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요리와 친해지기

[와인과 친해지기]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

by 앰코인스토리.. 2014. 7. 4.

직장인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휴가철이 다가온다. 캠핑이 지금처럼 유행하지 않았던 5년 전, 설악산 진부령 초입에 있는 소똥령이란 곳으로 휴가를 떠났었다. 고개만 넘으면 동해도 있고 설악산도 있어서 선택했던 곳인데, 마을 입구에는 멋진 계곡이 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마을 주변을 둘러보았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 옆에 텐트와 그늘막을 멋지게 설치하고 그 아래 간이침대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부부를 보았다.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잘 갖춰놓은 도구들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아이들은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수영을 하면서 놀고, 배가 고프면 텐트로 돌아와 맛있는 간식을 먹고, 숯불을 피워 바비큐 파티를 하고, 밤이 되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여름휴가! 모든 것이 갖춰진 리조트나 펜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과 함께하는 경험이 두고두고 소중한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았다. 필자도 그 후로 텐트를 구매하긴 했지만 몇 번 사용도 못 해보고 그만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 Piper Heidsieck

 

혹시 이번 여름휴가 때 캠핑을 계획한다면, 저녁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을 준비해서 가져가 보자. 마트에 가서 직원에게 바비큐 고기 종류를 알려주면서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친절한 설명과 함께 여러 와인을 소개해 줄 것이다. 그중에 가격을 비교해 마음에 드는 와인으로 고르면 된다. 숯불구이 바비큐가 소고기라면 묵직한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나 말벡(Malbec) 품종의 레드와인을, 삼겹살 구이라면 산도가 있는 이태리 키안티 와인(Chianti Wine)이나 거친 맛이 있는 샤도네이(Chardonnay) 화이트와인을 매칭시키면 좋다.

 

ⓒ Bohigas

 

날이 더워지면 레드와인보다는 차갑게 해서 마시는 화이트와인이나 거품이 나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을 많이 찾는다. 우리에게 아직 생소하지만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카바(CAVA)는 잘 고르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고, 특히 삼겹살 구이나 회 같은 수산물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려서 음식과 잘 어울리니 휴가를 떠날 때 한 병쯤 챙겨가도 좋을 것 같다.


“어떤 와인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샴페인이요.”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와인 고수일 것이다. 흔히 와인을 좋아하는 단계가 있다고 한다. 달콤한 와인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와인에 눈을 뜬 후, 묵직하고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다가 섬세한 차이를 내는 피노 누아(Pinot Noir, 스페인어로는 피노 누아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거쳐서 샴페인으로 간다고 말이다. 즉, 샴페인이 와인의 정점에 있는 것이다.


보통 거품이 나는 화이트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법적으로는,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만든 와인만을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 외 프랑스에서 만드는 와인은 ‘크레망(Crement)’이라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Spumante), 스페인은 카바(Cava), 독일은 젝트(Sekt),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부른다.


1차 발효가 완료된 와인 병 속에 이스트나 당분을 첨가해 다시 발효를 시키면 탄산가스가 생성되고 와인에 녹아든다. 가스에 인한 압력이 상당하므로 병도 두껍고 코르크가 튀어 나가지 못하게 쇠고리가 달린 병마개로 봉인되었다. 코르크를 제거할 때 제거된 코르크가 총알처럼 날아가서 주위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으니, 왼손으로 병 목 부문을 꽉 잡아 테이블에 누르고 오른손으로 코르크를 서서히 위로 돌려가며 딴다.

 

샴페인의 종류

 

* 빈티지 샴페인 (Vintage Champagne) : 수확이 뛰어난 해의 포도를 적어도 3년 이상 숙성시킨 다음 만든 것. 샴페인을 선물 받았는데 생산연도(빈티지)가 적혀있으면 귀한 것이라고 봐도 된다.
* 논 빈티지 샴페인 (Non-Vintage Champagne) : 두세 개의 빈티지를 블렌딩해서 만든 것으로 전체 샴페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 로제 샴페인 (Rose Champagne) : 소량의 레드와인을 첨가했다.
* 블랑 드 누아 샴페인 (blanc de noirs Champagne) : 적포도 품종인 삐노 누아로 만들어졌다.
* 블랑 드 블랑 샴페인 (blanc de blancs Champagne) : 청포도인 샤르도네 품종으로만 만들어졌다.

 

만약 레이블에 ‘브뤼(Brut)’라고 쓰여 있다면 ‘달지 않다’는 뜻이다.

 

샴페인 중에 추천할만한 와인으로는 다음과 같다.

 

파이퍼 하이직, 퀴베 브뤼 (Piper Heidsieck, Cuvee Brut)

 

ⓒ Piper Heidsieck

마릴린 먼로는 “나는 샤넬 No.5를 입고 잠이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라고 했다. 샴페인으로 목욕할 정도로 파이퍼 하이직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고 한다. 해서 ‘먼로 와인’으로 통한다. 빨간색 라벨이 감각적으로 다가오고, 생각보다 맛도 강렬하다. 가격은 할인 가격으로 5만 원 대인데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모엣&샹동, 돔 페리뇽 (Moet&Chandon, Dom Perignon)

 

ⓒ Moet&Chandon

샴페인의 원리를 발견한 수도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라 샴페인 이름을 지었다. 샴페인 중 최고라고 꼽는 데 있어서 주저함이 없는 와인이다. 오래전, 와인 모임 송년회에서 2002 빈티지 돔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섬세한 기포와 잘 말린 볏짚 향이 인상적인 와인이었다. 최고의 순간을 축하하는 와인으로 추천한다. 가격은 뭐랄까. 많이 비싸다.

카바 중에는 이 와인을 추천한다.

 

 

보히가스, 브륏 리제르바 (Bohigas, Brut Reserva NV)

 

ⓒ Bohigas

보통 카바는 저급 스파클링 와인으로 취급당하기 일쑤다. 피노 누아나 샤도네이처럼 국제적인 품종을 사용하지 않고 스페인 토착 화이트 품종을 섞어서 만들어, 톡 쏘고 거칠게 들이대기 때문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이 와인은 데일리급 카바(20불 이하)를 로버트 파커가 직접 테이스팅하는 것도 드물지만 무려 90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은 와인이다. 잔잔한 기포, 적당한 산도와 과실 향이 인상적이다. 벌써 두 번째 만났는데 가격 대비 참 괜찮은 와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할인 가격으로 19,000원 정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