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일로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가 있지요. 법이 제대로 응징하지 못한 악인을 진짜 악마가 나서서라도 대신 벌을 줬으면 좋겠다. 수많은 대중들이 머리속으로 떠올리기만 했던 상상들을 실제 극으로 연출한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착한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아온 박신혜 배우가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는 소식으로 인해 방영 전부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캐릭터에 대한 많은 이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당시의 인기 상승세와 시청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드라마 자체는 법의 미비함 속에서 개인이 나서는 복수극으로 스토리와 개연성에 큰 중점을 둔 작품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악인의 응징에 대한 갈망을 표출해주는 속 시원한 사이다물에 가깝습니다. 현실의 불완전한 정의를 비판하는 사법 불신적인 메시지가 담겨있긴 하지만, ‘사회고발’이라는 장르를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전개로 이어지지 않고, 그마저도 극을 유치하게 만드는 여러 장치들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라는 날카로운 지적들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렇게 크고 작은 지적들 속에서도 드라마가 11.9%라는 높은 시청률로 마감하게 된 이유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죄인들을 향한 악마의 무자비한 처벌을 통해 매회 강력한 도파민을 선사했다는 점, 그리고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들 덕분이었지 않았을까 합니다.
캐릭터 간 특이한 관계성도 극 중 매력을 더했지만, 그 중에서도 사악하고 사랑스러운 안티 히어로 강빛나를 연기한 박신혜 배우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칭찬 어린 평을 얻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애정만큼, 박신혜 배우 또한 21년이라는 오랜 연기 경력 끝에 만나게 된 강빛나 역을 통해 새로운 연기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배우로서의 노력을 보답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천국의 계단>, <미남이시네요>, <넌 내게 반했어>,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 대부분의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어렵지만 꿋꿋하고 신념이 있는 인물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굳어져버린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배우의 고민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살아있다>로, 그리고 다시 <콜>로 향하는 필모그래피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박신혜 배우가 그토록 벗어나고자 한 ‘캔디’ 이미지의 시초가 된 드라마라면, <미남이시네요>와 <상속자들> 정도가 대표적일 것 같은데요, 이 두 드라마 모두 국내 방영 당시 두터운 매니아 층을 자랑하며 높은 시청률로 종영되었고, 그 중 <미남이시네요>는 일본에서도 큰 인기리에 방송되며 <美男ですね>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어 일본 내 시청률 11.5%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욘사마 신드롬에 이어 근짱 신드롬까지 몰고 온 드라마 <美男ですね>의 대사들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どうしたの?
도우시따노?
무슨 일이야?
あ、蝉だ。
아, 세미다.
어, 매미다.
目が覚めたら、顔に泊まってたんです。
메가 사메따라, 카오니 토맛뗏딴데스.
눈을 떴더니, 얼굴에 붙어있었어요.
そりゃあ驚くよね。
소랴 오도로쿠요네.
그거야 놀라겠네.
おい、不法侵入だ。逮捕する!
오이, 후호우신뉴다. 타이호스루!
어이, 불법침입이야. 체포한다!
良かった。泥棒でも入ったのかと思ったよ。
요깟따. 도로보데모 하잇따노카토 오못따요.
다행이다. 도둑이라도 든 줄 알았어.
全く, 人騒がせな奴だ。
맛탁쿠 히또사와가세나 야쯔다.
정말로 소란스러운 녀석이야.
すいませんでした。
스이마셍데시따.
죄송합니다.
もし、澪に何かあったら俺は。。。いつでも助けに来るからな。
모시, 미오니 나니까 앗따라 오레와… 이쯔데모 다스케니 쿠루까라나.
만약 미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와주러 올 테니까.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아리가토고자이마스!
고맙습니다!
お休み。
오야스미.
잘 자.
蝉 (세미) : 매미
目が覚める (메가 사메루) : 눈을 뜨다, 잠에서 깨다, 정신차리다
泊まる (토마루) : 묵다, 숙박하다, 머무르다
驚く (오도로쿠) : 놀라다, 경악하다
不法侵入 (후호신뉴) : 불법침입
逮捕する (타이호스루) : 체포하다
泥棒 (도로보) : 도둑, 도둑질
人騒がせ (히토사와가세) : 놀라게 함, 떠들썩하게 함, 소란을 피움
助ける (타스케루) : 돕다, 구조하다, 거들다
모든 배우에게 변신은 숙명이자 크나큰 숙제라고 하는데, 박신혜 배우가 이번 <지옥에서 온 판사>를 통해 오랜 준비 끝에 맞이하게 된 캐릭터를 최선을 다해 연기했고, 이를 멋지게 성공했다는 점에서 드라마 화제성의 이유가 증명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전환점이 된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그녀가 더욱 멋진 배우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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