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호에는 모두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미국의 ‘인디안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인디언’이라는 말은 잘 아시다시피 대항해 시대에 콜롬버스가 향신료와 차의 고장인 인도로 가려다 잘못 내린 곳에서 살던 원주민을 아시아에 있는 인도 사람(Indian) 인 줄 알고 잘못 붙여진 이름입니다. 어원부터가 역사의 승리자인 유럽 이주민들에 의해 붙여진 잘못된 이름이지요. 정확히는 아메리칸 원주민(Native American)이란 표현이 맞습니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 부족들이 인디언 보호국(BIA, Bureau of Indian Affairs)의 허가 아래 주의 통치를 받지 않고 자기들만의 구역에서 자신들의 생활 방식을 지키며 살아가는 자치 공간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연방정부와 주정부와 다르게 별도의 사법권이 있습니다.
인디언 보호구역의 역사를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과 반대로, 아메리칸 원주민은 소멸하는 아픈 역사를 보여줍니다. 처음 유럽에서 넘어온 아메리카 정착민들은 원주민들에서 옥수수 농사 등을 배워 생존해 가며 추수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추수감사절(Thanks Giving Day)라는 문화의 원류가 되었지만,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하면서 더 많은 이주민에게 땅을 마련해 주기 위해 원주민들을 강제 이동시키고 그 와중에 학살이라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 즐겨 들었던 팝송 중 <인디안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이란 노래가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 영어 가사를 다시 읽어보니 체로키(Cherokee) 부족의 슬픈 사연을 담은 노래라는 걸 알았습니다.
2020년 기준 미국에는 약 567개의 인디언 부족이 있고, 약 326개의 인디언 보호구역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전체 총 면적은 약 227,000㎢로 한반도의 면적과 거의 비슷합니다. 인디언 보호구역 중 가장 면적이 큰 보호구역은 애리조나주 북부에 있는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Navajo Indian Reservation)’입니다. 다른 말로는 ‘나바호국(Navajo Nation)’이라고도 불리며 약 17만 명이 산다고 합니다. 크기는 미국의 한 주에 버금가지만 인구가 그리 적은 것은 환경이 사막 지대라 사람이 살기 어려운 자연 환경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보호구역도 이와 다르진 않습니다. 즉, 척박한 땅으로 모두 내몰린 것이지요. 나바호국은 유명한 관광지인 엔탈로프캐년(Antelope Canyon)과 마뉴멘트밸리(Monument Vally)가 있는 곳이어서 관광 가이드로 생계를 이어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의 모든 가이드는 원주민만이 가능합니다. 미국 내 아메리칸 원주민은 약 250만 명이 사는데, 그중 100만 명 정도가 보호구역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약 150만 명은 우리와 함께 일반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면서 듣는 말 중 인디언 부족의 이름을 딴 상품명이 많이 있습니다. 자동차로는 지프(Jeep)사의 체로키(Cherokee)가 있으며, 군용 헬기의 이름의 거의 인디언 부족의 이름을 따와 공격기인 아파치(Apache), 블랙호크(Black hawk) 등이 있습니다. 수송기인 치누크(Chinook)도 모두 인디언 부족의 이름입니다. 원주민 입장에서는 자기 민족을 거의 말살하다시피 한 미국인들이 전쟁에서 사용하는 군용 헬기에 자기들 부족의 이름을 붙인다는 건 슬픈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것일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주민 보호구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Casino)의 건설을 허용하여 생계를 유지하게끔 하는 정책이 있는데 이게 오히려 독이 되어 도박과 마약에 빠져 원주민 부족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동네에서 고속도로 등을 달리다 보면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초대형 호텔 카지노가 보이는 걸 의아했는데, 이게 모두 인디언 보호구역 안의 인디언들에게만 허용하는 사업이라는 걸 알고 애리조나주가 인디언이 가장 많이 산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자료를 보면 볼수록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아메리칸 원주민에 대한 소개는 이걸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유명한 학자의 말을 되새겨 봅니다.
※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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