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상처입은 나와 화해하기 위한
당신과의 적당한 거리
초기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이다.”라고 했습니다. 직장인들은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고, 학생들은 친구들이나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고민이 많지요. 친구가 많아도 외로울 때가 있고, 오래된 부부 사이에도 냉랭한 기운이 흐를 때가 있어요.
매번 똑같은 패턴의 연애를 하면서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도 있고, 매번 마지막이라면서 자식의 카드빚을 해결해주는 부모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절대적인 관계 속에서도 사랑보다 미움과 원망이 더 클 때가 있어요. 일상생활에서는 똑똑하게 판단하고 야무지게 선택하고 멀쩡하게 잘 지내는 사람들이 특정한 관계 속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처를 주고받고, 고통스러워해요.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요. 갈등이 하나도 없는 연인이나 부부는 과연 좋은 관계일까요? 모든 의견이 일치하는 친구가 가장 좋은 친구일까요? 사랑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는 부모는 고마운 부모일까요? 어떤 인간관계이든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부모로부터도 상처를 받는 걸요. 심지어 나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스스로 자존심에 상처 입고, 자신을 미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인간관계 속에서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나 자신과 어떻게 화해할지 생각해 보아요. 「오은영의 화해」와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 두 권의 책이 도움이 될 겁니다.
내 마음과 먼저 화해해요
「오은영의 화해」
오은영 지음, 코리아닷컴
오은영 선생님은 다들 잘 아시지요? 오랫동안 육아와 관련된 방송도 하시고, 책도 내신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이십니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라던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방송은 아마도 육아를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눈여겨 보셨겠지요. 그리고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라던가 실제 사연을 상담하며 신문에 연재했던 <오은영의 화해>를 읽어보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만큼 굉장히 오랫동안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동하신 선생님이십니다. 재미있는 사실은요, 부모가 아닌데도 오은영 선생님의 육아서를 읽는다던가, <금쪽 같은 내 새끼>를 보는 젊은이들도 많다는 거예요! 아마도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투영하고,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 듯합니다.
상처받은 내면의 나를 돌아보기
누구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누가 봐도 문제점이 있다고 보여지는 부모는 물론이고, 좋은 부모라는 말을 듣는 부모조차도 자식에게 상처 한 번 남기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에게 받았던 크고 작은 상처가 있고, 그래서 가끔, 혹은 자주 고통스러울 때가 있어요.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도 들긴 하지만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기 때문에 양가감정이 생겨서 더욱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골라보았어요. 힘들고 아픈 상처가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그 상처를 대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오은영 선생님은 부모, 자식, 형제, 친구나 주변 사람과의 화해는 접어두어도 좋다고, 우리 자신과 먼저 화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쓰셨대요. 이 책에 실린 사연들은 어쩌면 크든 작든 모두 우리의 상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요하고 단단해질 내 마음을 위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모든 관계에는 저마다 건강한 거리가 있다
「관계를 읽는 시간」
문요한 지음, 더퀘스트
직장인들에게 회사를 다닐 때 가장 힘든 일을 꼽으라면 ‘인간관계’라고 답하지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학교에서 가장 힘든 일은 꼽으라면 성적 관리보다 친구 관계를 꼽을 거예요. 집에 있어도 똑같겠지요. 식구들과 화목할 때는 세상에 바랄 게 없는데,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기면 당장 집을 뛰쳐나가고 싶어지잖아요. 관계라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이 책을 쓰신 문요한 선생님도 오은영 선생님처럼 정신과 의사입니다. 문요한 선생님은 인간관계에 대한 해법으로 ‘관계의 틀’에 주목했어요. 어린 시절에 만들어 놓은 관계의 틀을 그대로 둔 채 어른이 되면 어른스럽지 못한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고 해요. 그러니 이제는 어른스러운 관계의 틀을 만들 시간입니다.
관계의 틀을 이해하고 바꿔보기
관계의 틀은 마치 빵틀 같아요.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관계의 틀로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끼워맞추고 있으니 매번 비슷한 관계방식을 되풀이합니다. 다양한 사람들, 수많은 어른들과 지내려니 맞지 않을 수 밖에요. 관계에 대한 어려움은 상대를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내 자신이 어린 시절에 만들어 둔 관계의 틀을 이해하고, 관계의 방식을 바꿔보아야 해요.
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이라도, 공감의 명수여도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상대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의도하지 않아도 상처를 주고받게 되는 것이 문요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관계의 본질입니다. 조화롭고 건강한 관계는 둘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관계입니다. 그리고 자아가 충분히 건강해지면 ‘나’에서 ‘우리’로 나아갈 수 있어요. 자아의 상실이 아니라 자아의 확장이지요. 관계의 틀을 잘 정립하고, 관계 속에서 나를 찾고, 나를 위로하고, 우리로 나아가는 방법을 책을 통해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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