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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어 탐구생활] ‘적당하게 해주세요’는 일본에서 편하게 써도 되는 표현일까?

by 앰코인스토리.. 2026. 7. 21.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사전에 적힌 뜻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본어는 한국어와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같은 한자를 사용해 뜻이 비슷한 단어도 많습니다. ‘무리(무리, 無理), 가족(가조쿠, 家族), 준비(쥰비, 準備), 시간(지칸, 時間) 등.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뜻과, 일본인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뜻의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한국인과 다른 일본어 어휘 네 가지를 탐구해 보겠습니다.

🔎 適当 (적당, 테키토)

한국어에서 “적당하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알맞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해달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도 무조건 긍정적으로 쓰지는 않지만, 일본에서는 ‘알맞다’보다는 ‘대충, 대강’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알맞게, 적절한 수준으로’를 요구하고 싶다면 適切(테키세츠, 적절)나 ほどほどに(호도호도니, 어느 정도껏)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 検討 (검토, 켄토)

비즈니스 제안을 했을 때 한국에서는 상대방이 “검토해 보겠습니다(検討します).”라고 답하면 왠지 긍정적인 분위기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 표현이 곧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검토하겠다는 뜻일 수도 있고,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완곡한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는 상대방을 배려해 직접적인 거절을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다테마에), 検討します(켄토시마스) 역시 그런 문화적 맥락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 愛人 (애인, 아이진)

한국어에서 애인(愛人)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를 뜻하는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아이진’은 ‘법적인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불륜 상대’를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당하게 “제 애인입니다.”라고 소개하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연인을 소개할 때는 彼氏(카레시, 남자친구), 彼女(카노죠, 여자친구) 혹은 恋人(코이비토, 연인)라는 단어를 써야 합니다.

 

🔎 約束 (약속, 야쿠소쿠)

한국에선 밥을 먹거나 놀러 가기로 했을 때 “나 오늘 약속 있어.”라는 말을 흔히 씁니다. 일본에서도 친구와의 만남에 같은 표현을 쓰긴 하지만, 한국어보다는 쓰임새가 좁은 편입니다. 일본어의 약속은 ‘누군가와 맺은 합의’에 명확히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제안을 거절할 때 “다른 약속(야쿠소쿠)이 있어서요.”라고 대답하면 다소 딱딱하거나 구체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개인 일정으로 에둘러 부드럽게 거절할 때는 予定(요테, 예정)이나 用事(요지, 볼일)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언어의 묘미는 이러한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알아가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에 나오는 딱딱한 뜻을 넘어, 그 단어를 쓰는 사람들의 문화와 감정선을 이해하게 되면 일본어가 훨씬 더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추가로 원고를 작성하면서 알게 된 재밌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요, 可愛(가애)입니다. 한자 문화권임에도 한국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표현이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可愛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일본어를 잘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카와이’의 어원이 바로 이 글자입니다. 중국에선 kě'ài라고 하는데요, 한국어의 ‘귀엽다’의 어원은 확실하게 알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 여러 가설이 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부디 여러분께 이번 호도 유익했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 사진출처 : AI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