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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미국의 팁(Tip) 문화

by 에디터's 2021. 12. 20.

사진출처 : 위키백과

미국의 문화 중 가장 이해하기 힘들고 적응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뭐냐고 물으면 아마도 ‘팁(Tip) 문화’일 겁니다. 미국에 방문하거나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러한 팁 문화를 접하지 않을 수 없는데, 대체 언제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아주 어렵습니다. 너무 조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니면 너무 많이 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항상 들게 마련이지요.

 

팁 문화의 기원은 중세 봉건 시대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16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에서는 ‘To Insure Promptness’라고 민첩함을 보장한다는 의미의 문장에서 머리글을 따와 ‘TIP’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결국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손님들이 동전을 놓고 왔다는 설이지요. 물론, 다른 설도 있다고는 하지만 가장 근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국 귀족층에서 하인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는 다른 귀족들이 하인들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 약간의 돈을 줬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헌데 이러한 습관이 점점 퇴색하게 되어 팁을 안 주면 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되는 악행들이 이어지면서, 한때 영국에서는 이러한 팁 문화를 없애고 차라니 급여를 더 올려주자는 운동도 있었으나 전국으로 퍼지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 이 문화는 계속 이어져 오며 메모에 적거나 동전을 탁자에 남겨 팁을 줬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한때 미국에서도 1800년대에 미국의 평등정신을 위반한 계급적이라는 이유로 결렬이 반대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하지만, 결국 사회 전반에 널리 퍼지지는 못했습니다. 본격적인 팁 문화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남북전쟁이후 유럽에 가서 선진 문물을 배우기 위한 미국 부자들이 유럽에서 팁 문화를 배워 우월감의 표시로 미국 내에서 퍼트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또한, 남북전쟁 이후 농장주들이 노예들을 저임금으로 부리기 위해 임금을 줄이고 나머지는 팁으로 메꾸라는 인종차별적인 유래도 있고요. 나아가 미국에서는 노동력 착취로도 이어져 이를 악용해 임금은 줄이고 종업원의 노동력 향상을 위해서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팁 문화를 없애기 위해 20세기 초까지도 많은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미 미국 내에서 만연해진 문화와 노동권에 대한 미성숙으로 쉽게 이루어지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미국은 최저임금법으로 규정한 2022년 기준 최저 임금이 7.25달러인데 팁을 받고 생활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이게 적용이 안 되고 최저 2.13으로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결국은 팁이 임금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미국의 팁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과연 언제 얼마의 팁을 줘야 할까요?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곳이 식당입니다. 기본적으로 음식값의 15%에서 20% 정도의 팁을 주는 게 가장 일반적인 것 같아요. 물론 각 주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의 비슷한 정도 같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아침이나 점심에 4인이 갔을 때는 세금을 제외한 음식값의 15% 정도를 주고 저녁이나 밤 시간에는 그 이상을 줍니다. 또한, 5명 이상 많은 인원이 갔을 때는 종업원이 많은 수의 손님을 일일이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눠줘야 하니 20% 정도를 주는 것이 일반적인 예입니다.
물론, 팁이라는 게 내가 받는 서비스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에 그에 비례해 준다고는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종업원의 임금의 일부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분 나쁜 서비스를 받았다고 해서 안 줘서는 안 되고, 최한 10%는 줘야 하는 게 불문율로 되어 있습니다. 지인의 경우에는 일부 대도시의 음식점에서 그리 좋지 못한 서비스를 받고 팁을 10%만 주고 나왔더니 종업원이 따라 나와서 팁이 너무 적다고 항의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 정도로 민감합니다.

 

식당뿐 아니라 택시 운전사, 미용실 종업원 등은 약 15% 정도 호텔 벨보이나 침실 청소부는 한번 이용 시 1~2달러의 팁을 주면 무난합니다. 다만,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본인이 직접 가져가는 투고(To go)는 팁을 안 줘도 됩니다. 가끔 투고 시에 카드 단말기에 팁을 얼마를 줄거나는 화면이 뜨는 경우도 있는데 당황하지 말고 0%를 눌러도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음식점에서 계산서에 팁이 포함된 계산서가 나오는데, 유심히 보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거기에 약 15%를 또 더해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자 또한 이러한 경험이 있고요, 결국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 같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팁을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아직도 팁에 대한 문화나 인식이 익숙지 않아 어쩔 땐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현장 노동자 급여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줘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보며 이번 호를 마칩니다. 뜻깊은 연말 보내시고, 다음 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