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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에너지 다시 보기] 물 쓰듯 넉넉히! 인심 좋은 ‘해양에너지’

by 앰코인스토리.. 2023. 3. 15.

물 쓰듯 넉넉히!
인심 좋은 ‘해양에너지’

사진출처 : 픽사베이 pixabay.com

여러분은 바다가 없는 지구를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우리의 밥상을 풍요롭게 하는 바닷속 풍부한 해산물을 먹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요, 지구는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 존재할 수 없게 되지요. 바다는 태양열을 공급받아 열을 저장하거나 받은 열을 통해 지구 전체의 물의 순환이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데 바다가 사라진다면 지구 전체에 심각한 기후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 5억 1천만 ㎢ 중 약 3억 6천만 ㎢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육지는 지구의 30%밖에 되지 않으며 지구 면적의 약 70% 이상이 바다, 즉 물로 덮여 있습니다. 이 많은 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지구 내부에서 생성되었다는 가설도 있고,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혜성이 물을 공급해주었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소행성의 충돌로 물이 생성되었다고 하는 가설도 존재하지요. 

 

바다는 지구의 환경적인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넘어 인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는 자원으로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 에너지를 대체하며, 재생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사용 에너지로서 가장 잘 부합하는 에너지 중 하나가 바로 해양에너지이지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거대한 바다를 온전히 에너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에너지 부족 문제는 더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바다는 지구의 자전과 바다 염분 농도, 그리고 태양과 달이 지구에 미치는 중력의 영향으로 인해 거대한 이동이 이루어집니다. 이 거대한 움직임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 바로 해양에너지의 기본 아이디어입니다. 해양에너지는 크게 조력 발전, 파력 발전, 조류 발전, 그리고 온도 차 발전,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어떻게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지 한 번 살펴볼까요?

 

사진출처 : Nasa Climate Kids www.climatekids.nasa.gov/tidal-energy

 

먼저, 조력 발전입니다. 조력 발전은 조수 간만의 차를 활용하지요. 조수 간만의 수위 차에서 발생하는 위치에너지를 가지고 발전기를 돌리는 운동에너지로 변환합니다. 조수 간만의 수위 차는 달과 태양의 중력에 영향을 받아 주기적으로 해수면의 높낮이가 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해수면이 가장 높을 때를 ‘만조’, 가장 낮을 때를 ‘간조’라 하고 이 현상을 ‘밀물’과 ‘썰물’이라 하지요. 밀물 때 들어왔던 물을 가두어 놓았다가 썰물 때 낮아진 해수면으로 해수를 보내어 터빈 발전기를 돌리게 됩니다.

 

조력 발전은 규칙적인 현상에서 비롯되는 에너지이며, 전력 생산량도 타 재생 에너지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조수 간만 수위 차가 최소 3m 이상은 돼야 해서, 알맞은 조건의 지역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밀물과 썰물에 오가는 해수의 양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염분 농도의 변화가 커지면서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요.

 

사진출처 : K-Water 공식 블로그 www.ilovekwater.tistory.com

 

우리나라에서도 조력 발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는데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력 발전소로는 2011년 준공된 시화호 조력 발전소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조력 발전소로 매일 250M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소양강 댐에서 생산하는 에너지의 2배에 달한다고 하며, 연간 862,000 배럴의 유류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냅니다.

 

조력 발전과 에너지 기원이 동일한 조류 발전도 있습니다. 두 방식 모두 태양과 달의 인력에서 비롯되는 조석 현상을 활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지요. 하지만 조류 발전이 조력 발전과 다른 점은 인위적으로 해수의 흐름을 제어하는 조력 발전과 달리 조류 발전은 자연적인 조류의 흐름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가동물체형 파력 발전 (사진출처 : YaleEnvironment360 www.e360.yale.edu)

파력 발전도 있습니다. 파력 발전은 철썩이는 파도를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합니다, 파도가 생기는 원리는 복합적인 힘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데요. 대부분의 파도는 바람에 의해 생성되지만, 태양과 달의 중력, 지진으로 움직인 바다가 다시 지구의 중력으로 지구 중심 방향으로 이끌어지면서 출렁거리는 파도가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에는 2016년 제주시 용수리 해안에 용수시험파력발전플랜트가 건설되었고, 2021년 11월에 제주 추자도에 방파제와 연계한 묵리파력발전소가 건설되었습니다.

 

파력 발전은 발전기의 작동 방식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크게 가동물체형, 진동수주형, 그리고 월파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가동물체형은 파도, 즉 수면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며 그 움직임을 바로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발전 방식입니다. 다른 방식에 비해 직접적으로 에너지가 변환되기 때문에 더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가지고 있지만, 파도의 힘에 직접 노출되어 내구성에 취약하다는 것이 단점이지요.

 

진동수주형은 파도가 만들어내는 수면의 상하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공기의 압축 팽창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가동물체형과 반대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지만,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기기가 파도와 맞닿아 있지 않으므로 유지와 보수가 쉬우며 내구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용수시험파력발전소가 바로 이 진동수주형이지요.

 

월파형은 파도의 진행 방향에 사면을 두어 위치에너지로 변환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또한 파도의 힘을 직접적으로 받아내지 않기 때문에 장치 손상의 염려가 적은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 가지의 방식 모두 장단점이 분명해 어떤 것이 탁월하게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파력 발전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한 기술을 대한민국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www.kict.re.kr

기존보다 발전효율을 2배 이상 향상하고 24시간 안정된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는 새로운 파력 발전 시스템을 개발한 것인데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박민수 연구팀은 ‘2중 변환장치’와 ‘자동 위치조절장치’를 활용하여 파력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원통형 실린더와 스윙판 중에 발전율이 높은 것을 실시간으로 선정하여 발전효율을 높였다고 합니다. 해양환경에 관계없이 설치가 가능한 신개념 파력발전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노릴 수 있게 된 주목할 만한 기술이지요.

 

사진출처 :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www.eia.gov

마지막으로 온도 차를 활용한 발전을 살펴보겠습니다. 해수면의 온도는 바람의 영향으로 물이 뒤섞이면서 유의미한 온도 차가 나지 않지만, 바다가 깊어질수록 온도가 크게 떨어지는데요. 이 같은 온도 차를 이용해 기존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던 터빈 발전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지요. 기화 온도가 매우 낮은 냉매를 활용하여 낮은 온도 차이에도 냉매의 부피가 증가하는 것을 이용하여 터빈을 돌리게 됩니다.

 

기화점이 낮은 냉매를 활용하는 것은 지열 발전 같은 곳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그 기술을 해양에 적용하여 까다로운 지역 조건에도 영향을 덜 받으며, 연중 온도 차가 일정하여 시공간의 제약 없이 연중 내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개발 비용이 크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양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제로 상용화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존재하지요. 에너지 생산 효율이나 바닷물로 인한 부식, 침식, 그리고 초기의 설치 비용의 문제들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해 낸다면, 이 거대한 바다를 온전히 우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겠지요. 물 쓰듯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대한민국 해양에너지 연구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