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특집] 내가 아직도 물고기로 보이니…?
물고기보다 더 완벽한 로봇물고기
TV 모니터를 전시해 놓은 매장에서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 영상을 틀어 놓고는 합니다. 깊고 투명한 바다에서 춤을 추듯 유영하는 물고기 떼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만약 그 물고기들 사이에 물고기가 아닌 가짜 물고기가 끼어 있다면, 기분이 살짝 으스스해질 듯합니다. 물고기보다 더 완벽한 기능을 해내는 ‘로봇물고기’는 먼 훗날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바닷속 이야기랍니다.
로봇물고기는 선진국에서 이미 그 활용 가능성과 실용성을 인정하고 많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수질 확인 센서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수질을 체크하고 오염물질의 무단 투기 등을 감시할 수 있으며, 환경의 이상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로봇물고기는 실제 물고기와 비슷한 외형으로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여 주어진 임무를 자유롭게 수행하며 연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로봇물고기의 초기 개발은 미국과 일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로봇물고기는 미국에서 1995년에 ‘찰리1’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었는데요, 약 1.2m의 길이, 3,000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찰리는 2마력 엔진과 모터 6개로 움직입니다. 초기의 찰리는 환경 오염을 감시하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 활용되는 로봇물고기도 있습니다. 생태계 외래종을 억제하기 위해 로봇 물고기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외래종의 천적을 닮은 물고기 로봇을 통해 외래종의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남부에서 서식하던 모기고기는 모기 애벌레를 잘 잡아먹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말라리아를 퍼트리는 모기의 개체 수를 억제하기 위해 이 모기고기를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토종 물고기의 알과 새끼도 모기 고기의 공격 대상이 되어 큰 골치를 썩게 되었지요.
조반니 폴베리노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모기고기의 천적인 큰 입 배스를 닮은 로봇물고기를 개발하여 모기 고기의 번식 억제 효과를 거두었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이 로봇물고기를 마주한 모기고기들은 공포 효과에 의해 활발한 활동성이 줄어들었고, 개체 수도 줄었다고 합니다.
로봇물고기가 환경 보존과 연구 목적으로만 개발된 것은 아닙니다. 미 해군에서는 군사적 목적으로 로봇 물고기를 개발하였다고 하는데요, 로봇의 이름은 ‘고스트 스위머’! 목적은 해저 지뢰 탐지, 선체 탐색, 그리고 스파이 임무와 유사시에 자폭 공격도 가능하게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90m까지 잠수가 가능한 ‘고스트 스위머’는 유선으로 작동하지만, 무선으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몸에 내장된 연료 전지를 사용하여 작동하는데, 미리 프로그래밍 된 임무를 수행하고 자료 전송과 수신을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지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로봇물고기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개발한 ‘소피’입니다. 소피는 물고기와 가장 유사한 움직임을 할 수 있습니다. 15m의 수심에서 40분 가까이 유영이 가능한데 기존의 로봇물고기들과 다르게 소음이 적어서 주변 물고기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엔진에 피스톤을 달아 소음을 잡고, 꼬리 부분에는 실리콘 재질을 활용하여 실제 물고기와 같은 행동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위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지요. 또한, 로봇 내부에 부력 제어장치를 탑재하여 공기밀도를 이용하여 수직 이동이 가능합니다. 공기를 이용한 부력이란 공기가 밀어낸 물의 무게만큼 힘이 위로 작용하여 물체가 뜰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을 말하지요.
로봇 물고기가 아직은 기술적 한계로 활동 가능한 수심과 작동 시간 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은 앞으로의 개발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저 깊은 바다, 빛도 도달하지 못하는 심해는 평당 20억N의 힘을 견뎌야 할 정도로 극한의 환경이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금까지도 비밀에 둘러싸여 있다고 합니다. 기술적 한계들을 극복해 낸다면 언젠가는 베일에 감춰져 있는 깊은 심해의 모습을 자유롭게 연구해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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