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옐로스톤 관광을 마치고 집이 오는 길 또한 머나먼 여정입니다.
갈 때와 마찬가지로 2,880km(1800마일)의 거리를 역시 2박 3일에 걸쳐 와야 하지요. 되도록 가는 길과 다르게 하여 또 다른 관광지를 들려서 가려고 했으나, 이 역시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에 쉽지도 않습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바로 밑 30분 거리에 있는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을 거쳐 솔트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에서 하룻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Las Vegas)에서 하룻밤을 자고 집에 도착하는 경로를 선택합니다.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 > 솔트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 > 라스베이거스(Las Vegas)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안에 있는 ‘콜터베이 비지터 센터(Colter Bay Visitor Center)’입니다. 이곳은 엘로우 스톤 국립공원과 경계가 인접한 곳인데, 그래서인지 따로 입장권을 안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거의 모든 국립공원은 입장료가 있어서 자주 가는 사람들은 약 80불($80) 정도 하는 연 회원권을 구매해 가기도 합니다. 1회 입장료가 차량당 30불 정도라 두세 번만 가면 본전은 하는 거지요. 게다가 미국 전역 국립공원에서 사용할 수 있기에 아주 좋은 회원권이라 할 수 있지요. 막내아들이 공원 입장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특별 프로그램인 4학년 무료입장권(4th Grade Pass)을 무료로 발급받아 경비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콜터베이 비지터 센터는 호수를 끼고 만년설을 항상 품고 있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서, 화산지대인 옐로스톤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여느 바닷가의 요트가 정박한 것처럼, 이 호수 또한 요트와 함께 푸른 호수와 눈 덮인 산들을 보면 마치 그림엽서를 보는 듯하지요.
이곳에 오기 전부터 지인들이 꼭 들려야 할 명소로 추천을 해주었지만 내심 호수가 얼마나 볼 것이 있을까 싶었으니, 안 들렸으면 정말 후회할 정도의 비경을 선사했습니다. 바로 전날에 본 화산 지역의 온천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단지 한 시간 정도 내려왔을 뿐인데 말이지요.
당일 숙소로 정한 솔트레이크 시티까지 갈 길이 멀어, 다시 부랴부랴 챙겨서 출발합니다. 이곳부터 메인 고속도로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골길을 여섯 시간 이상을 가야 합니다. 중간중간 쉬어 간다고 한들 전형적인 미국의 산골 소도시를 지나기 때문에 지루한 운전의 연속이지요. 돌이켜 보면 이 구간에서의 운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 가기 전의 부푼 마음은 없어지고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기에 일단 설레는 마음도 없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더 피로를 느끼더군요. 아침부터 운전해 오후 늦게 숙소에 도착하기까지 장장 열 시간의 운전을 마치고 도착합니다. 이미 왔던 도시이고 별 흥미를 못 느껴서 도착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이 걸렸네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다음 숙소인 라스베이거스까지도 고속도로만 여섯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과 함께 근사한 호텔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 모두 기분이 좋습니다.
라스베이거스는 몇 번을 가봤어도 언제나 새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도시이지요. 그런데 하나 생각하지 못한 것이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였습니다.
이곳은 사막에 도시를 건설한 곳이라 6월 초의 온도는 섭씨 38도가 훌쩍 넘으며, 낮에는 도저히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나지요. 화려한 네온과 함께 밤거리의 낭만도 뜨거운 날씨 앞에는 장사가 없는 듯합니다. 사람도 거의 없고 호텔 밖을 몇 발짝만 나가더라도 이내 다시 호텔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매직을 보여주는 한여름의 라스베이거스였습니다.
미국의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를 본 듯한 자연의 신비함에 빠져들게 하고 여태 가본 미국 국립공원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가족들과 몇 년 후 다시 오자고 다짐하면서 7박 8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 집이 최고다!’라는 말을 새삼 느낍니다. 도착하자마자 구수한 김치찌개를 저녁 메뉴로 하고 여행의 피로는 푸는 필자의 모습을 보며, 멋진 구경도 여행도 물론 좋지만 ‘역시 우리는 토종 한국 사람’이라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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