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수많은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바위나 주변이 붉은색을 띠면 모두 레드락(Red Rock)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그중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의 레드락 캐니언은 유일하게 ‘국립’이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정식 명칭은 Red Rock Canyon National Conservation Area, 한국말로 굳이 옮기자면 ‘빨간 바위 협곡 국립 보존구역’이 될 것 같네요. 뭔가 다른 곳보다 훌륭한 경관이 있으니 국립이란 단어를 붙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박과 화려한 밤거리를 자랑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30분 정도만 서쪽으로 가면 이러한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공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10월부터 5월까지는 차량 예약을 미리 해야 하는데 갈 때마다 몰라서 못 들어가고 너무 늦어서 못 들어가기를 반복했는데, 한 여름철이라 예약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차 한 대당 25불(한화 약 2만 6천 원)을 받는데요, 도로가 일방통행이고 넓고 중간중간에 전망대가 있어서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욱 멋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차를 세워놓고 트레일을 따라 걸을 수도 있고 그냥 차를 타고 총 거리 20km 정도의 창밖 너머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지요. 어떤 곳을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길이 너무나 잘 닦여져 있고 안쪽으로 좀 들어와야 멋진 빨간 바위산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입장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고생대에 석회질 퇴적층이 쌓여 석회암을 만들고 중생대에는 지각이 상승하면서 모래사막이 되고 모래와 탄산칼슘이 섞이면서 다양한 색상의 사암층이 생성되었다고 합니다. 붉은색은 바위 속의 철 성분이 바깥 공기에 의해 산화가 되어 이루어진 것입니다. 애리조나주에도 세도나(Senoda)라는 곳이 있는데 이와 같은 현상으로 생성된 곳입니다. 다만, 다른 점은 세도나는 입장권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좀 더 많은 붉은 바위산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사람들이 사는 도시도 형성되어 있고요.
이곳은 또한 자연 생태계도 많은 동식물이 삽니다. 식물은 600여 종이 산다는데 사막 기후를 생각하면 식물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큰 동물로는 야생 당나귀(Wild burros), 큰 뿔 양(Bighorn sheep) 등이 사는데, 이곳이 사막 육지거북 보호 서식지라고 합니다. 필자가 방문 시에 이런 동물들은 못 봤습니다.
한때 인디언(Native American)이 살았다는 이곳은 현재 많은 라스베이거스와 인근 도시 시민에 좋은 등산로와 자전거 하이킹 코스를 제공합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잠시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 생각이 듭니다. 애리조나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 다음 방문 시에는 육지거북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더 깊숙한 데스 밸리(Death Valley)로 차량을 돌립니다.
※ 사진출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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