엔 꽃길이 만들어졌네요. 긴 가뭄에 단비! 눈 앞에 꽃길! 모두 행복한 일들만 있길 기원합니다. 촬영지 / 무등산 촬영일 / 6월 글 / 제조본부 ATK생산기획팀 김영조 수석 2022. 6. 30. [에피소드] 라벨을 떼다 저녁을 다 먹고 나서 TV를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가 계속 나는 바람에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페트병 찌그러지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궁금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주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어머니가 무언가를 하고 계신 모양이었다. “무얼 하시나요?” 묻자 어머니는 몇 초간 뜸을 들인 후 대답을 해주셨다. “라벨을 떼고 있단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어제 먹었던 1.5l짜리 생수병이었다. 생수병이 라벨을 떼고 나니 투명한 페트병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어머니께서 라벨을 꼼꼼하게 뗀 덕에 페트병이 말끔해 보였다. 이윽고 페트병을 발로 밟았다. 몰라보게 부피가 줄어들었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베란다로 가셨다. 나도 어머니가 가시는 곳으로 몸을 움직였다. 베란다 .. 2022. 6. 28. [포토에세이] 바닥 분수 위의 요정들 [포토에세이] 바닥 분수 위의 요정들 “까르르! 까르르!” 왁자지껄한 소리에 베란다 밖을 내려다보니 요정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중단되었던 바닥 분수가 다시 가동됨에 따라, 아이들이 신난 물놀이를 하며 때이른 무더위를 슬기롭게 피하고 있습니다. 촬영일 / 6월 촬영지 / 광주광역시 남구 효천지구 글과 사진 / K4 품질보증부문 신뢰성파트 오현철 수석 2022. 6. 21. 이전 1 ··· 48 49 50 51 52 53 54 ··· 1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