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공공 공간, 광주폴리 II
2011년에 처음 선보인 ‘광주폴리 I’에 이어 2013년 진행된 ‘광주폴리 II’는 ‘미적 자율성과 사회정치적 잠재성 사이를 오가는 중요한 오브제’를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습니다. 니콜라우스 히르쉬 (감독), 필립 미셀비츠와 천의영 (큐레이터)의 감독하에 혁명의 교차로 (에얄 와이즈만), 유네스코 화장실 (수퍼플렉스), 틈새호텔 (서도호, 서아키텍스) 등등, 총 8개 작품이 광주 도심 곳곳에 설치되어 광주 시민의 일상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공공간에 대한 논쟁적 의문들을 새롭게 제기하고 있는데요, 폴리 부지의 선정 또한 5.18 민주화 항쟁지를 우선 고려하는 등 ‘인권과 공공 공간’이라는 ‘광주폴리 II’의 주제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역사 앞 교통섬에 설치된 원통형의 구조물이 눈에 띕니다. 사방이 통유리로 제작되어 밖에서 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건축물은 ‘혁명의 교차로 (에얄 와이즈만)’라는 다소 의미심장한 이름을 가지는데요, 이 작품은 시민 정신의 발원지가 된 교차로에서부터 향후 후기혁명의 장소인 라운드테이블 정치학에 이르기까지의 크고 작은 맥락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은 투명함을 강조하며 깨끗한 정치를 상징하고 있는데요, 이 장소는 현재 인권과 토론을 위한 공공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광주천 독서실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627)은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와 소설가 타이에 셀라시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만든 인문학적 지식의 공간입니다. 광주천 제방에 있는 작품은 공원의 풀섶과 징검다리, 그리고 천변 위 인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는데요, 책이라는 지적 소재와 휴식의 공간을 조화시킨 건축물은 거대한 규모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을 가집니다. 소재의 무거움 또한 폴리의 주제를 더욱더 묵직하게 전달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전통 정자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이 건축물은 나이지리아 출신의 젊은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작품에서부터 프랑스의 에밀 졸라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인권 주제의 도서 200여 권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음식을 조리하고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나누는 공간, 작지만 큰 의미를 가지는 해학적 공간은 이동식 ‘포장마차 (아이 웨이웨이)’로 탄생합니다. 또한, 예술가 서도호와 서아키텍스의 ‘틈새호텔’은 특정 지역에 고착된 호텔이 아닌 도시의 역사와 공간의 틈새를 따라 여행하는 이동식 호텔로 광주의 작고 아름다운 관점들을 고정하는 일시적 주거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 공공시설물 내에 설치된 보관함의 형태를 띠며 광주의 기억을 담는 기능을 하는 ‘기억의 상자 (고석홍, 김미희)’, 투표라는 대중적 정치참여 방식을 건축언어로 제안하고 해석하는 ‘투표 (잉고 니어만, 렘 쿨하스)’ 등등, 다채로운 형태의 폴리들이 광주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의 일상 예술을 서포트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일상성 맛과 멋, 광주폴리 III
도시의 역사적 한계를 극복하고, 1·2차 광주폴리의 과업들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면서 새로운 대중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획된 광주폴리 III는 ‘도시의 일상성’을 폴리의 핵심개념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다이크로닉 웨이브 : 빛과 바람의 대화 (국형걸)’, ‘스펙트럼 (라이프 한센)’, ‘소통의 문, 미디어 월, 무한의 빛, 미디어 셀 (김찬중, 진시영)’ 등등. 대중성, 참여성, 의외성의 원칙들을 바탕으로 도시의 일상성을 ‘맛과 멋’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은 특히 맛집형 폴리로, 동명동 외곽에 위치한 쿡폴리 ‘콩집 (장진우)’과 뻔뻔폴리를 대표하는 ‘아이 러브 스트리트 (Winy Mass, MVRDV)’가 인상적입니다.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통해 도시재생의 모델을 제시하는 콩집은 유리온실에서 카페와 바를 동시 운영, 특히 야간의 환상적인 조명이 볼거리를 제공하며, 서석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아이 러브 스트리트’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바닥에서 모래놀이를 하거나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뷰폴리 & 설치작업 ‘자율건축’ (문훈, 리얼리티즈 유나이티드, 킴 에들러 & 얀 에들러)’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일종의 전망대 폴리입니다. 이곳에서는 광주와 관련된 경관이나 미디어 아트 연출을 조망할 수 있는데요, 그 자체가 일종의 포토존이 되는 특별한 외관으로 광주 폴리 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보다 민주적이고 다각적이며 과정중심적인 시각’을 지향하는 ‘뷰폴리 & 설치작업 ‘자율건축’은 전망대의 숨 막히는 풍경은 물론, 색색의 스트라이프로 뒤덮인 계단은 일상에 신비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Travel Tip. 광주폴리
🌱 www.gwangjufolly.org
🌱 혁명의 교차로 (에얄 와이즈만) :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35 (광주역사 앞)
🌱 광주천 독서실 (데이비드 아자예 X 타이에 셀라시) :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627
🌱 포장마차 (아이 웨이웨이) & 틈새호텔 (서도호 & 서아키텍스) : 광주광역시 북구 비엔날레로 111 (제헌문 1층)
🌱 콩집 : 광주광역시 동구 동계로 16-15
🌱 뷰폴리 & 설치작업 ‘자율건축’ (문훈, 리얼리티즈 유나이티드, 킴 에들러 & 얀 에들러) :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96 (광주영상복합문화관 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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