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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유쾌한 과학 이야기] 무한에너지에 대한 인류의 갈망이 만든 기발한 연구, 달걀 껍데기와 핵융합

by 에디터's 2021. 4. 22.

무한에너지에 대한
인류의 갈망이 만든 기발한 연구,
달걀 껍데기와 핵융합

사진출처 :  https://www.eggrecipes.co.uk

환경 오염의 문제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는 지금 차세대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래 에너지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흡사 ‘차세대 에너지 전쟁’을 방불케 하는 열띤 연구가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핵융합에너지 개발입니다. 에너지 위기와 지구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지요.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인류는 앞으로 에너지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욕조 반 분량의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는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하나에 들어가는 리튬의 양 정도면 한 사람이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지요. 즉, 핵융합 연료 1g은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생산할 수 있는 효율적인 에너지입니다.

 

사진출처 : https://physics.stackexchange.com

일명 ‘토카막’이라 불리는 핵융합 장치는 쉽게 말해 인공태양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태양은 핵융합 반응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거대한 가스 덩어리인 태양은 대부분 수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태양의 중심부에서는 수소가 헬륨으로 만들어지는 반응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것을 바로 핵융합이라고 부릅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태양이 빛을 내고 뜨겁게 타오르는 것입니다. 태양의 에너지 발생 원리인 핵융합을 가지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바로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사진출처 : https://en.wikipedia.org

하지만 핵융합 연구는 많은 난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론상 핵융합 반응은 1천만 ℃에서 1억도 ℃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 같은 초고온(이를 ‘플라스마 상태’라고 하며, 자연에서는 번개, 오로라 현상이 이 플라스마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을 유지하는 것, 초고온의 상태에서도 파괴되지 않는 재료, 동력 변화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초고온 플라스마의 거동을 물리적으로 운영 및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은 지금의 가장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많은 난제에도 핵융합 장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핵융합의 연료가 되는 중수소가 바닷물에 풍부하고 리튬(삼중수소)은 지표면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인류의 에너지 자원은 무한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핵융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지요.

 

사진출처 : https://www.psfc.mit.edu

이렇게 장점 많은 에너지이다 보니 미국, 일본, 러시아, EU 등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도 핵융합에너지 개발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985년 미국과 소련은 인공태양 발전용 토카막의 공동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출범했는데 유럽국가와 일본도 공동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도 참여를 희망했으나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일본과 미국에 의해 거부당했지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독자적으로 토카막 개발에 착수해 2002년 새로운 방식의 초전도자석 기반의 한국형 토카막 KSTAR를 개발했고, 이를 통해 핵융합의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자 그 기술을 인정한 ITER가 2003년 한국을 가입시켰습니다. 2020년 3월에는 우리나라 기술의 인공태양인 KSTAR가 섭씨 1억도 ℃의 초고온 상태를 8초간 유지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며 11월에는 20초 동안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namu.wiki

핵융합기술이 과학계의 뜨거운 관심사인 만큼 이에 관한 엉뚱한 연구 사례도 있었습니다. 엉뚱하고 기발한 연구에 수여하는 이그노벨상의 수상자 중 핵융합 연구자가 있었는데요, 다름 아닌 달걀 껍데기로 상온에서 핵융합을 이뤄냈다는 루이스 켈브란(Louis Kervran, 프랑스, 1901~1983)의 연구입니다. 핵융합이 초고온이 아닌 상온에서도 가능하다면 많은 난제가 해결될 수 있을 테니 상당히 흥미로운 연구이긴 합니다.

 

사진출처 : https://disinformazione.it

켈브란은 화학, 물리학, 생태학, 의학, 영양학, 농경학, 지질학 등을 총동원해 계란 껍데기 속의 칼슘을 이용해 저온 핵융합 구현에 성공시켰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자신의 연구를 오류투성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항변이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심장합니다.

 

“당신들은 ‘죽어 있는’ 물체만 가지고 연구하지만 나는 ‘살아있는’ 생물을 연구한다. ‘죽어 있는’ 물체로 저온 핵융합이 불가능해 보일지 몰라도,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핵융합을 하고 있다.”

 

그의 연구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닭은 칼륨을 칼슘으로 바꾸어 달걀 껍데기를 만들어 내고, 돼지의 창자는 질소를 탄소와 산소로 바꾸며, 양배추는 산소를 황으로 바꾸고, 복숭아는 철을 구리로 바꾸니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한 종류의 원자를 다른 종류의 원자로 바꿀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한가요?

 

사진출처 : http://www.vilferelectric.com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연구를 진행해온 이러한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의미 있는 과학적 성과들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ITER에 회원 가입조차 거부당했던 우리나라는 우리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KSTAR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까지 300초 플라스마 유지를 달성하여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서 우리가 연구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가는 KSTAR를 응원합니다!

 

(참고)
1. 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에너지 정책 백서: 핵융합, 꿈의 에너지 세상으로 가는 길, 2012. 5.
2. 내일신문, [경제시평] 홀대받는 세계 최고 핵융합기술, 2020-08-03 12:20:10 게재.