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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삿포로 여행, 2탄 : 푸른 연못, 흰 수염폭포

by 에디터's 2022. 2. 14.

2월에는 한국의 고유 명절인 설날과 추석보다도 더 큰 명절인 ‘정월대보름’이 있네요. 필자는 외국에 있으니 그런 24절기나 명절에 대해서도 평일과 같이 일하는 일상생활 중 하나이다 보니 별다른 느낌 없이 보내지만, 고국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으로 절기를 인식하기도 합니다.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정월대보름에 먹을 잡곡밥과 여러 가지 나물은 준비하셨는지요?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어릴 때 정월대보름이면 동네를 돌아다니며 잡곡밥을 집마다 가져다주기도 하고, 대바구니를 가지고 얻으러 다니기도 한 기억 속에서 얻어온, 집마다의 특징이 있는 잡곡밥을 먹었던 한 장면을 소환하면서 생각에 잠겼던 시간도 있었네요. 나이 한 살 한 살 더해 가니 옛 생각이 많이 나면서 그리워지는 것은 필자만의 습관은 아닌 것 같아서 위로로 삼아보며 올해 2월호 원고를 이어보겠습니다.

 

지난 호에 이어 삿포로 2탄입니다. 푸른 연못(青い池)으로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_^)

 

青い池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삿포로의 절경의 하나로 뽑히는 푸른 연못(아오이 이케)은 사계절 중 겨울에 진가를 발휘하며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번 삿포로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아깝지 않은 아오이 이케입니다. 푸른 연못의 신비한 이 색은 통칭 ‘비에이 블루’라고도 불립니다. 비에이에서밖에 볼 수 없는 파랑의 절경, 환상적인 코발트블루, 푸른 연못은 하얀 눈 속에서 오묘한 색을 띤 작은 연못의 얼굴로, 멀리서 찾아온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눈으로 뒤덮인 트리 같은 양옆의 소나무 가로수길을 삿포로 시내로부터 두 시간 이상을 달리고 달려 도착한 푸른 연못은, 기대한 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눈 덮인 나무들로 둘러싸인 연못의 분위기는 형언할 수 없는 절경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실제보다는 뜻밖에도 사진에서 빛을 발하는 매력을 가진 연못이랍니다. 또한, 2012년에 푸른 연못은 애플사의 월페이퍼로 사용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美瑛川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그런데 푸른 연못은 왜 푸를까요? 사실, 푸른 연못은 천연이 아니라고 하네요. 1988년 12월 도카치다케(十勝岳)의 분화에 따라 화산 진흙을 막기 위한 방재 대책으로서 비에이카와(美瑛川) 본류에 여러 블록 제방(소규모 댐과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거기에 우연히 강물이 흘러들어 생긴 것이 푸른 연못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단순히 물이 쌓인 것만으로는 파랗게 되지 않겠지요?

 

푸른 연못의 푸른 비밀은 그 물에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이 물은 시로가네 온천 부근에서 합류하는 지류나 흰 수염 폭포에 포함되어 있는 유황 등의 온천 성분을 비롯해 알루미늄 등을 포함한 물과 비에이카와의 물이 합쳐진 물입니다. 그 두 물이 섞이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코로이도’가 생성됩니다. 그리고 태양의 빛과 수중의 콜로이드 입자가 충돌하여 여러 방향으로 빛이 산란하게 되는데, 파장이 짧은 푸른 빛이 산란하기 쉽기 때문에 그 빛이 우리의 눈에 닿아 푸르게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연못 바닥에 있는 백색 토양이 빛을 반사해 푸르스름을 돋보이게 한다는 일설도 있습니다.
즉, 태양의 빛, 알루미늄을 포함한 물과 비에이 강의 물, 이들의 절묘한 균형으로 푸른색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연못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낳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보이는 청색이 다르며, 계절에 따라 다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신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흰 수염 폭포(白ひげの滝)입니다.

 

北海道上川郡美瑛町白金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흰 수염 폭포는 푸른 연못의 상류 3km,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 있는 폭포입니다. 낙차는 약 30m, 바위 틈새에서 여러 갈래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흰 수염처럼 보여 흰 수염 폭포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도카치다케 연봉의 복류수나 지하수가 폭포 수원이 되어, 그 물들이 계곡의 절벽 균열로부터 흘러 떨어지는 잠류 폭(센류우바쿠)이라 하는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폭포랍니다. 방금 소개한 푸른 연못의 뿌리가 비에이강과 흰 수염 폭포이며, 본래는 투명한 비에이강의 본류와 푸르게 보이는 원인이 되는 이오우자와강, 시리나시자와 강이라는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 이 흰 수염의 폭포입니다.
이 세 개의 강이 섞여 하나의 강이 되어 깨끗한 파란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비에이카와는 ‘블루 리버’라고도 불립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블루 리버가 흘러 모인 것이 푸른 연못이지요. 폭포와는 반대편에 보는 블루 리버는 설경일 때 더욱더 푸르름이 두드러집니다.

 

12월부터는 라이트 업 코스도 운영하며, 환상적인 푸른 연못과 흰 수염의 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도 코로나 종식 후 언젠가 삿포로로 오셔서 푸른 연못과 흰 수염 폭포를 만나보시길 고대하겠습니다. 다음 호에는 삿포로 여행 3탄으로 지옥 계곡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