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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미국 이민의 역사

by 에디터's 2021. 4. 26.

지난 호에서는 영화 <미나리>를 배경으로 한국의 미국 이민에 대한 역사를 간략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었지요. <미나리>에서 할머니 역할을 한 윤여정 씨가 여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ress)을 받는 쾌거를 이루어 냈습니다.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열린 시상식이라, 생중계를 보며 한국인 배우 최초 수상 소식에 가슴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영화 <미나리>는 미국에서 한국인 이민자가 겪는 정착기를 그린 영화로, 1980년대 미국의 시대 상황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답니다. 그러면 ‘이민의 나라’라는 미국의 다른 나라들에 대한 이민의 역사는 어떠했는지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미국은 트럼프 정부에서부터 이민에 대한 폐쇄적인 정책을 많이 폈는데, 올해 들어선 바이든 정부는 그와 반대로 이민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취임 첫날에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다섯 개나 사인했다고 할 정도입니다. 미국의 이민에 대한 법은 1790년에 귀화법이 제정되었는데 2년 동안 미국에 거주한 자유로운 백인이라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처음에 온 사람들은 영국인들이 대부분이었지요. 그리고 네덜란드인, 아일랜드인들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이민은 19세기에 들어와서입니다. 1840년대 영국 옆에 있는 아일랜드는 이른바 감자 대기근(Great Famine)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게 되자, 신대륙인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삶을 살기를 원했지요. 그 이후로 아일랜드계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큰 집단이 되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 또한 많은 사람이 들어왔는데 주로 동부에서 가까운 중서부 쪽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대표 맥주인 버드와이저(Budweiser)가 독일계 이민자 집안에서 탄생합니다. 독일 이민자들은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미국과 독일이 서로 적국이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독일계 이민자들은 나름 살아남기 위해 독일의 문화와 언어를 버리고 완벽한 미국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에서는 독일 문화나 언어를 많이 찾아볼 수 없지요.

 

그다음 많은 이민자 그룹이 이탈리아계입니다. 같은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이지만 상대적으로 늦게 온 이탈리아계는 기득권이 없던 관계로 많은 멸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거기에 가톨릭이 대부분인 이탈리아계와 개신교의 나라인 미국과 종교적인 갈등도 한몫을 했겠지요.

 

사진출처 : https://www.visualcapitalist.com

이후에 미국은 제한적인 이민법을 만들게 됩니다. 1924년에 이민법을 다시 제정하게 되는데, 현재 들어와 있는 이민자들의 숫자에 맞추어 2%의 숫자만 새로 받는다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현재 100만 명이 살고 있다고 거기의 2%인 2만 명만 더 받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미 유럽계는 많이 진출해 있었기에 영향을 덜 받지만 1800년대 말 1900년대 초부터 이제 이민을 오기 시작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아주 적은 인구이기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지요. 다만, 구소련이나 공산권 국가에서 난민 자격으로 온 사람들은 예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도 성으로 짐작할 수 있는 동유럽의 공산권 국가나 구소련식 성씨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쿠바의 상당한 이민자가 가까운 지역인 플로리다로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후 1965년 새로운 이민법이 개정되는데, 기존의 나라별 할당제를 없애고 다양한 나라에서 올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지요. 그 이후로 미국으로 이주하는 이민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민자에 대한 규정을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전 인구의 약 14% 정도가 이민자라고 합니다. 덕분에 우리나라도 많은 분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갈 수 있었지요. 참고로 2019년도 미국의 인종별 비율을 보면, 유럽계 백인이 60.1%, 남미계가 18.5%, 아프리카계 흑인이 12.2%, 아시아계가 5.6% 정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