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즐기는 광주 서구 여행
하정웅 미술관 & 광주 공연마루
코로나19의 장기화 상황 속에서 백신 접종률도 어느새 80%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점차 회복단계를 밟고 있는데요, 바야흐로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앰코코리아 가족 여러분. 이번 광주 & 인천 여행은 ‘문화로 즐기는 광주 서구 여행, 하정웅 미술관과 광주 공연마루를 다녀왔습니다. 함께 떠나볼까요?
디아스포라와 민주·인권·평화의 만남, 하정웅 미술관
지하철 농성역에서 도보로 10분, ‘하정웅 미술관’은 상록회관 근처에 위치합니다. 미술관 초입, 입구를 따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예쁜 산책로를 걷습니다. 이내 모습을 드러내는 미술관 건물은 고풍스러운 빨간 벽돌이 인상적입니다. 그 전신이 광주시립미술관의 분관이던 ‘상록전시관’이자 옛 전남도지사 공관이던 건물은 그 앞으로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무와 벤치의 조화는 미술관 관람 전후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기 더없이 좋을 듯합니다. 미술관 1층에도 휴식공간은 자리하는데요, ‘하늘정원’ 카페가 그것입니다. 카페 외부, 테라스 공간은 선선한 가을을 즐기기 좋아 보이는데요, 아쉽게도 현재 코로나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라고 하네요.
하정웅 미술관은 ‘기도의 미술’로 불리는 하정웅컬렉션을 활용한 소장품 전시 및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그가 기증한 작품만도 약 2천500여 점에 달한다고 해요. 가격만도 최소 500억 원에서 1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니,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기증작을 살펴봐도 이우환, 전화황, 곽인식, 최승희 사진, 샤갈, 피카소, 앤디 워홀 등등, 면면이 화려합니다. 특히, 하정웅컬렉션은 특정한 수집 방향을 가지고 고유의 성격을 형성해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는데요, 디아스포라, 인권과 평화로 집약되는 그의 컬렉션과 민주·인권·평화라는 광주 정체성의 만남이 이곳 하정웅 미술관이 아닐까 싶네요. 2개 층의 미술관은 총 다섯 개의 전시실이 있는데요, 현재 이곳에서는 제21회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 <어떤 날, 어떤 이야기>가 전시 중(11월 28일)입니다. 그리고 2층, 한쪽에는 하정웅 님의 예술철학을 느낄 수 있는 컬렉션과 명예관장실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하정웅 명예관장의 메세나 정신과 청년작가 발굴육성의 뜻을 기리는 전시, <어떤 날, 어떤 이야기>에서는 문소현, 정정하, 이윤희, 문지영 이렇게 최종 네 명의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다른 지역에서 각각 다른 장르로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는데요, 먼저 제1전시실의 문소현 작가(경기도)의 작품을 만나봅니다. 거대한 공간 속 광활한 어둠을 사방에서 둘러치는 미디어 아트 작품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는 네온사인으로 뒤덮인 온갖 인공적 화려함을 비추며 그 속에 생명력 없는 현대사회의 구조를 조명하며, 반대편 입구 쪽의 <터지는 폭죽들>은 빛이 나는 전기 살충기에 벌레들이 뛰어드는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2전시실과 3전시실에서는 광주 출신의 정정하 작가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벽면 가득 수많은 실험 병이 열을 맞춰 진열되어 있는데요, 각각의 병은 저마다의 색을 담고 있어 전체적으로 다채로운 색감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빛을 모으는 또 다른 방법’이라는 주제 아래 설치와 페인팅 등, 갖가지 방식으로 표현된 작가의 작품은 작가 자신이 만난 수많은 사람을 관찰하여 그 사람만의 특색을 특정 색감으로 정의, 빛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둥근 틀 안에 여러 색상의 점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나타내며, 제3전시실에서는 어두운 공간을 사람의 센서에 의해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들이는 작품, <아름다운 두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2층의 4전시실에서는 대전 출신 이윤희 작가의 도자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문을 열자 묘한 느낌을 전하는 공간은 중세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꾸민 도자의 세계입니다. 특히 흰색 베이스에 다채로운 색감이 정교하게 페인트된 소녀상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전하는데요, 벽면에는 궁전 모양의 틀에 단테의 소녀상과 더불어 종교적 장면들을 부조로 재현하여 성서적 메시지를 전달, 작가만의 서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5전시실에는 부산 문지영 작가의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시각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과 함께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되물었던 보통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회화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특히 남들과 달랐던 동생이 그저 ‘보통’만 되길 기원하던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과 기도를 담은 그림들이 인상적입니다. 부산 기장의 오랑대를 배경으로 한 그림, 기가 세기로 유명한 그곳은 실제로도 지역의 무당들이 상주하며 매일매일 굿판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2층의 ‘숨, 공간’은 테이블과 화분 편안한 조명이 함께하는 장소입니다. 관람 중 몸과 마음을 잠시 쉬어가기 좋은데요, 이어진 발걸음이 한편에 마련된 하정웅 명예관장실을 향합니다. 그의 생애와 업적, 수상기록 등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되고 있는 공간에서 선생의 일대기를 살펴봅니다. 공간 안쪽, 외부로 연결되는 문을 열고 나서자 너른 야외 테라스가 선선한 가을바람을 선물합니다. 인적 드문 장소는 조용히 긴 휴식을 취하기 좋아 보입니다.
Travel Tip. 하정웅 미술관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대로 1165 (농성동 311-1)
매일 10:00~18:00 (월요일, 명절 당일 휴관)
062-613-5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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