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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n영어 43호] 센스 앤 센서빌리티 :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by 에디터's 2021. 7. 14.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6)는 딸에게는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는 문화 때문에 살던 집에서 당장 나가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엘리너와 메리앤에 대한 이야기를 주 골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두 자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해 다루는 듯 보이지만, 인간의 본성 또한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어 깊이까지 더했습니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약속을 지켜내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브랜든(알란 릭맨)의 트라우마 속에도 약속이 등장하고, 사랑하는 엘리너(엠마 톰슨)와 결혼하지 못하게 된 에드워드(휴 그랜트)의 사연도 약속과 관련되어 있어요. 메리앤(케이트 윈슬렛)은 어떤가요. 그녀 역시 사랑했던 남자 윌로비가 그녀를 버린 사연에 약속이 연관되어 있지요.

 

오늘은 두 자매를 둘러싸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남자들의 약속과 관련된 사연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브랜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든은 메리앤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가 재산도 있고 인격도 훌륭한 남자임에도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못하는 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20여 년 전 사랑하는 여자를 집안 반대로 헤어지고 그녀의 비극적인 말로를 전해 들으면서 그는 마음 한구석에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요.

 

브랜든의 이러한 죄책감은 이야기 후반부에 엘리너와 인연을 맺는 에드워드를 경제적으로 돕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에드워드는 엘리너와의 결혼을 꿈꿨지만 과거 한 여자와의 약속 때문에 엘리너와 이별을 했습니다. 한 여자와 과거에 맺은 비밀 약혼을 지켜내기 위해 유산까지 몰수당한 에드워드를 보면서 브랜든은 자신이 과거 사랑하는 여자에게 하지 못했던 것을 해내는 그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줍니다.

 

브랜든이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 눈에 띄는 이유는 가장 성숙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곤경에 빠진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세상을 읽어내는 안목도 있지요.

 

다음 장면에서도 이러한 면모 때문에 엘리너의 고민에도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너는 동생 메리앤이 열정 때문에 품위 따위는 신경 쓰이지 않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요. 그런 그녀에게 그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브랜든 :
She is wholly unspoilt.
순수해서 그래요.

 

엘리너 :
Rather too unspoilt in my view.
내 생각엔 좀 지나쳐요.
The sooner she is acquainted with the ways of the world, the better.
세상의 이치를 알고 나면 곧 나아지겠지요.

 

브랜든 :
I knew a lady very like your sister.
당신 동생과 비슷한 사람을 알아요.
The same inpulsive sweetness of temper. who was forced into, as you put it, a better acquaintance with the world.
열정이 넘친 나머지 세상을 너무 빨리 알게 된 비슷한 여인을 알았었지요.
The result was only ruination and despair.
그 끝은 파멸과 절망이었어요.
Do not desire it.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하면 할수록 ~하다’를 표현하려면 the 비교급~, the 비교급

메리앤은 윌로비를 만나 적극적으로 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어요. 엘리너는 그런 그녀가 품위가 없어 보일까 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다음 문장에서 드러나듯이 하루바삐 성숙하기를 원하지요.

 

The sooner she is acquainted with the ways of the world, the better.

 

이 문장에는 ‘~하면 할수록 ~하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는 ‘the 비교급~, the 비교급’을 쓰고 있습니다. 엘리너는 그녀가 어서 세상의 이치를 익혀 성숙하기를 원하는 바램이 잘 표현되어 있네요.

 

메리안은 윌로비와 사귀면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메리앤은 결혼할 줄 알았던 윌로비와 헤어지지요. 과거 윌로비가 한 여자와 사귀면서 그녀가 낳은 아기를 버려두고 도망친 터라 집안에서도 쫓겨나게 된 것인데요, 유산을 못 받게 된 그는 부자인 여자와의 결혼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메리앤은 윌로비가 돈 때문에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힘들어 합니다. 한 여자를 지켜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윌로비 역시 약속을 저버린 남자였습니다.

 

두 자매가 사랑을 했던 남자들과의 에피소드와 희로애락을 이미 겪은 브랜든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러브 스토리 안에서도 갖가지 인간 군상들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 연애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작가가 그려내는 심도 깊은 인물 묘사에 감탄하게 되었네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순수와 지혜를 동시에 손에 쥐고 있긴 힘들지요.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브랜든을 통해 순수를 알아볼 수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