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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자연에서 배우는 과학] 생체모방 기술과 미래 에너지

by 앰코인스토리.. 2022. 12. 22.

자연에서 배우는 과학, 그 마지막 이야기
에너지 효율의 스승, 자연

 

사진출처 : pixabay

러우 전쟁은 전 세계에 심각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이라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 석유 26.9%, 석탄 46.7%, 천연가스 41.1%에 달하는 에너지원을 수출하고 있는데요. 러시아에 무역 제재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는 원활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일련의 경험을 통해 이미 우리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의 필요성을 이미 통감하고 있습니다.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진 에너지의 효율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지금부터 소개될 여러 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크게 끌어올리기 위해 자연에서 그 힌트를 얻은 사례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사진출처 : pixabay

떼를 지어 이동하는 물고기의 모습은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바닷속 장관 중 하나지요. 하지만 이들의 이동 방식에도 에너지 생산 효율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는 비밀의 기술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소속 연구팀은 물고기 떼가 무리 지어 움직이는 모습에서 풍력 발전의 효율 증대 방안을 구상했습니다.

 

물고기가 떼를 지어 다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천적의 공격에 대응하거나 사냥 등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형태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물고기가 떼를 지어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에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물고기가 떼를 지어 움직이면서 와류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와류가 일정한 패턴으로 발생하면서 물고기의 움직임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실제 연구진은 물고기 떼의 움직임을 모방하여 풍력 발전기 배치에 적용하였고, 기술의 적용으로 10배 이상의 에너지 생산 효율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냈지요.

 

사진출처 : pixabay

같은 대학 재료공학과 허시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식물의 굴광성을 모방하여 태양 전지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굴광성이란 빛의 자극으로 인해 식물이 빛 쪽으로 굽으며 자라는 현상을 말합니다. 빛 쪽에서 먼 쪽에 있는 세포가 더 빠르게 생장하기 때문에 식물이 굽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연구팀은 빛에 반응하는 나노물질과 열에 반응하는 물질을 섞어 중합체로 만든 합성물질을 개발하였는데요, 이 물질은 빛을 받은 후에 이 빛을 열로 전환하고 열에 의해 수축을 하면서 태양 빛이 들어오는 각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수축 이후 빛이 사라지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데, 이 과정을 어떠한 추가적인 에너지 제공 없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하여 기존의 태양열 발전 시스템에 비해 4배 가까이 더 높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pixabay

나방의 눈을 모방하여 태양 패널의 에너지 흡수율을 증가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나방의 눈은 미세한 나노구조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포항공과대학교 김동성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한국기계연구원 나노 자연 모사 연구실장팀이 나방의 눈을 모방하여 빛 반사 없는 자기 세정 유리를 개발했습니다. 나노구조를 활용하여 빛 반사를 줄여 흡수율을 올린다고 하는데요,

 

나방의 눈이 가진 나노구조는 굵기가 수십 nm이고, 길이는 약 100nm인 작은 돌기가 무수히 나 있습니다. 이 구조를 ‘나노필라’ 구조라 하는데 돌기 크기가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짧아 빛이 반사하지 않고 그냥 통과하게 되지요. 또한, 나노구조 돌기를 모방하여 만든 유리이기 때문에 연잎 효과로 인해 유리 위의 먼지 노폐물들이 물방울과 함께 씻겨지는 자기 세정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소 에너지 역시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저비용의 친환경적 대량 생산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서울대 이종협 교수 연구팀은 식물의 광합성을 모방하여 물에서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고안해 이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두 광촉매를 한 나노입자에 구현하여 광합성 원리가 적용될 때 가시광선을 통해 물에서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연구해냈지요. 이 인공 광합성은 기존의 수소 생산보다 5배나 많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니, 만약 이러한 연구들이 성과로 이어진다면 지구상 존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 속 수소를 모두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사진출처 : pixabay

이번 주제를 마지막으로 자연에서 배우는 과학으로서 생체모방 기술의 길고 길었던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그간 항공 우주, 에너지, 건축 등 산업의 전반에 걸쳐 매우 폭넓게 활용되는 생체모방 기술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인류 문제의 해답은 늘 자연 속에 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러운 삶, 어쩌면 그것이 최첨단 세상으로 가는 비밀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