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의 고래는 늘 옳았다!
혹등고래와 프로펠러
지금 대한민국은 모두 ‘우영우 앓이’ 중입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가 천재 변호사로 활동하며 순수하면서도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드라마의 주인공 우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바로 ‘고래’인데요, 집 안의 대부분을 고래 조각상 인형들로 장식하고, 고래가 가지고 있는 많은 특징을 줄줄이 외워 읊을 만큼 그녀의 고래 사랑은 각별합니다. 우영우는 극 중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고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곤 하는데요, 우영우가 사랑하는 ‘고래’, 과연 어떤 동물인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겠지요?
※ 드라마 속 고래사진은 국내 유일의 고래 전문 사진가 장남원(70) 작가의 작품. 지난 5월 5일부터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서울스카이 5주년 미디어아트 특별전 ‘나는 고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시회는 8월 21일까지 이어지니 참고하세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셨다면 혹시 이 장면 기억하시나요? 벽에 걸린 고래 사진을 보며 우영우가 눈시울이 붉히는 장면 말입니다. 그 장면에서 대형 사진 속 고래의 정체가 바로 ‘혹등고래’입니다. 등지느러미가 혹 위에 있다 하여 혹등고래라고 불리며 그 크기는 12~15m에 달합니다. 몸 전체가 대부분 검은색이며 배와 지느러미 일부가 흰색을 띠고 있습니다. 뚱뚱하고 긴 몸에 전체 길이 1/3에 이르는 긴 지느러미가 달려 있습니다.
다 자란 성체의 혹등고래 무게는 30~40t에 달하며 관광버스 2대에 해당하는 무게입니다. 일반적인 동물이라면 움직이기도 힘든 무게이지요. 하지만 혹등고래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예상과 달리 물속에서 상당히 날렵하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혹등고래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일까요? 혹등고래 수영의 비밀은 바로 지느러미 모양에 숨겨져 있습니다.
혹등고래의 지느러미를 가만히 살펴보면 다른 고래들의 지느러미와 다른 점 하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평한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 다른 고래들과 달리 혹등고래의 지느러미 앞쪽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게 돌기의 배열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돌기의 배열이 바로 혹등고래의 움직임을 민첩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줍니다.
공기나 물, 즉 유체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주변 유동 현상은 상당히 중요한데요, 이것은 유체 속을 움직이는 물체 주위에서 유동 박리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유동 박리 현상이란 유체가 물체의 표면을 따라 흐르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유동 박리 현상이 크게 일어나면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는 힘, 즉 항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유동 박리 현상을 잘 제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등고래 지느러미의 돌기는 이 유동 박리 현상이 덜 일어나도록 도와주는데요, 지느러미가 물을 가르고 지나갈 때 지느러미에 있는 혹들이 물이 지느러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아주면서 혹등고래가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혹등고래의 지느러미가 가지고 있는 훌륭한 장점은 프로펠러가 쓰이는 기계들의 효율을 높여주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최해천 교수가 이끄는 연구실과 LG전자 공동 연구팀이 혹등고래 지느러미 혹의 구조를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이 구조를 활용한 에어컨 날개를 통해 10%의 소비전력을 절약할 수 있었으며, 소음 또한 낮출 수 있었지요.
캐나다의 풍력에너지 연구소에서는 풍력발전기의 회전날개에 혹등고래의 지느러미 구조를 적용하였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풍력발전기에 비해 더 많은 회전 속도를 통해 발전기의 효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고래는 지능이 굉장히 뛰어난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5~7세 정도의 아이큐를 지녔다고 해요. 인간 다음으로 가장 똑똑한 생명체가 돌고래라고도 하지요. 실제로도 세계 여러 곳곳에서 고래의 지능과 영특함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인간을 보호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 때문에 마구잡이 사냥과 수족관에서의 무차별적인 사육으로 똑똑한 고래들은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얘기한,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제주도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의 이야기가 그저 드라마 에피소드로 가볍게 넘길 만한 이야기가 아닌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과학적이고, 우리보다 더 지혜롭고 똑똑한 모습을 한 자연의 모든 것들 앞에 우리는 늘 겸손해야하지 않을까요?
이번 여름 휴가로 제주도 바다를 찾는다면 제주 바다로 돌아간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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