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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미국의 다양한 자동차 번호판

by 에디터's 2022. 1. 24.

미국은 53개 주로 이루어진 연방국가입니다. 그래서 정식 명칭도 ‘미합중국(United States America)’이라고 하지요. 그 말은 각 문화, 법률 등이 서로 다르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통 법규도 조금씩 달라서 한 주에서는 불법인데 다른 주에서는 합법이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 Wikipedia

자동차 번호판 또한 대표적인 예인데요, 전 국가에 걸쳐 하나로 통일된 디자인과 일정한 법칙을 가진 번호가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각 주가 모두 다른 디자인과 번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번호판 부착 위치도 어떤 주는 차량 앞뒤 모두 달아야 하는 주가 있는 반면, 애리조나주 같은 곳은 앞에는 필요 없고 뒤에만 답니다. 그래서 중고차 구매 시에도 앞에 범퍼 쪽에 번호판을 달았던 구멍의 흔적이 있다면 타 주에서 온 매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반면, 앞 범퍼 빈자리에 본인인 원하는 디자인의 아무 번호판을 달아도 불법이 아니지요. 간혹 인터넷에서 본인 나름의 예쁜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차량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가장 흔한 것은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나온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동문이 많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주마다 다른 디자인이라고 하지만 각 주 역시 대표 디자인이 있고, 본인 취향에 맞게 커스텀 디자인과 번호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나라답게 추가 비용을 내면 됩니다. 애리조나의 경우, 다른 지자인의 번호판은 1년에 25불씩을 따로 내야 하고, 번호를 본인이 직접 만들고 싶다고 하면 또 1년에 25불씩을 차량관리소 관련 당국에 내야 합니다. 즉, 나만의 디자인과 번호는 1년에 6만 원 돈을 매년 내야 하는 것이지요. 번호는 일반적으로 숫자와 앞자리 3개는 알파벳, 그리고 뒷자리 4개는 숫자, 이렇게 총 일곱 자입니다. 무작위로 받지만 본인이 ‘KS KIM’이라는 번호판을 만들고 싶으면 돈만 내면 되다는 겁니다. 본인의 개성과 자율을 너무 강조한 사회지만 이런 것까지 자율에 맡기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문화이기도 하네요.

 

사진출처 : Wikipedia
사진출처 : Wikipedia

 

각 주는 자기들 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것들을 기본 디자인을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북쪽의 주들은 주로 눈이 내리는 그림들이 많이 들어가 있고, 애리조나주 같은 경우 세계적 관광지인 그랜드캐니언을 홍보하기 위해 번호판 하단에 ‘GRAND CANYON STATE’라 표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재향군인 같은 경우는 ‘VETERANT’라는 문구와 미국 국기가 들어간 디자인의 번호판을 고를 수도 있습니다. 주위에 이러한 번호판들이 많은 것을 보면, 본인들의 자부심과 국가의 군인에 대한 예우가 이런 곳에서도 나타나는 것 볼 수 있습니다. 애리조나주는 또한 아주 오래된 차들은 보존 상태가 좋고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HISTORIC VEHICLE’이라는 독특한 번호판을 내주기도 합니다. 통상 25년 이상 된 자동차를 대상으로 발행해 준다고 하는데 1960~70년대 차량에서도 보이는 걸 보면 미국인의 클래식 차량에 대한 사랑이 대단함을 느낍니다. 물론, 이러한 차들은 원형 상태 그대로라기보다는 재제작 같은 작업을 거쳐 탄생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진출처 : Wikipedia
사진출처 : Wikipedia

때로는 미국 내 여행을 하며 타 주의 자동차 번호판들을 취미로 모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모두 독특한 디자인이고 여행 기념품이 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이렇게 자동차 번호판 하나도 정해진 규칙 내에서 자율성을 인정하고 그 자율성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를 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독특함을 새삼 느낍니다.

 

곧 한국은 설날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팬데믹을 이겨내는 힘찬 한 해를 보내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번 호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